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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명구의 마라톤문학
저는 절대로 엘리트 마라토너가 아닙니다. 제가 할 수 있으면 보통 마라토너는 다 할 수 있고 제가 못 해도 다른 마라토너들은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못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시작도 못하는 것이고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시작을 하는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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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왜란에 태국이 참전했다면

평화의 섬 제주에서 바티칸까지 36
글쓴이 : 강명구 날짜 : 2023-01-06 (금) 17:01:31

평화의 섬 제주에서 바티칸까지 36

 


 

2022년 마지막 날 방콕의 코리아타운에 작은 무대가 꾸며졌다. 가야금 연주자 하소라 씨가 평화 마라톤을 가야금 연주로 증폭시키는 역할을 자임하고 나섰다. 그는 자신의 가야금을 평화금(平和琴)’이라고 한다. 그래서 내가 가는 모든 나라의 수도에 내가 도착할 때마다 따라와 가야금 연주를 해주면서 평화마라톤의 울림을 증폭시키는 일을 해준다. 맑고 은은한 울림이 있는 소리는 평화를 향한 날갯짓이다. 완벽하게 절제되어 평화로운 소리가 훨훨 허공을 난다.


가야금은 우리 조상들의 흥을 돋우는 일을 하였다. 바다처럼 품이 넓어서 노랫가락을 돋보이게 해준다. 그렇지만 가야금 소리는 혼자서도 빛이 나는 태양과도 같다. 2022년의 마지막 날에 지는 황혼의 아름다움처럼 가야금 소리는 코리아타운의 황혼이 되어 그 자리에 모인 동포들과 외국인들의 가슴에 내려앉았다.


그의 가야금 소리는 태국 안의 작은 한국, 코리아타운에 모여든 관광객들의 귀를 쫑긋하게 하는 힘이 있었고, 시선을 끌어 조용한 감동의 세계로 여행을 하게 했다. 감동에 세계로 여행 온 사람들은 언제라도 감동의 세계에 빠질 준비가 된 사람들이다. 가야금 소리로 예열(豫熱) 된 사람들의 가슴에 나는 한마디만 한다. “세계는 하나, 한국도 하나 우리가 바라는 건 오직 평화!” “One World, One Korea, Only Peace!” 이 한마디면 충분하다.



 

임진왜란(壬辰倭亂) 당시 아유타야 왕국의 나레수안 왕은 명나라에 사신을 보내 임진왜란에 태국 군대의 파견 제의를 했다. 일본은 모든 병력을 동원해서 조선 정벌에 나섰으므로 정작 일본은 텅 비어 있을 것이므로 10만의 군사를 보내면 된다고 호언장담(豪言壯談) 했다. 누가 봐도 기가 막힌 전술이었다. 일본의 규슈에 상륙해서 일본의 뒤를 치면 일본은 힘 한번 제대로 쓰지 못하고 무너질 것이라고 하였다.


태국은 이미 오래전부터 포르투갈 등 유럽 여러 나라와 교류를 해오던 터이었으므로 총기류와 대포가 유럽 수준의 압도적인 화기를 보유하고 있었다. 게다가 동남아시아를 휩쓴 경험 많고 훈련 잘 된 군대를 보유하고 있었다. 명나라 황제는 태국이 일본을 제압하면 자연스럽게 동남아 패권은 그들의 손에 들어갈 것을 두려워 거절하였다.


태국의 군사적 자신감은 명나라를 치겠다고 조선에게 길을 비켜달라고 나선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뒤를 치겠다고 호기를 부릴 정도까지 되었다. 나레수안의 장총의 성능은 당시 아시아 최고의 화력이었다. 게다가 전차 부대를 방불케 하는 몇 만 마리의 코끼리 부대를 보유하고 있었다.


편서풍을 타고 멀리 멀리 동남아시아의 끝에서 몇 달간의 항해 끝에 일본의 항구에 도착 한다. 코끼리 부대의 야유타야 군이 오사카 성을 무너뜨리고 먼지를 일으키며 진격하고, 코끼리 부대에 쫓기어 갑옷도 제대로 챙겨 입지 못하고 똥줄이 빠져라 줄행랑을 치는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입에서는 아기 코끼리의 걸음마가 저절로 휘파람소리로 나오고 웃음이 절로 새어나온다.

