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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무덤(허광)’ 장기풍은 평화신문 미주지사 주간으로 15년 간 재직 후 은퇴하여 지금은 방랑여행과 글쓰기로 소일하고 있다. 미국 46개주와 캐나다 10개주 멕시코 쿠바 에콰도르 및 이탈리아 네덜란드를 배낭여행했다. 특히 원주민지역 문화와 생활상에 관심을 갖고 있다. 2014년 봄에 70일간 조국을 배낭여행했고 2017년 가을엔 45일간 울릉도와 남해안 도서를 배낭여행했다. 조국의 평화통일과 민족의 화해, 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를 소중하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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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이드 시위는 폭동이 아닙니다”

뉴욕에서 벗님들께 보내는 열여섯 번째 편지
글쓴이 : 장기풍 날짜 : 2020-06-08 (월) 09:28:01

 

 

벗님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이곳은 갑자기 날씨가 무더워졌습니다. 해변의 비키니 차림도 자연스럽습니다. 코로나가 한풀 꺾였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미국전역에는 매일 2만 명이상 확진자와 8백 명 이상이 코로나로 죽습니다. 뉴욕도 비슷한 상황입니다. 제가 사는 인구 240여 만 롱아일랜드 2개 카운티에 지금까지 81천명이 넘는 확진자와 46백 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습니다. 뉴욕주 전체로는 38만명 확진에 242백명이 사망했습니다. 지금까지 2백만명 확진자와 113천명 사망자가 발생한 미국은 코로나에 겹쳐 최근 전역의 인권시위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지난 525일 미네소타주에서 비무장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경찰 체포과정에서 사망한 후 인종차별에 격분한 시민들이 거리로 몰려나와 연일 시위를 펼치고 있습니다. 시위에는 흑인뿐 아니라 백인과 히스피닉 한국인 등 다양한 인종이 참가합니다. 사망한 조지 플로이드가 경찰 무릎에 목을 눌려 사망할 때까지 기록한 동영상이 퍼지자 인종불문하고 격분한 것입니다. 플로이드는 숨을 못 쉬겠어요. 살려주세요.”를 반복하다 마지막으로 어머니를 부르며 숨을 거두었습니다. 행인들이 경찰에 격렬하게 항의했으나 경찰은 그가 죽은 뒤에도 몇 분이나 계속 누르고 있었습니다. 구급차에 실린 플로이드는 시체였습니다. 명백한 살인입니다. 한국 언론에서 이를 흑인폭동, 약탈, 방화로 보도하는 것은 대단히 잘못된 표현입니다. 시위 와중의 일부 약탈과 방화는 인종에 관계없이 불량배들에 의해 저질러지며 시위자들은 다투어 이를 제지합니다. 일부에서는 흑인폭동으로 몰고 가려는 극우집단 소행으로 의심하기도 합니다.

 

사본 -Screenshot_2020-06-02-11-13-54.jpg

 

 

 

트럼프 대통령은 주지사들에게 연일 강경진압을 압박하면서 연방군을 동원하겠다고 위협합니다. 에스퍼 국방장관은 이에 평화시위에 군대를 결코 동원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통수권자에 대한 항명(抗命)인 셈입니다. 일부에서는 그의 해임을 예상합니다. 또 트럼프정부 초대 국방장관 해병대 출신 매티스는 미국역사상 이렇게 국민을 분열시키는 대통령은 본 일이 없다며 맹비난했습니다. 또 워싱턴DC 시장은 아예 백악관앞 4차선 도로명을 ‘Black Lives Matter’(흑인 생명은 소중하다)로 바꾸고 도로 전체를 노란색 페인트로 크게 구호를 새겼습니다. 이번 주말 무더위에도 백악관 앞에는 최대인파가 모였습니다. 19638월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인권대행진 후 57년만의 제2 인권대행진인 셈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연일 기행(奇行)을 보입니다. 62일에는 백악관 앞 평화시위를 경찰을 동원 최루탄과 고무총으로 해산시키고 경호대에 둘러싸여 2백미터 거리의 성공회 교회까지 걸어가 성경을 손에 들고 사진을 찍고 돌아왔습니다. 다음날에는 워싱턴 성 요한 바오로 2세 기념 순례성당을 찾아 같은 행동을 되풀이 했습니다. 이런 기행은 성공회 주교와 가톨릭 워싱턴 대교구장 그레고리 대주교와 미국 주교회의 의장으로부터 종교를 정치적으로 왜곡하고 악용한다는 이유로 격한 비난을 받았으며, 프란치스코 교종도 미국교회와 뜻을 같이 한다는 메시지를 발표했습니다.

 

많은 도시에 통행금지령이 내렸습니다. 수도 워싱턴 DC도 저녁 7시부터 통행금지입니다. 미 전역에서 항의시위와 경찰의 강경진압도 빈번히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뉴욕시 경찰 대처가 돋보입니다. 뉴욕경찰은 첫날 경찰차로 시위대에 돌진하는 무모함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다음 날부터는 180도 달라졌습니다. 경찰청장과 진압경찰이 동조의 의미로 무릎을 꿇고 시위대와 연대하기 시작했습니다. 경찰 호위아래 시위하는 동안 폭력이나 약탈은 있을 수 없습니다. 처음 이를 비판하던 주지사도 이런 변화에 잘못 생각했다고 사과했습니다. 시위진압을 위한 고도의 전략인 셈입니다. 이런 진압방식은 세계 어디서든 국민들이 공감하는 시위에 대처하는 모범이 될 것 같습니다.

 

무더운 날씨에 해변을 포기하고 인근 타운 숲길을 걸었습니다. 호수와 시냇물이 흐르고 거대한 나무와 어깨 높이까지 자란 고사리 숲으로 냉기마저 흐릅니다. 산책 후 차를 몰고 타운 기차역 부근을 지나는데 여러 대 소방차, 경찰차들이 경광등을 번쩍이며 있습니다. 조심스레 접근하니 2백여 시위대가 ‘black lives matter'(흑인 생명은 소중하다)와 고인의 마지막 외침인 ’I can't breathe‘(숨을 쉴 수 없어요) 등 피켓을 들고 시위하고 있습니다. 백인 타운이라 흑인은 볼 수 없고 백인들뿐입니다. 저도 모르게 창문을 열고 엄지손가락을 올려주었더니 일제히 환호성을 터트리며 손을 흔들어댑니다. 저도 드라이브스루시위에 참가한 셈입니다. 아무튼 지금 미국은 코로나에 시위사태까지 겹쳐 설상가상입니다. 아무쪼록 코로나와 이번 인권시위 사태가 인권적, 경제적, 환경적 측면에서 새로운 변화를 가져오는 계기가 되기를 기도할 뿐입니다. 벗님여러분 또 소식을 전하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202067

뉴욕에서 장기풍 드림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빈무덤의 배낭여행기

 

http://www.newsroh.com/bbs/board.php?bo_table=b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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