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쿡 캐나다 노마드 D+69. 8월 21일.

캘거리를 떠나 밴프로 간다.
록키를 보기 위해서다.
캘거리 부터는 높은 산들이 펼쳐진다.
비가 오면서 안개가 짙게 꼈다.
첩첩 산중이라 인터넷이 끊어진다.
네비가 안된다.
안개 속을 달리다가 벤프 입구를
지나쳤다.

떡본 김에 차례 지내기로했다.
호수를 구경했다.
차를 돌려서 밴프로 갔다.
평일인데도 다운 타운은 차와 사람으로 복새통이다.
혼잡을 피한다고 간 곳이 핫 스프링과 곤돌라 탑승장이다.
곤돌라를 타고 올라가서 주변을 조망(眺望)하려고 했다.
밑에서 보니 산 위에 안개가 잔뜩 끼여서 시계 제로 상태다.
바로 포기했다.
곤돌라는 한 명당 85,000원이다.
두 명이니 170,000만원이 굳었다.
맛난 점심을 사먹기로 했다.
헤매고 다니다 보니 밥 때를 놓쳤다.
허기가 진다.
당뇨인 나는 바로 저혈당이 온다.
무조건 당을 보충해줘야한다.
다운 타운 까지 가서 먹을 엄두가 나지 않는다.
올라 오면서 보니 정체가 엄청 심하다.
곤돌라 탑승장은 사람들은 바글바글 한데 마땅한 식당이 없다.
스벅이 보인다.
찬밥 더운밥 가릴 때가 아니다.
빵쪼가리와 커피 한잔으로 허겁지겁 기아를 면했다.
맛은 별로 였지만 운무가 감싸고 있는 멋진 산의 경치는 최고였다.

하늘이 나의 구경을 도와주지 않는다.
비와 안개로 훼방을 놓는다.
인연이 아닌거다라고 편하게 생각했다.
까이껏 다시 오면 되는거지 뭐.
내려오다 보니 캐나다군의 한국전 참전비가 보인다.
차를 세우고 설명문을 찬찬히 읽었다.
가평 전투의 대승과 영웅들을 기리는 기념비다.
묵념을 했다.
진심을 담아 리스펙트 했다.

록키는 안개로 감추더니 6.25참전 기념비는 눈에 확 띄게 햇살까지 환하다.
아하 ~ 깊은 뜻이 있었구나.
아쉬움이 깨끗이 사라졌다.
대신 감사와 만족을 얻었다.
내가 본 록키는 어쩌자고 안개에 젖어 있었다.
대신 한줄기 햇살을 비추어 남들이 그냥 지나치는 진짜 중요한걸 나만 보게 해주었다.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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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짓 끝>
- 미쿡 캐나다 노마드 D+70. 8월 22일.

캐나다 대륙 자동차 횡단을 무사히 마쳤다.
8월 18일 토론토 출발.
8월 22일 밴쿠버 도착.
4박 5일 동안 '트랜스 캐나다 하이웨이'를 달렸다.
4,286km.
로망 중에 하나였다.
도장깨기 기록 하나 추가다.
작은 사고도 없었다.
몸도 아픈데 없이 건강하다.
기쁘고 감사하다.
오늘은 미친짓 끝내고 제 정신 돌아온 뜻깊은 날이다.
자축하는 뜻에서 조신하게 푸욱 쉬기로했다.
꼬기 꾸어 먹고나서
꼼짝않고 시체 놀이 삼매경(三昧境)에 빠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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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쿠버 맹세>
- 미국 캐나다 노마드 D+71. 8월 23일

긴장감이 확 풀어진다.
며칠 푹 쉬고싶다.
밴쿠버는 1차 세계 일주 여행 때 왔었다.
배낭 메고 구석구석을 다녔다.
그 땐 눈에 총기가 있었다.
반짝반짝했다.
호기심이 넘쳤다.
가슴이 벌렁벌렁 뛰었다.
6년 만에 다시 왔다.
도시는 변한게 없다.
물가만 많이 비싸졌다.
특히 숙소비가 장난이 아니게 올랐다.
세월이 흘러 다시 왔다.
나의 눈은 총기가 사라졌다.
뭘 봐도 뭘 해도 덤덤하다.
마음의 여유는 많아졌지만 감동은 줄어 들었다.
다행히 어렵게 찾은 에어비앤비 숙소가 편하고 좋았다.
영어가 어설픈 중국인의 집이다.
조용한 주택가에 있다.
가격은 하루에 약 17만원 정도다.
가난한 여행자에게는 후덜덜이다.
밴쿠버에서는 그나마 저렴한 가격이다.
마당이 있어서 좋았다.
잔듸와 꽃과 나무가 어우러져있다.
마당 멍 때리기에 딱이다.

오늘도 비가 온다.
캐나다 첫날 부터 마지막 까지 비가 내린다.
내가 비를 몰고 다니는건지?
비가 나를 스토킹하는건지?
아무래도 괜찮다.
피할수 없으면 즐기면 된다.
마당의 파라솔 밑에 앉아 빗소리를 들었다. 디카페인 커피와 잘 어울린다.
쌓인 피로가 비에 씼기는듯하다.
밴쿠퍼 시내 투어 보다 마당 멍이 더 행복감을 준다.
27일 까지만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하면 된다.
28일에 동행자는 귀국한다.
나는 혼자서 멕시코를 거쳐 남미로 간다.
이제 5일 남았다.
샌프란시스코는 놀면서 가도 이틀이면 간다.
2~3일 정도는 시간이 남는다. 혼자라면 아무것도 안했을꺼다
뒹구리 뒹구리~
여행 뒷정리를 해야한다.
새로운 중남미 여행 계획도 세워야한다.
기(氣)도 충전 해줘야 해야한다.ㅎㅎ
하지만 혼자 여행이 아니다.
함께 여행이다.
빗(雨)님을 받들어 모시고 밴쿠버 시내 투어에 나섰다.
긴 세월이 지났어도 도시는 그대로다.
가스 타운의 증기를 뿜는 시계탑도 여전하다.
많은 관광객들도 여전하다.

