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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훈의 ‘세상사는 이야기’
세상과 적당히 타협하고 살다가 지하철 공짜로 타는 나이가 됐다. 더 늦기 전에 젊은 날의 로망이었던 세계일주를 해야겠다고 결심하고 출가하듯 비장한 각오로 한국을 떠났다. 무대뽀 정신으로 좌충우돌하며 627일간 5대양 6대주를 달팽이처럼 느리게 누비고 돌아왔다. 지금도 꿈을 꾸며 설레이며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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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테말라의 별난 시내버스

글쓴이 : 안정훈 날짜 : 2024-11-03 (일) 20:28:10


과테마라 시티에는 버스 노선이 잘 되있는 편이다.

요금도 싸다(5캐찰 )

그러나 내가 만났던 20년 넘게 산 교민들도 버스를 타 본 사람은 없었다.

가장 큰 이유는 위험해서다.

예전에는 강도들이 버스 승객 전체를 털어가는 상상초월의 사건이 자주 발생했다.

또 다른 이유는 고물 버스가 대부분이라 매연이 너무 심해서란다.

나는 로컬 동네에서 지낼 때 처음에는 우버 택시만 탔다.

조금 익숙해지자 시내에 나가고 들어올 때는 시내 버스를 이용했다.

지금은 zona7에 있는 서울의 거리에서 지내기에 버스를 탈 일이 없다.

근처에 한인 식당과 마트, 스타벅스, 최신 종합 쇼핑몰인 미라플로레스, 월마트, 프라이스클럽, 병원, 약국 등이 다 있기 때문이다.

교민분들이 나에게 신신 당부한다.

버스 타지 마라

걸어 다니지 마라

우버만 타라.

주머니에는 2~300캐찰만 넣고 다녀라.

핸드폰은 뺏겨도 괜찮을 세컨드 폰을 꼭 챙겨서 다녀라.

달라면 암말 말고 줘라.

등등

넵넵~

고분고분 대답을 하지만 로컬 체험을 포기하지는 않았다.

나의 여행은 돈 많이 쓰는 관광이 아니다.

깃발 따라 다니는 패캐지도 아니다.

이쨋든 과테말라 와서 하고 싶은건 다했다.

원했던대로 로컬과 교민 사회 양쪽을 다 봤다.

물론 긴장과 조심의 끈은 항상 팽팽하게 조이고 다녀야한다.

방심은 금물이다.

 


 

버스 탑승구 쪽에 경찰관석이 있다.

경찰이 타서 지키는 버스가 신기하다..

예전에는 강도가 버스 승객을 터는 사고가 종종 발행했었단다

승객이 탑승하면 기사에게 5캐찰(870원)을 낸다.

기사가 버튼을 누른다.

철제 회전문이 작동된다.

승객이 몸으로 밀고 들어간다.

회전문이 좁아서 배낭이나 짐은 머리 위로 들어 올려야만 들어갈 수가 있다.

머뭇거리다 바로 밀고 들어가지 못하면 낭패다.

시간이 조금 경과하면 문이 작동하지 않는다.… 더 보기

 


이런 버스는 앞으로 타고 뒤로 내린다.

뒷쪽의 하차 회전문은 손이나 몸으로 밀면 그냥 돌아간다.

불편하다. 손님이 많을 때는 시간이 많이 걸린다.

대부분의 버스는 앞이나 뒤에 노선 표시가 없다.

(간혹 요란한 전광판 행선지 표시 차량이 있긴하다)

색깔과 번호를 보고 알아서 타야한다. 정류장 안내 따위는 없다.

 


지선 버스는 모두 매연이 심한 오래된 차들이다.

뒷문이 없는 버스는 앞문으로 타고 내린다.

 


간선 버스는 산뜻하다.

초록색의 두 칸이 연결된 신형 버스다.

정류장도 버스 높이에 맞도록 높게 설치되어 있다.



 

간선 버스 정류장에는 경찰이 상주한다.

 

********************************************

 <아름다운 인연>


여행을 시작한지도 어느덧 100일이 넘었다.

위험하다고 소문이 흉흉한 중앙 아메리카로 들어섰다.

매일 잔뜩 쫄아서 두리번 두리번 어리버리하며 다닌다.

과테말라 시티에서는 인터넷으로 숙소를 정했다.

가보니까 로칼 동네다.

시장과 버스 정류장과 노점상 등으로 어수선하다.

처음엔 불안했다.

이틀 정도 지나니 쬐끔 익숙해졌다.

모든 물가가 싸다.

사람들이 무뚝뚝하지만 순박하다.

긴장이 살짝 풀리고 편하기 까지하다.

로칼 라이프를 찐하게 체험하는거라고 합리화했다.

여행은 낯선 것에 빨리 적응하는거라고 강하게 외쳤다. ㅉㅉ

교민이 내 숙소 얘기를 듣더니 표정이 심각해진다.

