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부지시니어의 내맘대로 지구한바퀴

작년 12월 8일 한국을 떠나왔다.
3월 18일로 꼭 100일 째가 됐다.
마침 렌트 하우스로 이사를 하는 날이라 바쁘게 보냈다.
대충 정리를 마치고 유랑 100일의 소감과 정리를 해본다.

1. 뭔 맘으로 코로나 시국에 여행을 떠난겨?
작년에 제주도에서 일 년 살이 하면서 펜데믹이 끝나기를 기다렸지.
올레길 6바퀴를 돌았지. (425km×6회=2550km).
곰이 마늘 먹으며 좋은 날이 오기를 기다리듯이 당근 씹으며 견딘거지.
하지만 터널의 끝은 보이지 않았어.
무조건 12월에 떠나기로 마음 먹었지.
서울로 올라와서 떠날 준비를 하는데 갑자기 가슴에 엄청난 씽크홀이 뚫렸어.
어찌 메꾸나 한숨 짓고 눈물만 흘렸지.
그 때 내 사정을 잘아는 절친 이동훈 병원장이 왔어.
딴 소리 말고 어서 나가라고 등 떠밀더군.
딸들도 지지해 주었고.
주섬 주섬 대충 대충 챙겨서 야밤에 피난가듯 떠났어.
유랑(流浪)을 시작한거지.
2. 어딜 돌아 다닌겨?
터키에서 한 달, 조지아에서 2주, 나머지는 이집트에서 뭉개고있어.

3. 왜 하필 터키, 조지아, 이집트로 간겨?
무엇보다 자가격리, pcr음성 확인서, 코로나 보험, 마스크 등이 필요 없기 때문이지.
4. 이집트에는 왜 오래 개기고 있는겨?
첨엔 조지아에서 개기려고 했지.
360일 무비자에 인프라도 좋고 물가도 싸고 다 좋은데 넘 춥더라.
나이 드니 추운게 넘 싫은거야.
그래서 가깝고 따뜻한 나라를 찾았지.
그게 이집트 다합이었어.
큰 딸이 와서 함께 피라미드와 스핑크스, 신전들을 보러 여행 다닌 기간 빼고는 줄창 다합에서 지내고있어.

5. 집에 가고 싶지 않아?
뭔 개 풀 뜯어 먹는 소리 하는겨.
건강하게 여행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왔다갔다 할 시간이 어딨어.
난 죽을 때까지 노매드로 사는게 소원이거든.
내 하고 싶은거 하면서 살다 죽을거야.
6. 앞으로 계획은 뭐야?
계획? 그런거 없어.
그냥 바람 따라 구름 따라 여행벗 따라 흘러서 가려고해.

7. 4차원 대답하지 말고 솔직히 털어놔 봐. 어디 가고 싶은겨?
에구궁 깨개갱~ 꼭 찝누만.
아프리카 나라들 가고 싶다.
코카서스 나라도 가고 싶다.
중앙 아시아의 스탄~나라들 가고 싶다.
아참! 인도, 몽골도 가야 하고
추운 계절에는 따뜻한 필리핀이나 태국같은 남쪽 나라에서 지내고 싶어.

8. 돈 많은가 보네 (비꼬는 투의 목소리)
돈질은 얼마나 하고 다니는겨?
하루에 평균 5 ~ 6 만원 썼더라.
뱅기값 등 교통비, 방값, 밥값, 기타 등등 다 포함한거다.(딸래미 와서 럭셔리하게 지낸 비용은 제외하고 나 혼자 지낼 때 기준이여)

9.코로나 무섭지 않아? 이제 7학년인데 건강은 버틸만한겨?
한국이 더 위험하고 무섭지.
여긴 마스크 쓰는 사람 없어.
거리두기 이런거 몰라.
영업제한? 코로나 걸리지 않는 대신 굶어서 죽으라고?
완전한 위드 꼬로나 세상이야.
걸리면 집에서 해열제(解熱劑) 먹고 며칠 지나면 나아서 돌아다니더만. 각자도생이야.
장교는 각자 책임, 병사는 연대 책임이라는 군대 시절 농담이 생각나.
뭔 말인지 알아 먹었지? ㅎㅎㅎㅎㅎ
건강? 그냥 걸어. 지금도 하루에 평균 2만보 정도 걸어.
근육질이 아니라 물살이지만 허벅지와 장딴지는 말 근육이지롱.
옛날에 맨날 술 퍼마셔서 속병에 시달리고 몸살 나서 약병 달고 살던거 생각하면 양반 됐지.
혈압은 괜찮고 당은 신경 써서 관리해야하는 상태여.
앞으로 몇 년은 잘 관리하면 그냥저냥 쓸수 있을것 같아.

10. 낯선 땅에 혼자 가면 무섭거나 외롭거나하지 않은겨?
다녀 보니 사람 사는게 다 거기가 거기더만.
아프리카라고 귀신이나 도깨비가 아니라 나랑 똑같은 인간들이 살더라고.
피부 색깔만 다를 뿐 잘 먹고 잘 살아 보려고 용쓰는건 비슷하더라고.
부자와 가난한자들 간의 엄청난 차이, 부조리, 모순, 범죄 등등~
내가 만든 여행의 법칙이 있어.
혼자 가면 다양한 사람을 만난다.
기대하고 가면 실망하고, 생각없이 가면 만족한다.
인간의 반은 나쁠지라도 나머지 반은 착하다.
외롭지 않게 유랑하는건 복이기도 하지만 노력이다
To be continue~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안정훈의 세상사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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