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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과 적당히 타협하고 살다가 지하철 공짜로 타는 나이가 됐다. 더 늦기 전에 젊은 날의 로망이었던 세계일주를 해야겠다고 결심하고 출가하듯 비장한 각오로 한국을 떠났다. 무대뽀 정신으로 좌충우돌하며 627일간 5대양 6대주를 달팽이처럼 느리게 누비고 돌아왔다. 지금도 꿈을 꾸며 설레이며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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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로스톤 하이킹

미쿡 노마드 D+25. 7월8일
글쓴이 : 안정훈 날짜 : 2024-07-19 (금) 18:08:13

미쿡 노마드 D+25. 7월8일

 

어제 밤은 월마트 주차장에서 차박을 했다.

캠핑카라면 몰라도 밴은 불편한게 많다.

딱 한번 경험한걸로 족하다.

삭신이 저린다.

내색은 못하겠고

돌아가신 아버지한테 꼰지른다.

"아부지요. 오늘은 쬐께 몸땡이가 힘드네요"

"아들아 그러게 먹는것과 자는데는 쪼잔하게 돈 아끼지 말라고 했잖니"

"그런게 아니고요. 아그들이 한번 경험해보고 싶다고해서 그냥 따라준거예요"

"넌 따박 따박 말대꾸하는건 똑같구나. 시키는대로 혀"

"따식이~ 오랫만에 맥주 짝으로 갖다놓고 기분 좋게 낮술 마시는데 불러내서 찌질한 야그나 하고 말이야"

"넵넵, 들어가셔서 즐겁게 많이 드세요. 에구~ 돌아 가실 때도 밤 드시다가 주상사(酒上死)하시더니 여전하시네요. 나이스 드링크하셔요"

몽롱하다.

잠을 깨야한다.

구석탱이 찾아가서 소심하게 체조 한번하고 나니 몸이 훨 풀린다.




옐로스톤 가는 길에 주유소에 들렀다.

거시기가 마트에서 곰 퇴치 스프레이를 꼭 사야한단다.

오늘 하이킹하는데 곰이 많아서 필수품이란다.

가격이 무려 50달러다.

하이킹 시작 전에 시험삼아 뿌려봤다.

대학 시절 수도없이 눈물 콧물 쏟게했던 강렬한 최류탄이랑 똑같다.

곰은 커녕 발자국 구경도 못했다.

이건 한국에 가져갈수도 없다.

아~ 아까비라 50달러.

미국에 있는 동안 호신용으로나 써야겠다 ㅎ

7월 6일 오후 2시에 샌프란시스코를 출발했다.



 


7월 8일 오전 10시에 옐로스톤 국립공원에 도착했다.

이젠 이틀 정도 계속 차를 타고 이동한데 익숙해졌다.

옐로스톤은 와이오밍, 몬태나,

아이다호주에 걸쳐있는 거대한 국립공원이다.

세계 최초이자 미국 최초의 국립 공원이다.

1978년 유네스코 세계 유산에 등재되었다.

면적이 서울시의 15배 정도 넓다.

충청남도 보다 더 크다.

황 성분으로 인해 돌들이 노란 색이라서 Yellow stone 이라고 부른다.

워낙 유명하지만 위치상 가기가 힘이 든다.

숙소비도 다른 지역보다 비싸다.

3일 정도는 잡아야 볼 수 있다.

오고 가는 시간이 많이 걸린다.

시간이 넉넉하지 않은 자유 여행자들이 오래 머물기가 쉽지않다.

우리는 하이킹에 중점을 두기로했다.

서부쪽의 국립공원에 많이 갔다.

늘 날씨가 않좋거나 시간에 쫒겨 하지 못했다.

이번에는 제대로 하이킹을 했다.

호수 까지 4시간을 빡세게 걸었다.

2만5천보를 걸었다.

매일 차를 타고 이동하는 바람에 하루 평균 5,000보 정도 밖에 못걸었다.

오랫만에 피톤치트 마시며 제대로 걸었다.

피곤하기는 커녕 몸이 가뿐하게 풀리고 상쾌해졌다.

아직 멘탈이나 몸이 잘 버텨주니 기쁘고 감사하다.



 


저녁 늦게 와이오밍주의 코디에 도착했다

중국인이 주인인 작은 모텔인데 친절하고 깨끗해서 만족했다.

가격은 140달러다.

그나마 주변의 다른 곳 보다는 저렴하다.

전날 차박하고 오늘은 트랙킹을 했다.

몸이 물에 젖은 솜처럼 무겁다.

밤 11시에 고기 꾸어서 늦은 저녁을 먹었다.

샤워하고 침대에 눕자마자 한번도 깨지않고 꿀잠을 잤다.

행복이 별거 아니구만~

잘 먹고 잘 자고 아픈데 없고 신났으면 그거이 행복이구만.

