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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훈의 ‘세상사는 이야기’
세상과 적당히 타협하고 살다가 지하철 공짜로 타는 나이가 됐다. 더 늦기 전에 젊은 날의 로망이었던 세계일주를 해야겠다고 결심하고 출가하듯 비장한 각오로 한국을 떠났다. 무대뽀 정신으로 좌충우돌하며 627일간 5대양 6대주를 달팽이처럼 느리게 누비고 돌아왔다. 지금도 꿈을 꾸며 설레이며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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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베가 서쪽으로 되돌아 간 까닭은?

미쿡 노마드 D+22. 7월 5일.
글쓴이 : 안정훈 날짜 : 2024-07-18 (목) 19:06:28

미쿡 노마드 D+22. 7월 5일.



 


원래는 오늘 동쪽으로 가야 맞다.

그런데 정반대인 서쪽으로 방향을 급 틀었다.

휴스톤이 아니라 샌프란시스코로 되돌아간다.

역대급 위기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조마조마, 아슬아슬한 순간들이 많았다.

그러나 지나고 보니 그건 다른 여행자들도 흔히 겪을수 있는 실수고 해프닝이었다.

웃으며 잘 처리하고 넘겼다.

오늘 상황은 전혀 급이 다르다.

완죤 역대급이다.

서쪽으로 되돌아가는 까닭을 정리 해본다.

모텔을 출발해서

차가 고속도로에 들어섰을 때다. 운전 당번이 갑자기 외마디 소리를 지른다.

빽미러를 통해 우리 차에서 뭔가가 도로 위로 떨어지면서 박살이 나는걸 봤다는거다. 퍽~소리도 들었단다.

출발하기 전에 차 키를 지붕 위에 놓아둔걸 깜빡했단다.

그라믄 떨어져 박살난게 우리 차의 키라고라 고라 고라?

오 마이 갓!

비싸다고 소문만 들었던 그비-엠-따블류우 스마트키를 어쨋다고라? 흑흑~

차를 갓길에 세웠다.

차들이 쌩쌩 달린다.

흔적 조차 찾을 길이 없다.

다행히 키가 없어도 일단 걸린 시동은 꺼지지 않는다.

사람이 내리고 문을 닫아야만 꺼진다.

일은 터졌다.

수습을 잘해야한다.

심호흡(深呼吸)을 크게하고 마음을 진정시킨다.

우선 투산의 BMW 서비스 센터로 가서 키를 만들수 있는지를 알아보기로했다.

렌터카이기 때문에 운전자에게 키를 만들어 줄 수가 없다고한다.

샌프란시스코의 SixT 랜터카 대리점과 콜센터에 전화를 걸어서 도움을 요청했다.

SixT 측은 BMW서비스센터에서 키를 만들도록 승인 할수가 없단다.

자기들이 서비스팀을 보내겠단다.

2~3일 쯤 걸릴거라고한다.

뭔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

그럼 출장 비용은 누가 내는데?

2~3일은 또 어떻게 기다리고? ㅠㅠ

키 값만해도 장난이 아니다.

최소로 막아야한다.

이 방법은 아니다.

되돌아 나왔다.

검색해보니 같은 아리조나주의 피닉스에 SixT 렌터카 대리점이 있다.

2시간 거리다.

혹시나 방법이 있을지도 모른다.

실날 같은 희망을 갖고 찾아갔다.

피닉스 공항 내에 있었다.

담당자와 메니저가 적극적으로 협조해주었다.

하지만 뾰쪽한 수는 없다.

원하면 다른 차로 대차 해주겠단다.

문제는 차 반납지가 피닉스라는거다.

그리고 키 분실 차량을 샌프란시스코로 이송(移送)하는 비용을 내야한다.

이건 아니지.

포기다.



 


결정했다.

차 시동이 꺼지지 않도록 계속 달려서 샌프란시스코로 가서 해결할수밖에 없다.

다들 찬성이다.

900마일(1,400km) 거리다.

쉬지않고 가면 13시간이 걸린다.

중간에 식사, 주유, 화장실 이용 시간 등을 포함하면 16시간 이상이 걸린다.

엔진을 한번이라도 정지 시키면 안된다.

불죽음이다.

지옥의 렐리를 시작했다.

점심은 버거킹 햄버거~

저녁은 야심한 밤에 피크닉장이 있는 휴게소에서 먹었다.

어제 사 두었던 차돌배기를 구웠다.

이 와중에도 맛나다.

어떤 상황에서도 고기는 옳다.

포식했다.

기름은 세 번을 넣었다.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하니 새벽 6시다.

날이 환하게 밝았다.

마침내 해냈다.

