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쓸데없이 추적인다. 창 밖 한 폭 수채화를 보며 멍때리다 식은 커피를 마주 마시고는 지하철역으로 향했다. 눅눅한 습기 가득한 지하철은 한껏 붐볐다. 3분 후 도착을 알리는 숫자가 오늘은 더욱 붉다.
그는 간 밤 꿈에 보았던 그녀를 생각했다.
왜 하필 거기서 만나자고 했을까?
카페 '허무'는 그가 첫사랑을 만나기도 했고, 헤어졌던 곳이다.
아무리 꿈에서라지만 '허무'를 어떻게 알았을까?
개꿈인가? 고개를 갸웃거리는 순간 기다리던 지하철이 들어오고 있었다.
소리나는 쪽으로 눈이 가 닿았을 때 간밤 꿈 속 그녀가 앞에서 뛰어 오는 건 또 뭘까?...
우연이 겹치는 섬뜩함에 땀이 식는 걸 느끼는 순간, 그녀는 하이힐을 신고도 급해서인지 잘도 뛰었다.
지하철 문이 거의 닫히려는 순간 내 발과 동시에 그녀의 발도 세이프다. 문은 무사히 닫혔는데, 문제는 하이힐의 뾰족한 뒷 굽이 내 발등 위에 격하게 얹혔다는 것이다.
"죄송합니다. 급해서 그만..."
"아~ 아닙니다. 괘~ㄴ찮~습니~다..."
하면서도 태어나서 두 번째로 아팠다...
고개를 돌리는데ᆢ 아파도 너무 아파서
'남몰래 흐르는 눈물'을 감출 수가 없었다... <끝>
-
-
언젠가 페친들끼리 '남몰래 흐르는 눈물'을 제목으로 연작하는데 참여해 이어 간 것을 페북이 추억으로 보여줘 옮겨 봅니다.
페북에서 한 주제나 제목을 정하고 연작을 하는 이러한 놀이는 페북의 활력으로 건강하게 작용하고 소통 문화를 한층 높여 주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혹, 페친 중 같은 제목으로 연작을 이어갈 분 계시면 즐거운 일이겠습니다~
안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