나 점점 더 단순해지고 있다.ㅎ



 


**********************************

 

<Mount Rushmore>

미쿡 노마드 D+26. 7월9일

 

정식 명칭은 러시모어 산(山) 국립 기념공원 (Mount Rushmore National Memorial)이다.

사우스 다코다주에 있다.




바위산에다가 미국의 위대한 대통령으로 꼽히는 조지 와싱턴, 제퍼슨, 루즈벨트, 링컨의 얼굴을 새겼다.

세계 최대의 조각품으로 유명하다.

자유의 여신상과

할리우드 대형 간판

그리고 마운트 러시 모어를

미국의 3대 랜드 마크로 꼽는다.

자연의 장엄함과 인간의 집념이 어우러진 대담한 걸작품(傑作品)이다.

미국 역사의 빛나는 페이지들이 상징적으로 담겨있다.

오늘은 옐로우스톤을 출발해서 하루 종일 달렸다.

9시간이 걸렸다.

러시모어에 도착하니 저녁 8시20분이다.

일몰 전이다.

점등 세레머니 시간에 딱 맞추어 왔다.



대형 조각품을 보는 순간 입이 저절로 벌어진다.

"진짜 빌어먹을 러시모어네. 어떻게 거대한 산 하나를 통째로 깎아서 조각할 생각을 했을까?"

대 역사를 시작한건 러시모어다.

변호사이자 광산업자였다.

천재 아니면 또라이다.

주민들은 그를 빌어먹을 러시모어라고 불렀다.

그 빌어먹을 러시모어가 기념공원의 명칭이 됐다.

해가 지면 관객들이 바위산을 향해 놓여진 의자에 앉는다.

행사 시작을 기다린다.

마운트 머시모어에 대한 나레이터의 설명으로 시작된다.

4명의 위대한 대통령의 빛나는 업적을 소개한다.



 


야간에 조명빨까지 받으니 집중력 최고다.

목소리가 쥑인다.

장엄하다.

이어서 14년 간의 조각 과정을 기록한 흑백 영화가 상영된다.

영화가 끝나면 조각상에 라이트를 비추는 점등을 한다.

우뢰와 같은 박수와 함성이 터진다.

마지막으로 미국 국가가 울려퍼진다.

관객들이 기립(起立)한다.

가슴에 손을 대고 국가를 함께 부른다.

깜깜한 밤중에 울려 퍼지는 The Star - Spangled Banner는 감동적일수밖에 없다.

길고긴 박수를 쳐대며 자리를 뜰줄 모른다.

감동의 도가니탕이다.

왠지 눈물 날 것 같은 분위기다.



 


아하~

미국은 시민들이 스스로 돈내고 와서 애국심 고취 정신 교육을 받고 가는 나라였구나~ ㅠㅠ

미국은 군대에서도 정신교육이 따로 없다.

강제 주입식 교육에 익숙한 나에겐 신선하게 느껴졌다.

미국은 영화나 에니메이션이나 게임을 통해 자연스럽게 애국자로 만든다.

즐기면서 저절로 조국을 사랑하고 지켜야 한다는 결의를 다지게한다.

한 수 위다.

부럽다.

우리 처럼 앤딩 자막이 끝나기도 전에 서둘러 일어나지 않더라.

여유롭다.

감동을 끝까지 제대로 음미하더라.

멋진 넘들~

가까운 거리에 있는 러스모어 익스프레스 패밀리 슈트에 10시 반이 넘어서 도착했다.

125달러다.

넓고 깨끗하다.

방 안에 전자렌지와 냉장고 그리고 식탁까지 갖추어져 있다.

가성비 좋다.

늦은 저녁을 간단히 먹으려했다.

이왕 늦은거 마음을 휘까닥 바꿔서 고기까지 꾸어 먹었다.

게다가 조식까지 포함이다.

아메리칸 브랙퍼스트~

아침 식사 준비와 정리 시간을 아낄수가 있어서 느므 좋다.

그런데 마음이 너무 풀어졌나보다

토론 배틀이 한 밤중까지 벌어졌다.

그 야그는 낼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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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없는 여행>

미쿡 노마드 D+27. 7월 10일.

 

오늘은 사우스다코타주의 러시모어에서 블루어스까지 간다.

500마일(800km)이다.

러시 모어의 월 마트 들러서 필요한 물품들을 사고 낮 12시에 떠났다.

하루 종일 달리기만 했다.

내일은 블루어스에서 일리노이주의

시카고 까지 460마일(736kk)을 가야한다.

모레는 시카고에서 나이아가라 폭포 까지 간다.

540마일(860km)이다.

오로지 나이아가라 폭포를 가기 위해서 달리고 또 달린다.




미국 땅덩어리가 넓다는건 알았지만 실제로 다녀보니 상상 초월이다.

나이야 가라!를 외쳐 보지만 미친 대륙의 스케일에 점점 뒷심이 딸린다.

