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소묘 1
호수의 아침
은빛 더욱 명징 (明澄)한데
참나무 끝 겨우살이
겨우내 기생해야 겨우 살고
해거름, 능선의 나무들
줄 지어 산책 (山柵)한다
겨울 소묘 2
한여름, 그땐 쳐다보지도
못하게 하더니
풀죽은 햇살
이젠 눈도 맞출 만 하구나
너도 춥냐?
겨울 소묘 3
못은 얼고 마른 꽃 표정이 굳었다
그늘진 허공으로 빛이 들고
양지바른 물 여가리엔
산동백 꽃망울 살이 오른다
준비 없이 오는 봄은 없다
마른 꽃 다시 피어날 봄날을 위해
자연도 소리 없는 아우성이다
*여가리 : 할머니가 쓰시던 말로 가장자리, 언저리의 방언
겨울 소묘 4
산길 걷다 보니
도토리 한 알 싹을 틔웠네
하필 낙엽 위에서
저 껍질 깨고 나오느라
얼마나 애썼을까
온몸이 말라 가네
이름이 '공수처'일까 봐
얼른 묻어주었네
겨울 소묘 5 첫 눈, 하루 종일 내리면 좋겠다... 코시키도, 아무도 움직이지 못하게...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황룡의 횡설수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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