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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과 적당히 타협하고 살다가 지하철 공짜로 타는 나이가 됐다. 더 늦기 전에 젊은 날의 로망이었던 세계일주를 해야겠다고 결심하고 출가하듯 비장한 각오로 한국을 떠났다. 무대뽀 정신으로 좌충우돌하며 627일간 5대양 6대주를 달팽이처럼 느리게 누비고 돌아왔다. 지금도 꿈을 꾸며 설레이며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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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에서 ‘불의나라’ 아제르바이잔으로

<이스탄불 이스티크랄 거리>
글쓴이 : 안정훈 날짜 : 2022-11-14 (월) 06:50:24

<이스탄불 이스티크랄 거리>

 


 

내가 이스탄불에서 가장 좋아하는 거리다.

활기와 자유분방한 분위기가 좋다.

탁심 광장에서 튀넬 역까지 이어지는 1.4km의 거리다.

이스탄불의 명동이라고 할 수있는 번화한 거리다.

차량 진입을 제한하고 있어 천천히 둘러보며 걷기 좋은 워킹 스트리트다.

길의 양 옆으로 유럽풍의 석조 건물이 이어져 있어 기념사진 찍는데 좋은 배경이 된다.

특히 땡땡땡~ 종소리를 울리며 느리게 운행하는 빨간색 트램은 낭만적이어서 인기가 높다.



 


내가 이스티크랄 거리를 좋아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카페의 야외 테이블에 앉아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기 좋아서다.

겨울에도 춥지 않아 야외를 선호(選好) 한다.

사람 구경도 하고 인터넷 검색도 하고 페북에 포스팅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이번에 20일간의 터키 자동차 일주 여행을 마치고 나서 3일 동안을 이스탄불에서 더 머물렀다.

나는 다른 곳은 가지 않고 주로 이스티크랄 거리에서 보냈다.

여기서 다음 행선지인 아제르바이잔 여행 계획을 짰다.

안녕 터키!

안녕 이스티크랄!

 

***************************

 

<Fire Mountain>



 


꺼지지 않고 수 천 년을 타오르고 있는 불꽃의 산이다.

<불의 나라>라고 불리우는 아제르바이잔의 수도 바쿠의 외곽에 있다.

야나르다흐 또는 burning mountain 이라고도 부른다.

땅에서 불꽃이 나온다.

자연적으로 발화된 뒤 지하의 가스층에서 가스가 솟아 올라 불이 유지 되고 있다.

특히 불을 숭배하는 조로아스터 교도들의 성지다.

명상과 순례를 위해 찾는다.

불길을 바라 보다보면 나도 모르게 빨려 든다.

일반 관광객들에는 불멍의 명소인 셈이다.

아제르바이잔은 19세기에 이미 석유가 발견 됐었다.

시내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석유 시추공 작업을 하는 장면을 보게 된다.

석유가 한방울도 나지않는 한국과 비교되어 그저 부러웠다.

바쿠는 낮 보다 밤이 화려하다.

화려한 조명 탓이다.

코카서스 3국 중에서 가장 빠르게 도시가 현대적으로 변화한 것도 다 석유 덕분이다.

Fire mountain 에 간 날 마침 학생 민속 공연단의 현장 리허설이 있었다.

민속 복장과 춤 그리고 꺼지지 않는 불꽃이 잘 어울렸다.

내가 한국에서 왔다고 했더니꺅~ 하고 괴성(怪聲)을 지르며 자기가 좋아하는 한국 연예인 이름을 외친다.

같이 기념사진을 찍었다.

모두가 좋아한다.

바로 인스타그램에 올려 달라고 한다.

더듬 더듬 올렸더니 그 자리에서 핸드폰으로 확인하고 좋아한다.

신비한 불꽃과 함께 청춘의 기를 듬뿍 받고왔다.

 



*****************************

 

<방심은 금물>

두번째 세계 여행326일째



 

터키에서 아제르바이잔으로 가는 날 공항에서 또 한바탕 쌩쑈를 했다.

이번에 11개월 동안 여행을 하며 비행기를 많이 탔는데 아무일 없이 넘어간 경우가 거의 없다.