32살 그리고 65살과 함께하지 않았다면 지금쯤 절반도 오지 못했을거라는 생각이 든다.



 


어제 밤 12시에 심야 고기를 꾸어 먹었다.

힘이 뻗쳤나보다.

3시 까지 이바구를 떨었다.

오늘 이동하는 차안에서 그 야그를 쓰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생각을 바꿨다.

시작과 과정은 생략하고 결론만 간단히 쓰기로했다.

이유는 한 페친의 댓글 의견을 받아들이기로 했기 때문이다

"그 야그는 하지마세요!

잼없을거 가터유~"

이해한다.

천방지축, 좌충우돌, 예측불허, 울퉁불퉁, 우당탕탕, 사고연발인 여행을 하고 있다.

몇 몇 분들이 걱정도 하고 답답해 하기도하고 혹은 화가 난다고도 했다.

물론 조언이나 좋은 정보나 도움을 주는 분이 더 많기는하다.

 

각설하고

시작은 사소한 의견 차이에서 비롯됐다.

바로 야자 타임으로 돌입했다.

늦은 밤이라 목소리가 크면 이웃에게 폐가 된다.

목소리를 낮추어 조근조근 얘기했다.

점점 이견이 줄어 들었다.

나는 이견도 숨기지 않고 털어 놓는 스탈이다.

지난번에도 야자 타임 과정과 내용을 공개했었다.

그걸 빼고 얘기하자니 불편하긴하다.

암튼 반전을 이루었다.

결론은

"우리는 지금 세상에 없는 여행을 하고있다.

낭베의 케미는 어벤저스급이다.

이대로 쫘아악~가즈아~ ~"

"수고했다. 고맙다. 미안하다. 이 세 마듸면 모든건 다 풀린다"

오늘 차 안은 음악 소리 드높았다.

폭소가 팝콘 처럼 터졌다.

 


카우보이를 만났다

 


주유소에 뜬금없는 염소. 기계에 25센트를 넣으면 사료가 나온다. 염소는 인심 좋은 물주를 기다리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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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미 짱>

-미쿡 노마드 D+28. 7월11일.

 

오늘은 블루어스에서 일리노이주의

시카고 까지 460마일(736kk)을 가야한다.

매일 달리고 쉬고를 반복한다.

웃고 떠들며 간다.

자기가 살아온 얘기도한다.

점점 서로를 깊게 알아가고 이해해간다.

익숙해지니 전혀 불편하지 않다.

지루하지않다.

오늘은 자랑질이나 해야겠다.

두 번의 어려운 고비가 있었다.

엉뚱한 사고를 친 다음이다.

그럴땐 분위기가 무겁다.

웃음이 사라지고 침묵이 깔린다.

30대와 60대와 70대의 조합이다.

문제와 어려움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그게 더 이상한거다.

이럴땐 터놓고 야그하는게 최고다.

야자타임을 두 번 가졌다.

"최악의 상황"이라는 말 까지 나왔다.

"여행이 넘 힘들다. 돌아가고 싶다"는 말도 나왔다.

그럴수 있다.

실컷 얘기하라고했다.

설득이나 해명 대신 격하게 맞장구를 쳐주었다.

내가 선택한 사람들이다.

잘 알고 믿기 때문이다.

마음껏 뱉어라.

곪은건 터뜨려야한다.

이명래 고약 붙여주고 호호 쎄쎄 불어줘야 낫는다.

쌓인건 그때 바로 풀어야한다.

시작할 때는 불평과 탓을 했다.

마지막에는 공산당 애미나이가 자아비판하듯이 자기 반성으로 끝맺음을 한다.

문제를 아는 사람은 해결 방법도 알더라.

어려운 순간을 잘 넘겼다.

세 사람 모두가 긍정의 마인드를 갖고있기에 가능했다




감사하다.

지금 낭베(낭만 베짱이)는 세상에 없는 특별한 여행을 하고 있다고 자뻑까지 하고있다.

아무도 우리같은 여행은 하지못한다.

우리같은 추억은 만들지 못한다고 순진 & 멍청하게 믿는다. ㅎㅎㅎㅎ

더 즐겁고 명랑해졌다.

흰 소리와 농담과 웃음 소리가 차 안 가득 터지고 있다.

멜론 뮤직을 다운 받아서 크게 틀고 달린다.

낭베의 케미는 퍼펙트 짱이다!!!

<케미의 뜻>미디어 속의 등장인물들이 잘 어울리는 것을 뜻하는 젊은 사람들의 신조어이다.

사람 사이의 강력한 끌림, 혹은 스포츠계에서 팀 내 단결력을 의미하는 영어 단어인 케미스트리(chemistry)에서 변형되었다.

 


 

노망 난거 아니고 신바람이 난거임. 작품명은 금문고 쌩쑈~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안정훈의 세상사는 이야기

 

http://newsroh.com/bbs/board.php?bo_table=an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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