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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절대로 엘리트 마라토너가 아닙니다. 제가 할 수 있으면 보통 마라토너는 다 할 수 있고 제가 못 해도 다른 마라토너들은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못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시작도 못하는 것이고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시작을 하는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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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르바 붓다 형(形) 인간

글쓴이 : 강명구 날짜 : 2023-02-23 (목) 16:59:15




알라하바드를 출발하고부터는 여인숙이 안 보인다. 인도에는 웬만한 음식점에는 호텔이라는 간판을 달아서 헷갈리게 만든다, 결혼식 연회장은 리조트 호텔이라는 간판을 내걸었다. 어차피 지도에서는 그런 것조차 안보여 20km 떨어진 곳에 아쉬람이라는 곳이 보이기에 인도 명상의 진수(眞髓)도 체험할 겸 하루 정도 쉬어가려고 구글 지도를 따라갔지만 그곳은 시장만 있을 뿐이었다. 나는 아마도 비틀즈의 아쉬람 생활을 연상했는지도 모른다.

한참을 더 헤매다 물어물어 숙소를 하나 찾았다. 현대자동차와 한인회가 자량지원을 안 해주었으면 꼼짝없이 이 쌀쌀한 날씨에 노숙을 할 뻔했다. 그래서 우연을 빙자한 아쉬람 체험은 허망하게 날아갔고 몸만 피곤하게 되었다.


우리나라에는 때때로 인도 열풍이 북상한다. 그 최초가 허황옥 열풍이 아닐지 싶다. 가야의 신화에 의하면 수로왕이 나라를 세우고 허황옥과 혼인 후 부족장인 9간을 폐지하고 중앙집권제를 도입하게 된다. 허황옥은 단순한 아유타 왕국의 공주가 아니다. 금관가야의 실질적인 지분을 김 씨와 허 씨가 양분한다.


둘 사이에는 7명의 아들과 2명의 딸이 태어났는데 장자는 수로왕의 뒤를 계승하고 둘째와 셋째는 어머니의 성을 따라 김해 허 씨가 된다. 그들의 후손이 김해 허 씨이다. 수로왕은 해양세력인 허황옥과 혼인함으로써 왕비의 세력을 등에 업고 왕권을 강화하였던 것이다. 허황옥의 오빠 장유화상은 가야에 불교를 가지고 들어왔다.




좀 시간이 많이 흐른 뒤였지만 그 다음이 타고르 열풍이 북상해서 식민지 한국의 문인들의 가슴을 강타했다. 육당 최남선, 정지용, 특히 한용운의 님의 침묵은 타고르의 기탄잘리를 일고 감동을 받은 가슴으로 써내려갔다. 그리고 1990년대 초에 불렀던 인도 철학 열풍이 강타 한다. 오쇼 라즈니쉬와 크리슈나무르티 등이 열풍의 눈으로 작용했다.


2000년대에는 한비야 류시화 등이 인도 열풍을 이끌었다. 이 시기 인도 학생들이 수학과 공학에 특출한 이유가 어렸을 때부터 19단을 외웠기 때문이라며 구구단 대신 자녀들에게 19단을 외우게 했던 때가 있었다. 그리고 이건 계속되는 현상이지만 세계적으로 요가 열풍이 불었다.


오쇼 라즈니쉬는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성자' 또는영혼의 수소폭탄이라고까지 불렸다. 그의 가르침은 극단적이다. 하지만 옳다. 오쇼는 했지만 나는 못한 그의 일화들은 젊은 날 나를 아프고 두렵기 까지 했지만 그와 함께하고 싶은 그런 영혼이었다. 그는 기존의 잡다하고 억압적인 이론을 벗어나 자유로운 영혼을 가지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인간다움이라고 했다. 또한 성은 하나의 유희이고 진정한 사랑은 자기 동일성과 상대 동일성이 녹아 하나로 합쳐질 때 이루어진다고 가르친다.