나 혼자만 많이 변한듯하다.
스탠리 공원과 잉글리시 베이 비치에도 갔다.
비를 맞으며 걸었다.
고즈넉한 풍광(風光)이 번잡한 도시 풍경 보다 훨씬 낫다.
<밴쿠버 맹세>
"상황이 어쨋든 긍정과 감사의 마인드로
걷다가 죽자"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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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
-미쿡 캐나다 노마드 D+72 8월 24일.

캐나다의 밴쿠버에서
미국의 시애틀은 가깝다.
차로 2시간 반 정도 걸린다.
국경을 넘어 다시 미국으로 넘어 왔다.
차에 탄 채로 입국 심사를 받는다.
미국 입국 할 때 마다 늘 쫄린다.
입국 심사를 받고 왼쪽 차선으로 가라고하면 뭐가 잘못된거다.
거기엔 <Second Inspection> 표시판이 붙어있다.
지옥문 간판이다.
취조실 같은 독방과 조사관이 기다린다.
위압적인 정밀 조사를 받는다.
케바케(case by case)란다.
재수 없으면 좌측 차선이다 ㅠㅠ
억지 미소를 지으며 공손하게 썰썰 거렸다.(Sir Sir)
질문은 예상한대로다.
쉽게 넘겼다.
근데 직접 와서 트렁크를 열어서 본다.
뒷좌석의 짐도 확인한다.
깐깐한 사람한테 걸린듯하다.
다행히 뒷 끝 없이 여권을 돌려준다. 오른쪽으로 가라고 손짓을 보낸다.
땡큐 썰~

차가 오른쪽 길로 들어서자 잉글리시가 방언 처럼 터져 나온다.
헤브 어 굿데이 썰, 메리 크리스 마스 썰, 해피 뉴 이어 썰, God bless you sir~ ㅎㅎㅎ
바로 시애틀로 가는 하이웨이로 들어선다.
그 때서야 긴장이 풀리고 여유가 생긴다.
그런데 말이지~ 요새는 왜 미국도 캐나다도 한국도 여권에 스탬프를 안찍어주는거야?
심심할 때 도장 보는 재미가 없어졌잖아.
투더리 투더리 ~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
영화 제목이 멋있다.
나도
시애틀에서 잠 못 이루는 밤을 보냈다.
시애틀 물가가 장난이 아니다. 시내에서는 숙소를 잡을 엄두가 나지 않는다.
근교로 나가 모텔을 잡았다 자동차 전용도로 바로 옆에 붙어있다.
가장 저렴한 숙소인데도 14만원 정도다.
심야에는 차들이 달리는 소음이 장난이 아니다.
영화 제목 처럼 잠 못이루는 밤을 보냈다. ㅋ
시티 투어를 하는데 오늘도 비가 따라 다닌다.


그래도 스타 벅스 1호점은 빼놓을 수가 없다.
1호점은 번잡한 시장통에 있다.
초창기 모습 그대로다.
가게는 손바닥 만큼 좁다.
이런 조그만 카페가 전 세계로 뻗어나가 일류 커피의 신화를 만들다니 놀랍다.
비 오는 날씨에도 대기줄이 길다.
청년들이 와서 보면 좋겠다.
비록 시작은 미약해도 끝은 창대한 대표적인 케이스다.
성공의 꿈을 꾸기 딱 좋은 곳이다.
건너편의 재래 시장은 관광객들로 발디딜 틈이 없다.
원래는 부둣가의 생선 시장이었다.

지금은 꽃가게, 수비니어 샵, 책방, 레스토랑 등 다양하다.
진화와 고급화를 제대로 이룬 모델 케이스다.
그 북새통에도 버스킹이라니~
그것도 길에서 피아노 까지 연주하며 노래하다니~
멋지다.
시장의 아래쪽 길에는 Gum Wall이 있다.
씹다 버린 껌을 벽에다 덕지덕지 붙여놔서 유명하다
상상초월이다.
우리나라 같았으면 더럽다고 난리가 났을것 같다.
엉뚱한 짓도 용인하는 분위기 때문인것 같다.

도시의 벽에도 낙서 같은 그래피티가 가득하다.
그걸 용인하는게 용해 보인다.
보잉을 비롯해서 세계적인 기업들이 많은 도시다.
풍요로워 보인다.
소득의 격차는 빠르게 커진다.
부의 어두운 그림자는 더 짙고 어두워 보인다.
에고 ~
또 옆 길로 샌다.
부자가 많던 노숙자가 많던 이방인이 뭔 상관이라고?
시간적 여유가 생기니 잡생각을 한다.
나나 잘하자.
나나 잘살자.
가족한테 짐 되지 말고
남에게 폐 끼치지 말고 살자.
그게 나이 들어 애국하는 길이다.
ㅋㅋㅋ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안정훈의 세상사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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