SixT렌트카 회사의 업무 시작 시간 까지 기다리는 중이다.

쪽잠을 자는 중에 감사의 마음으로 이 글을 쓴다

 

다행이다.

세 사람 모두 초긍정 마인드를 갖고 있다.

피즐(피할수 없으면 즐긴다)한다.

연속된 사건 사고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더 강해지고 단단하게 뭉쳐졌다.

더 많이 웃고 떠들고 농담하고 화기애애 해졌다.

어떤 시련도 문제도 다 해결할수 있다는 자신감과 실경험을 갖게되었다.

엔진을 한번도 끄지않고 1,400km를 완주했다.

젊은 사람과 합심해서 가능했다.

뿌듯 뿌듯하다.

어려운 경험 여행은 최고의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담당자 브라이언은 친절하지만 원칙을 지킨다. 미국은 선을 지키는 사회다

 



서부분위기의 버거킹

 


***********************************

 

<BMW 대신 CRYSLER>

미쿡 노마드 D+23. 7월6일.



 


새벽 6시에 샌프란시스코의 렌터카 회사에 도착했다.

16시간의 대장정을 무사히 마쳤다.

근처 공터에 차를세웠다.

영업이 시작되는 8시까지 기다려야한다.

끝까지 시동 사수!!

긴장이 풀린다.

졸음이 밀려온다.

쪽잠을 자다 깻다.

화장실을 가려고 차에서 내렸다.

분위기가 스산하다.

여기저기 노숙자들이 보인다.

나를 쳐다본다.

뭐하러 온겨?

앗 뜨거라.

화장실은 포기하고 잽싸게 차에 올라탔다.

혹시 좀비처럼 쫒아와서 창문을 두드리는거 아녀?

쫄아서 차창 너머로 노숙자(露宿者)들을 엿봤다.

아무일 없었던 것처럼 편안하게 주무신다.




8시가 되자 사무실 불이 켜진다.

1빠로 들어갔다.

웰 컴 백~

나를 알기라도 하는듯 반갑게 인사를 던진다.

쏴리~ 쏴리~

화장실 부터~

눈꼽도 떼고 얼굴에 물도 찍어 발랐다.

매너 짱이다.ㅎ

카운터로 가서 상황을 설명했다.

매우 쿨하다.

바로 다른 차로 바꿔주겠단다.

딱 한가지만 묻더라.

키를 잃어버렸는데 어떻게 시동을 걸고 왔냐고.

답변하기가 난해하다.

이럴 때 대처법은 간단하다.

영어 귀머거리가 되면 된다.

어버버버~ 어브버버리~

잘생긴 흑인 아재는 긴 말을 하지 않는다.

짧게 요점만 얘기한다.

난 이런 스타일 좋아라한다.

오케이 알았네.

BMW에서 짐 빼고 20분만 기다리게.

짐이 많던데 큰 차로 배정해줄게.

세차해서 바로 출발하게 해줄게.

다시는 바지에 똥싸지 말게 ㅎ

넵넵

그런데 키 값은 얼마라고라?

보험은 안되는규?

그건 우리는 몰라 나중에 회사에서 통보해줄거야.



 


세차를 마친 차가 주차장으로 들어온다.

오잉 이거 뭡니?

크라이슬러 퍼시픽 7인승 밴 아님?

요리조리 차를 살핀다.

직원이 우리의 어리버리한 행동을 지켜 보고있다가 다가온다.

두번째 열의 의자를 접는다.

아하 뒤로 재껴서 눕히는거?

그쯤이야 나도 알지비.

그런데 그게 아니다.

버튼을 누르니 의자가 접히고 바닥이 열린다.

차 바닥 아래로 의자 두 개가 쏙 들어간다.

덮개가 다시 닫힌다.

널찍한 공간이 생겼다.

워매 신기한것.

마술이넹.

촌사람들은 감탄사를 쏟아냈다.

쪼아 쪼아.

전에 차는 비엠떠블 4인승 SUV 였다.

짐이 많아서 공간이 여유가 없었다.

새로 바꾼 크라이슬러 퍼시픽은 널럴하다.

짐을 대충 실어도 공간이 여유롭다.

가성비 쩐다.

입이 찢어진다.

전화위복(轉禍爲福)이여.

꿩 대신 닭, 아니닭 대신 꿩 잡은겨 ㅎ

출발하기 전에 두가지를 상의했다.

원래 계획대로 다시 남쪽으로 내려가서 동쪽으로 갈것이냐?

아니면 계획을 정반대로 바꿔서 북쪽으로 올라가서 동쪽으로 갈 것이냐?

바로 의견 일치.

 

북동 루트다.

