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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촌 이계선목사(6285959@hanmail.net). 광야신인문학상 단편소설로 등단. 은퇴후 뉴욕 Far Rockaway에서 ‘돌섬통신’을 쓰며 소일. 저서 ‘멀고먼 알라바마’외 다수. ‘등촌의 사랑방이야기’는 고담준론(高談浚論)이 아닙니다. 칠십 노인이 된 등촌이 젊은이들에게 들려주는 로변잡담(爐邊雜談)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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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회열어 돈번 목사

글쓴이 : 이계선 날짜 : 2015-12-31 (목) 23:42:21

 

목사님, 출판잔치에 비용이 많이 났을텐데 어떻게 해결하셨어요? 저희들은 싸가지 없이 돈 한푼 안내고 잘먹고 책까지 공짜로 받아와서 미안하고 궁금하네요

 

그게 무슨 말씀이야? 멀리 뉴저지 남쪽에서 왕복 5시간을 운전하여 참석해준걸 생각하면 여간 고마운게 아니지. 그 잘난 책 한권 얻겠다고 누가 그 고생하겠어?”

 

예수쟁이 김삿갓 출판잔치가 끝난지 60일이 지났다. 그런데 아직도 출판잔치는 진행형이다. 책이 모자라 많은 분들이 빈손으로 돌아갔다. 지금도 선금을 보내면서 책을 주문하는 분들이 있다. 다행히 한국으로 추가 신청한 책이 며칠전에 도착했다. 책을 못 받은 분들에게 배송해드리고 나면 출판잔치가 완전히 끝나는 셈이다. 이참에 투명하게 재정보고(?)까지 하여 걱정하는 분들의 궁금증을 풀어드리려고 한다.

 

나는 이제까지 세 번 출판회를 가졌다. 출판회 때 회비를 받은 적이 없다. 세번 모두 공짜로 책을 출판했기 때문이다. “멀고먼 알라바마”(2001)는 나사렛출판사 김영백목사님이 내줬다. “대형교회가 망해야 한국교회가 산다”(2009)는 후원회가 돈을 거뒀다. “예수쟁이 김삿갓”(2015)은 인터넷신문 당당뉴스가 출판해줬다. 거저 받았으니 거저 줘야지. 그래서 출판축하 해주러온 하객들에게 돈을 받을수가 없었다.

 

그보다 더 큰 이유가 있다. 초대장에 대한 유감 때문이다. 글을 쓰다보니 출판회 초대장을 꽤 받는다. 나 같은 사람을 초대해 주다니? 고맙다 친구야. 그런데 열어보는 순간 기가 죽는다. 회비 100불이 적혀있기 때문이다. 초대장에도 돈을 내란다.

 

책을 내는데 8천불쯤 들고 70불짜리 뷔페로 대접해야하니 100불은 내야겠지?”

 

그러나 나는 50불도 버겁다. 노인아파트에 사는 은퇴목사는 여유가 없다. 은퇴하기 전에도 마찬가지였지만. 한주간에 두번 가는 던킨도너츠 커피도 반으로 줄이려고 한다. 한번에 280전이다. 한번 안가면 한달에 13불을 벌기 때문이다. 그런데 100불이라니? 나는 축하카드를 사서 그럴듯한 거짓말로 축문(祝文)을 써 보낸다.

 

책 출판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제가 그날 어느 모임에 가서 축사를 해야하는 순서가 있어서 참석 못하게 되어 아쉽습니다. 성황을 누리소서

 

며칠후 저자의 싸인이 적혀있는 책이 왔다. 감쪽같이 속은 것이다.

 

카드로 보내주신 축하, 감사합니다

 

곱배기로 괴롭다. 축하카드로 거짓말하여 괴로운데 속아주니 또 괴로운 것이다.

 

출판회 초대장만이 아니다. 경조사(慶弔事)초대장을 받을 때도 마찬가지다. 오라는 데마다 참석하여 부조금을 낸다면 주방장이 가만 놔두지 않을것이다. 한번은 초대장을 받고도 못간 친구에게 점심을 사면서 사과했다.

 

친구 아들결혼식인데 못 가줘서 미안하네. 그래 하객들은 많이 왔겠지?”

 

말도 말게. 5백명 넘게 모여 차고 넘쳤는데 부조금이 4만불이나 들어왔다네

 

묻지도 않은 부조금 액수를 귀뜀 해준다. ! 내가 부러워하자 탄식이다.

