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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 섬 제주에서 바티칸까지 37

태초의 케이아스로 뛰어들다
글쓴이 : 강명구 날짜 : 2023-01-09 (월) 17:11:03

태초의 케이아스로 뛰어들다

 


 

낯선 길 위에 나서는 것은 두려움의 바다에 풍덩 뛰어드는 것이다, 알 수없는 깊이의 소음(騷音)과 혼잡과 무질서, 알 수 없는 넓이의 썩은 냄새와 먼지와 안개. 소음 속에서 울려오는 아잔의 성스러운 소리는 소음의 깊이를 더해줄 뿐이다. 먼지와 뒤섞인 안개는 태양이 떠올라도 가시지 않고 몇날며칠을 회색빛 허공만 보인다. 습하고 으스스한 날씨마저도 몸을 움츠러들게 한다.


역주행과 순행이 뒤섞여 서로 길을 막고, 가녀린 다리로 뚱보 둘을 태우고 릭샤 페달을 밟는 소년이나, 벽돌을 터무니없이 높이 쌓아 실고 불완전연소 된 시꺼먼 매연을 뿜으면서 달리는 경운기나, 큰 포대자루를 두 개나 머리에 이고 서커스 단원처럼 가는 할아버지나, 부서지고, 이미 패차 처리 된 차를 사와서 구부러진 것을 펴고 붙이고 고쳐서 거의 깡통이나 다름없는 것에 사람을 가득 버스나 삶의 무게는 힘겹기만 할 텐데 행복지수가 세계에서 제일 높다니 그거 누가 조사 했나 알고 싶다.




오직 혼돈만이 존재하는 태초의 우주에 내던져진 것 같다. 나는 여행자요, 평화운동가지만 기본적으로 모험가이다. 어디엔가 있을지 모르는 평화의 길로 들어서는 동굴의 입구를 찾아 나선 사람이다. 인간은 운명적으로 케이아스의 짙은 그늘을 벗어나지 못하는 존재인줄 알면서, 나는 모험가로소 길 위에 나섰으면서 순간순간 인간다운 안락한 삶을 그리워한다.


아기는 낯선 사람을 보면 불안해서 운다. 생명이 안정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인간은 불안정함 속에서 불안하게 태어났으니 불안을 숙명(宿命)처럼 동반하고 살아가는 것이다. 그런데도 낯선 환경 속에 뛰어들고 보니 불안한 토끼 가슴이 된다. 사람들이 호기심과 친근감을 가지고 우르르 달려들면 나는 두려움이 엄습한다. 혹시 그중에 한 사람이 내 물건을 탐내면 낭패스러운 일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짐은 줄이고 줄여서 생명활동에 필요한 것만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무질서나 위생의 문제는 다른 형태의 낯설음에 불과하다. 살아가는 건 경험의 축척이다. 인간은 환경에 적응하고 또 그것을 극복하면서 삶을 이어왔다. 방글라데시는 분명 이방인에게 무질서하고 위생수준이 말도 못하는 수준처럼 느껴지지만, 매일매일 그들의 생활방식 대로 살아오면서 그 기나긴 역사를 이어왔다. 내가 눈으로 보는 것은 자연환경에 순응하고 개선하면서 살아가는 삶의 형태일 뿐이다. 우리의 기준으로 상대방 나라의 삶의 방식을 두고 왈가왈부 하는 건 이방인으로서 여행가로서 모험가로서 옳지 않다.




태초의 신 가이아가 케이아스로부터 스스로 태어나듯 나도 이 혼돈의 세계에 들어온 김에 새로운 나로 스스로 태어났으면 좋겠다. 길 위를 달리면 어느덧 가슴이 따뜻해진다. 두려움의 안개는 가시고 친근감과 호기심이 태양처럼 떠오른다. 그것이 평화이다. 서로 친근감과 호기심을 가지고 다가서는 일, 서로의 거리를 좁히는 일 말이다.

 

앗살라 말라이쿰, 신의 평화가 그대에게 라는 이슬람 문화권의 아랍어 인사말 조심스레 인사를 건네면 히잡을 쓴 여인에게서 히잡 안에서 수줍은 미소가 흐르고 있는 걸 알 수 있다. 이방인이 신기하고 호기심 어린 미소이리라! 그러다 기대를 조금도 안한 행운이 닥치기도 한다, 부르카로 온 몸을 가리고 눈만 보이는 아가씨들이 먼저 안녕하세요!”라고 한국말로 인사를 건네면서 친근감과 호기심을 가지고 인사를 건네며 손까지 내민다.


이럴 때 나는 굳었던 몸과 마음이 일순간 이완된다. 아주 잠간이지만 그렇게 체온을 느끼고 가까이서 숨결이 느껴지는 순간 세상의 모든 혼돈은 사라지고 태초의 질서가 생겨난다. 그렇다 이것이 나를 두려움의 두꺼운 옷을 벗어 버리고 불결한 잠자리와 비위생적인 음식을 먹어가며 지치고, 경련이 나고, 빠진 발톱으로 고통을 참으면서 다리를 질질 끌면서도 길 위에 나서는 이유이다.

 

말이 고속도로지 차의 속도는 우리나라의 지방도로보다도 안 나올 것이다. 그런데 갑자기 고속도로에서의 속도로 질주하던 버스에서 하는 폭발음과 파편이 튀어 내 머리를 때린다. 순간 본능적으로 주저앉았지만 머리에 파편을 맞은 다음이었다. 중심을 잃은 버스는 좌우로 뒤뚱거리며 브레이크 잡는 소리와 함께 저만큼에서 간신히 중심을 잡고 세워졌다. 다행이다. 내 머리에 날아든 것은 바퀴의 조그만 고무 조각이었다. 참으로 다행이다. 그 많은 버스 승객이 길 위로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쏟아져 나온다.

 

세계에서 가장 인구 밀도가 높으면서 믿어지지는 않지만 행복지수가 가장 높은 나라 가운데 하나이다. 방글라데시는 동 벵골의 대부부의 지역과 갠지스 강 빛 프라마프트라 강과 메그나 강 등 3개의 큰 강이 낮고 평평하고 비옥한 평야를 가로지르며 삼각주(三角洲)로 이루어진 나라이다.




매년 비옥한 침전토(沈澱土)25톤이나 되는 강물을 따라 떠 내려와 새로운 섬을 이루고기도 하고 농토를 비옥하게 한다. 침전토는 하늘이 선사한 농업 순환의 귀중한 자원이다. 사람들은 우기가 되어 이 비옥한 침전토에 다시 침수가 되기 전에 재빨리 곡물을 재배한다.


이런 자연환경은 축복이면서 재앙이다. 저지대의 대부분은 해발 몇 미터밖에 안 되는 지대이기 때문에 땅은 비옥하지만 홍수 피해가 잦다. 이 삼각주를 중심으로 해안 평야가 많은 방글라데시 같은 나라들은 물에 잠기게 되면 엄청난 파괴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기후 변화로 북극의 얼음이 녹아 해수면이 올라가면 방글라데시의 국토 면적은 확 줄어들 위험이 있다.


그리 멀지 않은 미래에 해수면 상승이 급격히 일어날 가능성은 높다. 지구 온난화의 규모와 속도는 생태계의 급격한 변화를 몰고 올 가능성이 높다. 인류의 장기적인 생존을 위협하는 기후 위기는 빈곤한 인구 집단에 그 피해가 더욱 크다는 것이다. 그래서 전 인류가 협심해서 예방대책을 세워야 한다.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강명구의 마라톤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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