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어난 배우이자 또 위대한 연출가인 영원한 영화인, 79세의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선사하는 감동의 명작 <그랜 토리노> Gran Torino, 2008
세계가 인정하는 영화계 살아 있는 거장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제작, 감독한 <그랜 토리노>는 아마 그가 주연을 맡은 마지막 영화일지도 모른다.
작년 1월 16일 미국 전역에 개봉하여 역시 클린트 이스트우드라는 평단의 찬사와 관객들의 감동을 불러 일으킨 <그랜 토리노>는 한국전을 참전했던 외골수의 보수적인 노인(클린트 이스트우드)이 옆집으로 이사온 아시아계 이민자들과 우연한 사건으로 엮이면서 평생 처음 마음을 열고 삶에 다시 없을 위대한 선택을 하게 되는 감동드라마. 2009년 전미 비평가협회가 수여한 남우주연상과 각본상을 수상하고 최고의 영화 TOP10에 선정되기도 했다.
미국 시사회장에서는 관객들은 놀라운 감동을 눈물의 기립박수로 화답했던 화제작 <그랜 토리노>는 역시 나이는 숫자에 불가한 것이며 더우기 영화의 달인이 선사하는 깊은 삶의 통찰은 거저 얻어진 것이 아니라는 공감을 불러 일으킨다. 제목인 '그랜 토리노'는 1970년대 포드사가 만든 스포츠카의 이름이다.
한국전 참전용사이며 미국의 자동차 회사에서 평생을 일하며 보냈던 왈트 코왈스키(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아내마저 불연듯 세상을 떠나고 홀로 남게된다. 아내가 다니던 성당에서 장례식장, 할머니의 장례식에 지맘대로 옷을 입고와 휴대폰 문자질이나 하는 손녀딸은 꼴사납기 그지없다. 생일이랍시고 시시껄렁한 선물을 들고와 이제는 고급 요양원에서 편앙하게 지내시는 게 어떠냐고 설득하려드는 아들 놈과 며느리는 더욱 가관이다.
흰 눈썹, 번뜩이는 눈동자, 얇은 입술, 쫄아든 어깨사이에 묻어나는 흔적만 남은 한 때의 건장함은 외로운 노인의 삶의 무게를 느끼게 해 줄 뿐이다. 주인을 똑 닮은 늙은 개와 함께 집앞에 걸터앉아 맥주나 마시는 것이 낙이되어버린 코왈스키에게 새로운 이웃인 아시아 소수 민족인 흐뭉족이 이사오면서 평생 자신이 생각해 보지도 못한 일련의 사건에 연관되기 시작한다.
동네 껄렁거리는 흑인애들이 옆집에 이사온 여학생 수를 찝쩍거리는 것을 보고 구해준 일이 계기가 되어 혐오하던 아시아 이민자 가족들을 알게된 코왈스키.
베트남 갱들이 수의 남동생인 타오에게 코왈스키의 그랜 토리노를 훔치도록 하는데 히스패니 갱들의 위협으로부터 보호해주고 갱단원이 될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조건을 받아 들이기로 한 타오는 하는 수 없이 코왈스키의 지하실에 몰래들어가 차를 훔치려다 코왈스키에게 들켜 집으로 줄행랑을 친다.
타오의 누이인 수는 친절하고 상냥하게 다가와 동생의 잘못을 사과하고 파티에 코왈스키를 초대하기도 한다. 아들의 잘못을 사과하는 의미에서 무슨 일이든지 코왈스키 할아버지를 일 주일간 도우라신 어머니와 할머님의 명령앞에 꼼짝없이 코왈스키와 일주일의 벌칙일을 해야하는 타오는 허물어져있는 건너편집 보수와 청소라도 해보라는 코왈스키의 제안으로 하나하나 일을 배워가며 코왈스키와 정이 들어간다.
이제는 갱단에 들어오기를 거부하더니 이제는 코왈스키의 도움으로 일자리까지 구하게된 타오를 아니꼽게 바라보는 베트남 갱들이 보복을 결심하고 타오를 두들겨 패고 누이 수를 성폭행하는 사태가 발생하자 코왈스키는 경찰을 부르는 대신 자신을 희생하여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리라는 결심을 하게 된다.
미국사회가 안고있는 문제들을 직시하게 만드는 명작들을 만들어 온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의 2009년 신작 <그랜 토리노>는 은퇴한 백인 노인의 눈으로본 이민자 문제를 꼬집은 감동의 영화다.
어느 새 자신의 옆집에 까지 접근해버린 아시안 이민자들이 한 때는 미국 자동차 산업의 역군이었던 코왈스키 노인에게는 자신의 삶과는 무관한 열등하고 성가신 존재들뿐이었을것이다. 정작 자신의 아들들은 자신의 명의로되어있는 집이나 차지하고 아버지를 양로원에 보내려는 계획이나 하고있을 뿐, 부자지간의 정이 메말라 버린지 오래다.
이에 비해 옆집 이민자 가족은 아버지가 없는데도 모두들 미국사회에 적응하는라 분주하지만 최선을 다해 살아간다. 원치않는 사고로 만나게된 흐몽족 소년 타오와 그의 누이 수와는 어느 새 서로의 필요를 충족시켜주는가족이 되어가는듯하다.
코왈스키가 타오에게 남자답게 딜하는 법을 가르치고 건축현장의 일자리를 스스로 따내게 도와주는 모습은 대견한 아들을 바라보는 아버지의 모습과 아버지의 칭찬을 기뻐하는 아들의 모습처럼 보인다.
대항폭력은 모두의 삶을 파괴할 수 밖에없다는 진리를 온 몸으로 증명하기위해 미국사회가 이민 부적응자들인 갱단의 손에 쥐어 준 총구앞에 온 몸으로 항거하며 수와 타오의 행복한 미래를 선사하기위해 자신의 가장소중한 것을 던지는 코왈스키의 희생을 가슴아프게 지켜보는 백인과 이민자 관객들의 눈에는 동일한 뜨거운 눈물이 흐른다.
자동차 산업의 역군으로 평생을 바친 코왈스키의 자랑스런 그랜 토리노를 유산으로 물려받길 원했던 시건방진 손녀딸이 운전하지 않고 차지하지 못 하고 흐몽족 소년 타오가 운전하는 마지막 장면..
미국 경제를 위기로 몰아가는 주범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 살아가는 이민자들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를 깨우치는 의미심장한 마지막 장면이라고 생각되는 것은 필자가 이민자이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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