징크스가 따라 다니는 것 같아

이젠 공항에 갈 때 마다 울렁증이 날 정도다.

그나마 다행인건 현장에서 잘 해결해서 여행을 망친 경우는 없으니 그저 감사할 뿐이다.

일부러 시간을 여유있게 잡고 이스탄불의 사비아쾍첸 공항으로 나갔다.

발권 창구에서 위탁 수화물을 무빙 벨트에 올려 놓고 표를 받기 직전이다.

여직원이 백신 접종 증명서를 보여 달라고 한다.

아뿔사~

최근에는 아프리카에서도 보자는 소리를 안해서 펜데믹이 끝난걸로 착각한게 실수다.

이프리카의 보츠와나에서 3차 까지 접종을 했다.

하지만 이제 쓸일 없다고 생각하고 증명서를 캐리어에 넣고 잠궈 버렸다.

문제는 일 년 전에 여행을 떠나면서 기존에 쓰던 28인치 가방이 너무 커서 새로 구입한 작은 국산 캐리어가 말썽을 부린다는거다.

번호를 돌려서잠근 다음에 다시 열려고 하면 비번이 달라져서 열리지 않는다.

작년에 여행을 시작 하자마자 뱅기 화물칸에 실렸다 나오더니 뇌진탕 증세를 보였다.

3자리의 비밀 번호가 엉켜 버린다.

내던지듯 함부로 다루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에 쓰던 캐리어는 몇 년을 끌고 다녔지만 이런 일이 한번도 없었다.




이젠 이골이 났다.

새로운 숙소에 도착하면 바뀌어버린 비번을 찾는 작업 부터 한다.

방법은 유투브에 자세히 나와있다.

명함을 비번 아래로 밀어서 쏙 들어가는 번호를 찾는다.

3개를 다 찾으면 각각의 번호를 같은 방향으로 하나씩 돌려가면서 푸쉬 버튼을 눌러 본다.

운이 좋으면 짧은 시간에 찰칵 소리가 나면서 열린다.

번호가 하나라도 틀리면 진땀나게 시간이 오래 걸린다.

창구에서 캐리어를 다시 내려서 공항 로비 바닥에 놓고 작업을 시작한다.

숙소에서 할 때는 마음과 시간이 여유가 있어 어렵지 않다.

그러나 공항 로비 바닥에 놓고 작업을 하려니 마음이 급하고 시간에 쫓겨서 자꾸 오류가 난다.

다행히 공항에서는 모두가 다 바빠서 캐리어를 열려고 낑낑대는 내 모습에 눈길을 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서 그나마 마음이 편했다.

발권 창구 여직원이 다가와 내 여권을 돌려주고 간다.

5개의 발권 창구 중에 3개는 닫혔다.

시간이 꽤 흐른거다.

직원들이 보딩장으로 옮겨 간다.

어찌어찌 겨우 캐리어를 열었다.

창구로 달려 갔다.

남자 직원이 아제르바이잔 입국 비자를 받았느냐고 심문하듯 묻는다.

대한민국의 비자 파워를 뭘로보고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 하는겨?

대한민국 국민은 26달러를 내고 도착 비자를 받는다고 친절하게 설명해 주었다.

그랬더니 또 컴퓨터로 확인하고 다른 직원에게 묻고 별 짓을 다 하더니 퉁명스런 표정으로 표를 건내 준다.

속이 터지지만 모든건 내 부주의 때문에 벌어진 일이 참는다.

억지 미소까지 지으며 땡큐를 날려 주었다.




달려라 달려~

탑승장은 왜 이렇게 먼거야.

어리버리하면 손 발이 고생한다는 말이 딱 맞다.

나를 두고 한 말 같다.

운전도 초보일 때는 진땀을 흘리지만 사고는 별로 없다.

조심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익숙해 질때 사고가 잘 난다.

2차 세계 여행을 시작한지 어느덧 11개월이 흘렀다.

아마도 뱅기를서른 번 정도는 탄거 같다.

익숙해 지면서 마음이 해이해진 것 같다.

매사 불여 튼튼이다.

아직 갈 길이 멀다.

'방심은 금물이다'라고 스스로에게 다짐하며 신발끈을 다시 조여 맸다.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안정훈의 세상사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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