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참으로 진귀한 장면을 볼 수 있었다. 동해에 가면 아내는 신앙처럼 일출을 봐야 하는데, 귀찮다고 버텨봐야 소용없는 일임을 앎으로 순순히 따라나섰다. 결과는 불행(?)히도 아내 말을 잘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생긴다는 것으로 귀결되었다.
일출(日出) 시간을 확인 후 7:05에 맞춰 내려가니 서쪽 하늘 대보름 달님의 맑은 얼굴이 막 구름 속으로 들어가려는 게 아닌가. 월몰(月沒)시간은 7:34인데 구름층이 두터워 조금 일찍 몰(沒)하는 순간을 포착하게 된 것이다.
잠시 후 역시 해운(海雲)층 위로 조금 늦게 올라오는 장엄한 해를 맞이하게 되었다. 월몰과 일출은 본래 30분 간격의 시간 차이가 있었으나 자연의 조화로 거의 비슷한 시간에 한 자리에서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달은 음(陰)의 기운으로 어둠을 밝히며 고난의 시간을 의미하는 겨울 같은 느낌으로, 그것도 대보름 가장 밝은 달을 기쁜 마음으로 보낼 수 있었다.
해는 양(陽)의 기운으로 세상을 밝히며 찬란한 시간을 의미하는 봄 같은 느낌으로, 떠오르는 해를 가슴 벅찬 설렘으로 맞이할 수 있었다.
월몰과 일출을 보며 겨울을 보내고 봄을 맞이한 것이었는데, 단순하게 한 계절의 교대를 목격한 것이 아니라, 어둡고 긴 분단의 질곡을 보내고 한반도의 평화로 찬란한 희망의 봄을 보았다 하고 싶다.
이 상서로운 기운을 한반도 평화를 기대하는 모든 이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황룡의 횡설수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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