 

부러워 말게. 아들결혼식 하고 난 망했다네. 4만불 빚을 졌으니까. 부조한 사람들이 가만히 있겠나? 자기집에 애경사가 생기면 빚 독촉장 보내듯 잊지 않고 초대장을 보낼걸세. 그럼 나는 받은 액수를 고스란히 들고 가서 되갚아줘야 한다네. 내가 무슨수로 4만불을 벌어서 갚겠나? 부조 안 해준 자네가 고맙게도 날 도운 셈이야

 

나는 애시당초 한국의 부조문화를 거부하는 편이다. 생일초대 환갑잔치를 안한다. 큰딸이 시집가는데도 청첩장 없이 공원귀퉁이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세 번 있었던 출판회는 신문광고로 알렸다(회비없음). 초대장을 받으면 부담을 갖게 될까봐.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때마다 경비가 해결됐다.

 

첫 번째 출판회(2001)때는 맨해튼의 계리사 일공(一空)이 광고를 해주는 바람에 큰불을 끌수 있었다. 두 번째 출판회(2009)때는 매사츄세츠의 의사시인 산우(山雨)가 큰돈을 내줬다. 두 번다 교회에서 하는 통에 큰돈이 안 들었다.

 

지난 1031예수쟁이 김삿갓출판회는 달랐다. 한국에서 책을 사와야 했다. 뷔페는 아니더라도 금강산식당이라 밥값을 지불해야 한다. 회비가 없으니 많이 올수록 손해다. 금강산과 의논했다.

 

하객이 몇 명쯤 오실까요?”

 

“20, 많으면 30명쯤 오시겠지요. 지하식당 제1호실로 합시다

 

주변에 뒤숭숭한 일이 있어서 분위기가 쾌청이 아니다. 20명쯤 모이겠지. 그러면 식비는 600불이면 뒤집어 쓸테고. 행사를 준비하는데 이런 기도가 나왔다.

 

하나님, 당신이 역사하시면 100명도 올수 있겠지요. 그러면 비용은 어쩌나요? 누가 선뜻 1000불을 내줬으면 좋겠습니다

 

행사를 하루 앞두고 금강산에 봉화가 올라왔다. 코리안 트럼프로 통하는 맨해튼의 빌딩왕 여산(如山)이 천불을 보내온 것이다. 기적은 계속됐다. 100불씩 200불씩 횃불을 들고 하객들이 몰려들었다. 백명 넘게 들이닥쳤다. 장소가 좁아 네군데를 텄다. 그래도 돌아가 버린 손님들이 있었다. 500(5) 200(5) 100(13) 5020... 모두가 만금보다 값진 사랑들이다. 요즘같은 불황에 100불이 얼마나 귀한가? 3불짜리 커피한잔에도 벌벌 떠는데. 스위스에서는 알프스의 소녀 하이디가 200불을 보내왔다. 부군이 은퇴한 할머니인데 무슨돈이 있을까? 지금도 명단을 보면 가슴 아프다. 모두가 사랑의 감동 때문에 채크를 끊었을것이다. 감동케 하신분이 하나님이시니 하나님께서 몇배로 갚아주세요. 애교있는 깜짝봉투도 있다. LA에 사는 부자영감은 14불짜리 채크를 보내오면서 엄살을 떨었다.

 

우송으로 사면 책 한권에 15불이라지요? 14불을 보냅니다. 제가 시니어라구요. 던킨도너츠 커피도 시니어는 10%를 디스카운트해주니 9%만 깎아주세요. 함생퐁사

 

계산해보니 40명이 7천불을 부조했다. 비용을 빼고 천불이 남은것이다. 책출판회로 돈 번목사는 세상에 아마 나밖에 없을것이다.

 

돌섬통신을 책으로 읽어주신 분들에게 감사합니다. 새해에는 돌섬으로 놀러오세요.

 

입장료는 안 받습니다

 

 

 

DSC_2239.jpg

2015 대종상(?)-출판잔치날 내고향은 돌섬이라오를 부르는 삼남매트리오

 

*출판회날 책을 못받고 그냥 가신분들에게 책을 보내드립니다. 주소와 전화번호.

 

*추가로 책을 원하시는 분들에게는 권당 15불에 우송해드립니다.

 

  (646)549-3939 628595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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