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엉겅퀴(곤드레나물)로 밥해 먹는 얘기를 하다 생각은 엉겅퀴꽃으로 옮겨 가는데, 엉겅퀴꽃이 스코틀랜드의 국화(國花)가 된 이유가 재밌습니다. 어느 날 밤 덴마크군 병사가 적정을 살피기 위해 맨발로 스코틀랜드군 진지에 다가갔다가 엉겅퀴 가시에 발이 찔려 비명소리를 내자 스코틀랜드군은 덴마크군을 공격해 격퇴했고, 조국을 구하게 된 엉겅퀴는 스코틀랜드의 나라꽃이 되었다는 만화같은 얘기입니다.
무궁화가 대한민국의 나라꽃이 된 이유는 남궁억 선생의 시에서 알 수 있습니다.
무궁화 예찬시(1923) / 남궁억
금수강산 삼천리에 각색초목 번성하다.
춘하추동 우로상설(雨露霜雪) 성장성숙(成熟) 차례로다.
초목 중에 각기자랑 여러 말로 지껄인다.
복사오얏 번화해도 편시춘(片時春)이 네 아닌가.
더군다나 벗지꽃은 산과 들에 번화해도
열흘 안에 다 지고서 열매조차 희소하다.
울밑 황국 자랑소리 서리 속에 꽃핀다고
그러하나 열매있나 뿌리로만 싹이 난다.
특별하다 무궁화는 자랑할 말 하도 많다.
여름 가을 지나도록 무궁 무진 꽃이 핀다.
그 씨 번식하는 것 씨 심어서 될 뿐더러
접부쳐도 살 수 있고 꺾꽂이도 성하도다.
오늘 한국 삼천리에 이꽃 희소 탄식말세
영원 번창 우리 꽃은 삼천리에 무궁화라.
북한의 국화(國花)는 함박꽃인데, 김일성 주석이 1964년 황해북도 어느 휴양소에 들렀을 때, 그 곳의 함박꽃나무를 보고 목란이라 이름 붙이며 '향기롭고 생활력이 강해 꽃 중의 왕'이라고 칭한 것이 국화로 정해진 기원이라고 합니다.
통일이 되면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어떤 꽃이 나라꽃(國花)으로 좋을까도 논의하게 되겠지요? 역사를 전공하신 친구 같은 선배는 무궁화와 함박꽃을 교배하여 '고려화(高麗花)'라고 하면 된다고 말하는데, 그렇게 될 날이 어서 오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무궁화와 목란꽃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황룡의 횡설수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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