"거긴 아주 위험한 우범지역이다.

어쩌자고 그런 곳에 숙소를 잡았느냐?"고 나무란다.

내가 뭘 알았냐고요?

브라질 상파울로에서도 비슷한 바보 짓을 했었다.

갱들의 본거지 한복판에 숙소를 정했었다.

미리 선불을 주었기에 알고 나서도 바로 옮기지 못했다.

6년의 세월이 흘렀는데도 다시 똑같은 우를 범하고 있다.

마음 속이 뒤숭숭한데

한국에서 카톡이 왔다.

페북에 <시니어 여행대학>이라고 있다. 거기에 <이야기꾼 모임>이 있다.

그 모임의 이초은 사무총장이었다.

오프라인 모임에서 딱 한번 만났었다.

남미에서 오래 살았고 매우 활달하다.

회원 한 분이 과테말라 사는데 한번 만나보라고 한다.

불감청 고소원(不敢請 固所願)이다.

- 감히 청할수는 없으나 참으로 원하는 바라는 것이죠.

ㅎㅎ 유식한 척~

나야 베리 베리 굿!이다.





다음날 한국관에서 만났다.

유경숙님 부부와 지인들이 함께 나왔다.

간만에 생갈비를 뜯었다.

후식으로 냉면 씩씩이나 먹어 주시고 ~

감사 무지막지다.

유익한 정보를 많이 얻었다.

진작에 만났으면 과테말라 여행이 더 알차고 재미났을텐데~~

이제사 만난게 아쉬울 정도다.

과테말라의 과거와 현재를 제대로 이해할수 있었다.

우리 교민들의 삶도 많이 이해하게 되었다.

가장 큰 수확은 코리아 타운에 한인 게스트 하우스가 있다는걸 알게된 것이다.

서울의 거리에 있다.

위치가 깡패다.

안전하다.

하루 세끼 식사 제공이다.

숙박비도 적당한 수준이다.

내가 인터넷에서 열심히 찾아봤지만 발견하지 못했었다.

오데 갔다 이제 왔니?

우리 세대는 인터넷 정보는 이해하기가 쉽지않다.

직접 사람을 만나서 얻는 Human intelligence가 이해하기 쉽고 편하다.

문을 연지 얼마 안됐단다.

방이 몇 개 안되서 지인들 손님만 받는단다.

식사를 마치자마자 곧바로 직접 찾아가서 봤다.

벤츠 씩이나 얻어 타고 폼나게 ~

ㅠㅠ 이 넘에 속물 근성을 어쩌나?

마음에 쏙 든다.

바로 짐을 옮겼다.

이제야 안정이 되는것 같다.

한국에 있는것 같다.




낯선 땅에서 전혀 예상치 못한 인연을 만났다.

한국의 인연이 과테말라 에서 또 다른 인연으로 연결되는게 신기하다.

작은 인연이 세상을 아름답게 보이게하고 살 맛 나게한다.

인연 천사들 때문에 지구 끝까지 갈 수 있다는 자신감과 용기가 생긴다.

감사할 뿐이다.

 

********************************************

 

<아프면 안된다>

 

외국 여행하면서 아프면 안된다.

허리가 휘고 등골이 빠진다.

과테말라의 병원비와 약값도 역시나 혹독하게 비싸다.

현지인들이야 의료 보험이 있으니 그나마 낫다.

가난한 여행자는 "청량리 가요 중량교가요" 소리가 저절로 나온다.

- 옛날 옛적에 버스 차장이 있던 시절.

어린 여자 차장이 늦은 밤 피곤에 지쳐서 졸다가 무의식 중에 "차라리 죽는게 나요. 차라리 죽는게 나요"라고 잠꼬대 처럼 외쳤다는 슬픈 우스갯소리 가 떠오른다.

나는 당뇨 / 고혈압/ 고지혈/ 과민성 대장염 / 과민성 방광염 / 비염 등을 골고루 갖고있다. ㅠㅠ움직이는 종합 병동이다.

어떤 분은 내가 70이 넘었지만 건강해서 여행하는줄 알고 부러워한다.

건강해서 여행하는게 아니다.

건강이 더 나빠지기 전에 여행하려는거다.

건강해지려고 여행하는거다.

방구석에서 가족들의 간병을 받다가 죽으나

혼자서 이과수 폭포 구경하다 가슴 벅차 죽으나 죽기는 마찬가지다.

죽을 때 까지 내 두 발로 세상의 끝까지 가보는게 소원이다.

이야기가 거창해졌다.

다시 중심 잡고 본론으로 회귀한다.

이번 중앙 아메리카 여행은 원래 계획에는 없었다.

미국과 캐나다 로드 트립 76일을 마치면 바로 귀국할 예정이었다.

갑자기 마음을 바꿨다.

한국에 갔다가 다시 중미 여행을 오기는 어렵다.

미국에서 가기는 쉽다.