 

오다 노부나가의 왼팔, 오른팔이 우리가 익히 잘 알고 있는 도요토미 히데요시, 도쿠가와 이에야스이다. 이 세 사람이 다이묘들이 각 번()을 다스리는 일본을 통일시켰다. 전국 통일을 이루고 마지막 승자가 된 도요토미는 뻗쳐나는 힘을 분출할 곳을 찾았다. 그는 명나라마저 제압하고 동아시아의 패권을 잡을 자신감에 충만했다. 당시 동아시아의 패권은 세계 패권을 의미했다.


그즈음 동남아시아에서는 동아시아의 패권을 잡을 자신감에 충만한 또 한 사나이가 있었으니 그의 이름은 나레수안이다. 당시 인도차이나의 패권은 캄보디아의 크메르 왕국에서 태국의 아유타야 왕국으로 다시 버마의 퉁구 왕국으로 넘어갔었다. 당시 나레수안 국왕은 부왕 짜끄라팟 국왕과 인질로 버마에 잡혀갔다. 즉 그는 망한 나라의 왕자였다.


아유타야 역사상 최악의 위기에 돌연 한 영웅이 짜자잔 하고 등장하니 바로 그가 나레수안 왕이었다. 코끼리 등 위에 올라탄 그는 2 미터가 넘는 장총을 쏘아 적장을 쓰러뜨리고, 입에 칼을 물고 홀로 적진을 휘젓는 모습이 마치 호랑이가 늑대 무리들 가운데서 포효(咆哮)하는 것 같이 신출귀몰하였다. 그는 블락버스터의 주인공처럼 일약 태국의 아이돌 스타로 등장하였다.


이쯤 되자 주위의 작은 공국은 스스로 나레수안 왕의 신하가 되길 청했고, 이후 크메르 제국을 압박하여 캄보디아의 대부분의 땅과 라오스의 란쌍 왕국까지 세력을 확대하여 태국 역사상 최전성기를 이루게 되었다.



 

1950년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즉시 그들의 주산물인 쌀을 원조하겠다고 유엔에 통고했다. 이어서 전투병력 1개 대대와 프릿킷함 2척과 수송선 1척으로 함대를 구축하여 파견했다. 117일 부산항에 도착한 태국군이 맞닥트린 최초의 적은 살을 에는 듯한 매서운 추위였다. 이제껏 마주쳐보지 못한 괴로운 적이었다. 대구에서 정비를 한 다음 평양에 배속되었다. 이후 중공군에게 밀려 수원까지 왔다. 특히 수많은 고지전 중에서 포크찹 고지 전투에서의 태국군의 전과는 빛나는 것이었다.


Pork chop hill, 전쟁이 얼마나 치열했던지 사람의 피와 뼈, 살이 돼지고기 덩어리처럼 이리저리 날아다녔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미군이 중공군에 밀려 거의 포기하려고 했던 그 곳에 태국군이 육탄전으로 지켜낸 고지이다. 태국군은 리틀 타이거라고 불릴 만큼 용맹한 용사들이었다.

 

1862년 겨울, 북군이 포토맥 계곡에서 고립무원(孤立無援)의 상태에 있을 동안, 에이브러햄 링컨은 남북전쟁의 승리를 위해서 가능한 모든 원조를 받아내려 노력 중이었다. 이때 각종 원조 제안이 있었다. 그가 받은 제안 중에 가장 흥미로운 것은 태국 국왕 몽쿠트가 전투 코끼리를 제공하겠다고 한 것이다.


잠시 링컨 대통령은 완전무장한 태국의 코끼리 부대가 기울어져가는 남부전선을 돌파하는 기분 좋은 상상을 했지만, 그는 정중하게 태국 왕의 제안을 사양했다. 링컨은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것들을 먹이고 키우는 문제가 있었다. 거기다 이미 미국은 기차가 다니던 때라 코끼리의 효용성은 낮았다.

 

이제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서 보여주는 것은 서구의 소리 없는 몰락이다. 내가 유라시아라는 용어 대신 아시럽이라는 용어를 고집하는 이유이다. 동남아시아의 지리적 조건은 우리와 역사적 문화적 경험을 공유하게 하였다. 옛날부터 남중국해를 통한 활발한 교류가 가능했다. 추억을 공유하는 사람끼리는 처음에는 조금 서먹서먹하다가도 금방 친해질 수 있다. 이제 곧 아시아의 시대가 열릴 것이다. 그 시대에는 전쟁은 없고 서로 존중하는 문화만 꽃필 것이다.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강명구의 마라톤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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