아이다호, 옐로스톤, 버팔로, 나이아가라, 뉴욕, 워싱턴~

다음은 힘들었으니 여기서 하루를 묵으며 쉬었다 갈것이냐?

아니면 여기서 바로 출발할 것이냐?

만장일치

바로 출발하기로 했다.

하루에 1,500km를 달려서 옐로스톤 까지 가는건 불가능하다.

중간에 쉬고 가기로했다.

90불 짜리 방인데 컨디션이 제법 괞찬다.

푹신한 침대에서 잠이 들었다.

행복이 별건가 이게 행복인거지.

 

**********************************

<I enjoy it a lot>

- 미쿡 노마드 D+24. 7월 7일.

 

계획을 바꿨다.

올 때 들리려고 했던 옐로스톤으로 먼저 간다.

인연이 이끄는거라고 자기 최면을 건다.

샌프란시스코에서 부터 옐로 스톤 까지는 940마일 (1,500km)이다.

또 한번 먼 거리 주행 신기록에 도전한다.

어제는 네바다주의 윈네무카에서 하루를 쉬었다.

오늘 밤은 아이다호의 렉스버그에서 잔다.

월 마트 차박을 한다.

꼭 해보고 싶다고해서 영혼 없는 동조를 했다.

내일 아침 일찍 옐로스톤 국립공원으로 들어간다.

꼬박 2박3일이 걸리는 셈이다.

미쿡 와서 24일 동안 계속 차를 타고 다녔다.

이젠 차창 밖 풍경도 시들해졌다.

틈틈히 머리를 뒤로 제끼고 입 벌리고 잔다.

잠이 보약이고 비타민이다.

시간적 여유가 생겨서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았다.

다른 여행 팀 보다 해프닝이 진짜 많았다.



 


1.캠핑카가 요새미티 국립 공원 내에서 퍼져버렸다.

요셈 투어의 아이크 신 대표와 전화 연결이 되서 큰 도움을 받았다.

밤 12시에 기술자가 와서 해결했다.

 

2.내가 레인저 사무실에 도움 요청하러 간 사이에 2차 사고가 발생했다.

차 키를 안에 놓아둔 채 잠궈버렸다.

두사람 안색이 흙빛이다ㅋㅋ

발만 동동 구른다.

미국인 천사의 도움으로 강제 개방에 성공했다.

덕분에 곰 출몰지역에서 차박을 해봤다.

위험 지역이라 밤새 주차 금지구역이다.

우리는 관리사무실의 허가를 받아 합법적으로 즐겼다. ㅎ

렌터카 회사로 부터 99달러를 돌려 주겠다는 통보를 받았다.

몸고생은 했지만 해피 앤딩으로 마무리했다.

 

3. 라스베가스에서 공동 경비 카드를 잃어버렸다.

호텔, 카지노, 식당 등등을 구석구석 찾아 헤맸다.

결국 못찾고 분실 신고를 했다.

예비 카드가 있어서 시간 손해만 봤다.

 

4. LA에서 처음주차 위반 딱지를 떼이고 놀랐다.

벌금이 65불이라 그나마 다행이라고 위안 삼았다.

 

5.아리조나 하이웨이에서 속도 위반 딱지를 떼였다.

규정 속도 보다 15마일(24km)을 초과했다.

이건 벌금 액수가 후덜덜하다.

세 명 모두 맨탈이 몹시 흔들렸다.

 



6. 키를 차 지붕 위에 놔둔걸 모르고 달리다가 박살 낸 사건이 발생했다.

이건 슈퍼급 사고다.

BMW의 스마트 키 가격을 알고나서는 아예 할 말을 잃었다.

덕분에 무려 1,400km를 1박 2일에 걸쳐 달려야했다.

17시간 동안 엔진을 한번도 멈추지 않는 진기록을 세웠다.ㅠㅠ

시간과 돈이 깨지고 몸 고생도 많았다.

그밖에 작은 사고도 많았다.

그런건 애교로 넘길만하다. ㅎ

힘 않드냐고?

화 않나냐고?

Never다.

절대 아니다.

I enjoy it a lot! 이다.

자기가 한 일에 대해 만족할 때 미국인들이 쓰는 표현이란다.

(나는 그것을 많이 즐겼다)

미국 여행을 하며 좋은 구경을 많이했다.

남들 보다 다양한 경험을 하고 느끼고 배우고 성장했다.

여행은 배움이고 성장이다.

사람이 성장하는 동안은 늙지 않는다.(김형석 교수)

고로 나도 거시기(마음 청춘)다.

덤으로 자신감, 자부심, 자존감 까지 얻었다.

I enjoy it !! 중이다.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안정훈의 세상사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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