떡 본김에 차례 지내기로 했다.

망설이지 않고 귀국 뱅기표를 찢었다.

일행은 귀국하고 혼자서 중남미를 향해 돈키호테 처럼 떠나왔다.

이미 즉흥적이고 무계획인 채로 세계 일주를 두번이나 한 전력이 있다.

걱정이 되거나 어려울건 없다.

단 한 가지 문제만 있다. 한국에서 처방 받아서 가져온 복용약이 떨어진거다.

중남미는 의사의 처방전이 없어도 약국에서 약을 구입 할 수가 있다.

한국에서 복용하던 약과 똑같지는 않더라도 성분과 용량이 같은 약을 찾아서 구입하면 된다.

일단은 당뇨와 고지혈약 그리고 비타민과 마그네슘을 구입해야한다.

어렵게 성분과 용량이 같은 약을 찾아냈다.

그런데 약 가격이 너무 비싸다.

하지만 어쩔수 없다.

나의 충동적인 여행 열정을 충족하는데 꼭 필요한 기회 비용이라 생각하고 질렀다.

돈은 깨졌어도 약 문제를 해결하니 맘이 한결 편하다.




1달 약값 지출 내역을 공개한다.

총 608,000원을 썼다.

-당뇨약 3종 / 비타민/마그네슘 276,000원

- 고지혈 약 1종 123,000원

- 혈당 체크기 2개 (한 개는 불량으로 폐기) 144,000원

- 들개한테 물림 치료 132,000원

-장염약 및 기타약 52,000

한국의 의료보험이 세계 최고라는걸 새삼 실감한다.

해외에 나오면 저절로 애국자가 된다.

 

*************************************

<차카게 살아야겠다>



 


폐차 직전의 마을 버스로 세계를 누비고

당나귀와 함께 산티아고 순례길을 완주한

기발하고 황당하고 엉뚱한 꿈꾸는 여행자.

<마을 버스 세계를 가다>

<동키호택>을 써서 대박을 터뜨린 여행 베스트 셀러 작가.

황당한 아재, 여행의 전설.

누구를 말하는지 금새 알아챘을거라 믿는다.

임택 작가~

알고 보니 오지라퍼에다 마당발이다.

내가 과테말라에 있는걸 알고 불우 독거노인 돕기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후배를 만나보라고 소개를 해주었다.

여행을 하면서 현지 한국인들이 삶을 직관할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었다.

과테말라에 있는 교민들은 대부분 의류 봉제업에 종사한다.

한 때는 20,000명이 넘던 시절이 있었다.

코로나 때 썰물 처럼 빠졌다.

지금은 5천명 아래로 줄었다.

남은 사람들은 모두 뿌리가 단단한 분들이다.

이성수 전무가 바쁜 시간을 쪼개서 나를 가이드해주었다.

매출이 2억 달러가 넘는 기업의 간부다.

교민 사회에서 존경 받는 분이다.

그의 회사는 현지인 직원이 3천명, 한국인 직원이 100명이나 된다.

임금이 과테말라 근로자 평균의 2배 이상이다.

고품질 수출 제품을 생산해서 미국 시장에서 호평을 받는다.

주문 물량을 다 받지 못할 정도다.

최대 장점은 고품질 플러스 선적 후 하루면 미국 시장에 도착 시키는 신속성이다.

본인의 회사뿐 아니라 지인의 회사까지 섭외(涉外)해서 견학을 시켜주었다.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봉제, 방적,박스 공장인데도 먼지 한 점이 안보인다.

계속 자동화를 하고있다.

이역만리 낯설고 위험한 땅에서 성공 신화를 이루어낸 이 곳 한국인들이 너무

자랑스럽다.

진정한 애국자들이다.

자부심이 저절로 뿜뿜 샘 솟는다.

중남미 전체에서도 가장 고급스런 스테이크 레스토랑에서 오랫만에 우아하게 나이프질도 했다.

교민들의 과거와 현재를 자세하게 설명해준다.

구경하는 여행은 아무나 할 수 있다.

현지인과 교민의 삶을 이해하고 들여다 보는 여행은 아무나 할 수 없다.

세상에 없는 특별한 여행을 하고 있다는 것에 감사한다.

화산이 바라다 보이는 골프장으로 초대를 받았다.

이건 내가 사양했다.

배낭 여행자의 분수에 너무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내 여행의 포커스는 좋은 사람과 만나는 것이다

임택 작가 덕분에 제대로 사람 여행을 했다.

임작가와는 한국에서 딱 두 번 만났었다.

그 찰나(刹那) 같은 인연을 잊지않고 배려해주니 놀랍고 기쁘다.

살다보면 어디서 무엇이 되어 어떻게 만나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

밉상짓 하지말고

욕 먹을짓 하지말고

남에게 해끼치지말고

겸손하고 차카게 살아야겠다. ㅠㅠ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안정훈의 세상사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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