그것이 기존 질서 수호자들에게 위험하게 비춰졌다. 그의 삶은 그의 주변 사람들에게도 그러한 영향을 주었고 그가 세계적으로 영향력을 펼치기 시작했다. 그는 진정한 자아를 깨울 수 있는 공동체를 만들어 그 영향력을 펼쳐나갔으며 미국에도 뿌리를 내리기 시작했다. 그를 위험한 성자로 인식한 레이건 행정부는 온갖 이유로 추방하려 했지만 쉽지 않았다. 결국 추방했고 어떤 나라에도 그를 받지 못하게 압력을 넣었다.


어린 시절 그의 할아버지와 외할머니는 그의 가능성을 보고 정형화된 교육이 아닌 그가 원하는 공부를 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주었다. 그리고 청소년 일 때도, 청년이 되어서도 그러한 사람들이 그의 주위에 하나씩은 있었다. 그것은 축복이었다. 자신의 민낯을 바라볼 수 있게 도와준 용기를 가진 사람들이 있었다. 오쇼는 어렸을 때부터 그 누구의 말에도 복종하지 않았다. 처음부터 끝까지 자기 자신으로 살았다. 다른 사람에게 자신을 맞추려 하지 않았다. 오쇼는 이렇게 말한다.




카잔차키스(Kazantzakis)는 그의 위대한 책 그리스인 조르바를 통해 말할 수 없이 소중한 것을 세상에 안겨 주었다. 그는 조르바를 탄생시켰다. 조르바는 단순히 가상의 이름이 아니라 거의 실재하는 인물과 같다. 조르바는 아주 평범한 것들 속에서 행복해 한다. 술 마시고, 춤추고, 사랑을 나누는 가운데 그는 행복을 느낀다. 그는 아주 생동감 있고 활력이 넘치는 인간이다.


조르바 붓다를 말함으로써 나는 내면의 세계와 외부 세계를 더 밀접하게 만들려고 시도한다. 조르바가 언제까지 조르바로 남아 있어야 할 필요는 없다. 조르바 자체로도 완벽하게 좋다. 그러나 조르바는 최고의 정상이 아니다. 최고의 정상에서는 의식이 더 높은 실체와 더 큰 신비의 차원으로 들어갈 수 있다.


조르바는 붓다가 되어야 한다. 조르바는 붓다의 씨앗이다. 그대들 모두는 조르바로 태어났다. 그대는 세속의 평범한 것들을 좋아하는 조르바다. 그대는 내면에 붓다를 지니고 있으면서도 그것을 무시하는 조르바다.’


현대의 교육이란 아이에게 자신을 버리고 타인이 될 것을 강요하고 가리킨다. 너는 예수처럼 되어야 해, 너는 붓다처럼 되어야 해, 너는 베토벤 같은, 아인슈타인 같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소리를 귀가 따갑게 들으며 성장한다. 마침내 어른이 된 아이는 자기 자신이 되는 것을 버리고 그들 중에 누구도 못 되며 행복하지 않다. 인간은 자기 자신이 되어야 행복인데, 사회에 잘 적응하는 사람, 직장과 사회에 필요한 사람으로만 교육되어진다.




타고난 말썽쟁이가 아니고는 자신이 될 수 없다. 마크 트웨인의 소설 톰 소여의 모험의 주인공은 시대가 필요로 하는 소년, 학교가 가르치고자 하는 것과는 정반대의 말썽만 피우는 학생이 사람들에게 오랜 세월 사랑을 받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기이한 역설(逆說)이다. 사람들에게는 분명 효율성과 경쟁성 너머에 있는 그 무엇이 필요한 것이다. 내 안에서 너무 오랫동안 숨죽여 살던 나를 50대 후반에서야 해방시켜주었다.


그랬더니 찌질하고 못나게만 살았던 나는 세상에서 유일한 평화 마라토너가 되어버렸다. 그래서 평화에 얼마나 이바지했느냐고 묻지는 마시라. 나는 지금도 평화를 위해서 달리고 있으니까. 내 인생이 남루하고 희망이 없어 보일 때 나는 달리기를 시작했다. 그러면서 나는 내면의 목소리를 듣기 시작했다. 자아를 넘어 무아로 가는 평화의 길을 가는 나를 발견했다. 끝없는 호기심과 의문을 던지고 때론 무모하리만큼 겁 없이 실행의 발걸음을 옮기는 사람만이 살아있는 생생한 답을 얻을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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