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켄의 글쟁이가 키우는 물고기
우리에게 너무나 생소한 직업인 열대어 브리더(Breeder)라는 직업을 갖게 된 켄의 사업이야기. 성공까지는 아직도 멀고도 험난하지만 직장생활은 죽어도 싫기에 망할 때까지 해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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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어 내사랑

글쓴이 : 날짜 : 2010-06-19 (토) 23:45:52

열대어 브리더(breeder). 내 직업을 얘기해서 한번에 알아듣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 그만큼 한국인들에게 생소한 것으로 대부분의 독자가 들어보지 못했으리라 생각한다.

간략히 설명하자면 고가의 열대어 종어를 동남아 등지에서 구매해와 국내에서 번식시켜 그 치어를 판매하는 일이다. 대학을 졸업도 하기전에 장사에 대한 아무런 예비지식 없이 그저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 무턱대고 시작한지 이제 1년이 조금 넘었다.

그간의 사업성과를 말하라면 결코 성공과는 거리가 멀다. 솔직히 말해서 고생만 죽도록 했다. 하루하루가 입에 풀칠하고 산다는 게 대단한 거란 걸 깨달으며 수많은 어른들을 우러러 보던 시기였다.


 

의지와 노력만으로 힘들었던 시기 속에는 수많은 실수와 시행착오, 사기 피해 등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던 에피소드들이 가득하다.

하지만 고생담이나 늘어놓기 위해 펜을 든 것은 아니다. 흔하게들 물어보는 “사업 잘 되냐?” 라는 질문에 난 언제나 매우 잘된다고 대답한다. 약한 모습을 보이기 싫어하는 성격도 있지만 성공으로 가는 큰 길에 이제 점하나 찍었을 뿐이기에 잘된다고 대답할 수밖에 없다.

성공 후에 자기 포장을 곁들인 자서전을 미리 써본다고 생각하시면 될 듯싶다. 난 성공한다. 다만 기쁨도 슬픔도 모두 진행형일 뿐이다.

어렸을 때부터 강이나 바다에 놀러 가면 가장 재밌었던 놀이는 생물 채집이었다. 채집 된 생물은 반드시 집까지 살려서 돌아와야만 했고 어항과 같이 직접 마련한 인공적인 환경에서 살아있는 그들을 보는 것은 매우 큰 낙이었다. ‘창의성 개발과 생명에 대한 이해’와 같이 교과서적인 이유도 있었기에 부모님들께 늘 지지받던 놀이였다. 

 


열대어를 처음 접한 것은 ‘구피’라는 난태생어과의 작은 열대어이다. 흡사 화려한 송사리와 같다. 수족관에서 처음 본 이 물고기는 그날로 나를 매료시켰고 마리당 천원이라는 거금을 초등학교 1학년 꼬마로 하여금 지불케 만들었다.

하지만 단 3일 만에 죽어버렸다. 장사꾼이었던 수족관 주인은 열대어를 사육함에 있어 필요한 일절의 사육방법을 알려주지 않았고 난 다시 죽은 구피를 사기위해 수차례 수족관을 방문할 수밖에 없었다.

배움의 길은 멀고도 험해 아마도 처음 창업을 하기 전까지 열대어 수천마리를 죽였을 것이다. 수천마리...결코 과장이나 농담이 아니다! 8살 꼬마에서 27살의 청년이 되기까지 기간 동안 나의 관심은 사육을 넘어 번식에 이르렀고 몇 번의 수조 내 번식성공으로 브리더라는 직업의 사업성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처음부터 브리더가 되겠다고 진지하게 생각하지는 않았는데 26살 동남아에 잠시 어학연수를 하게 되면서 현실화되기 시작한다. 시작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다. 부모님께 대뜸 사업을 시작하겠다고, 원래 계획이던 미국 유학비를 사업자금으로 대달라고 말씀드렸다.

A4 용지에 나름 심혈을 기울여 쓴 사업계획서 까지 들이밀며 지난 동남아 어학연수도 영어공부가 주목적이 아니라 현지의 열대어 농장 견학을 했다하니 돌아오는 것은 욕이요, 화끈한 손찌검이었다.

이대로는 설득하기 어렵겠다 싶어 마음대로 다니던 학교를 휴학해 버리고 유흥가의 야간업소에 웨이터로 들어갔다. 이곳에서의 사업자도 재미있는 것이 많지만 주제를 벗어나니 그저 남들이 경험 못한 것들을 많이 보고 배웠다 정도로만 하겠다.

야간업소 생활을 6개월가량 했던 어느 날 밤 갑자기 가게로 아버지께서 들어오셨다. 여태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 하는 줄로 알고 있었지만 나이 먹은 놈이 멀쩡히 다니던 학교 휴학해 버리고 편의점에서 일을 한다는 것을 내내 의심하고 뒤를 밟은 것이다.

아버지는 억지로 끌어내고는 결국 내 고집불통에 완전히 항복을 하고야 만다. ‘너 하고 싶은 대로 해라, 하지만 앞으로 학비, 결혼비용을 비롯한 모든 돈은 네가 스스로 벌어 써라!’ 이 말이 ‘너 이제 완전히 어른이다’라는 무서운 의미가 담겨있다는 것을 눈치 챘다면 약간은 고민했겠지만 그저 당시엔 뛸 듯이 기뻤다.

하지만 당장 시작할 수는 없었다. 일을 그만두기 위해 업소 사장님께 말씀드렸지만 조금만 더 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2개월을 더 일했기 때문이다. 그 2개월간은 오로지 궁리만 했다.

취미가 아닌 사업으로 열대어를 어떻게 바라봐야하는가?, 비용 대비 효과를 최대화 할 수 있는 가게규모는 어느 정도인가?, 이미 6개월 전 사업계획서속의 선정한 어종을 검토하고 또 검토했다.

술, 안주 나르고 룸에 들락거리는 아가씨, 술손님들 비위맞춰야 하는 웨이터가 생각할 시간이 어디 있었냐 묻는다면 놀라운 사실 하나를 알려줄 수 있다. 난 일한지 2달 만에 부장이 되어 가게관리를 하고 있었다. 사연은 길지만 어쨌거나 사실이다.

시간이 흘러 마침내 2009년 3월 28일 경기도의 좁은 골목길에 위치한 지하상가 임대 계약을 맺었다. 부동산 계약을 내 명의로 하는 것이 처음이기도 했지만 꿈에 그리던 일을 한다는 생각에 그날만은 잠을 이루지 못했다.

두려움은 없었다. 학교수업이 끝나고 어머니께 2000원을 받아 꽤 멀리 있었던 수족관에 구피를 사러 힘든지도 모르고 뛰어가던 어린 시절만 같았다.


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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