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어(Greek)로 파토스(Pathos)는 영어로도 같은 철자(綴字)로 쓰여지지만 [peɪθɑ:s] 페이쇼스로 읽힌다. 우리말로는 비창(悲愴: 슬픈 마음)으로 번역될듯 싶다. 예를 한 가지 들어보면 이해가 빠르겠다. 챠이코프스키(Tchaikovsky)의 비창교향곡(悲愴校響曲)을 Pathos의 형용사형인 Pathetic이라는 단어를 써 Pathetic Symphony라고 쓴다. 동의어로는 sad(슬픈), moving, touching(감동적인)이다. 챠이코프스키(Tchaikovsky)의 비창교향곡(悲愴校響曲)을 감상(鑑賞)하여 보면 명사인 Pathos와 그 형용사형인 Pathetic이 무엇을 뜻하는지 Audio로 느낄 수 있을게다.
여기 연말, 연초를 ‘녹이는’ 아름다고도 ‘우리를 울리는’ 슬픈, 아니 ‘Pathetic’한 Episode하나를 전하려고 한다.
2015년 첫 근무일인 1월 2일(금) 아침 시무식(始務式!!!)을 거행하고 오후 늦은 시간 약속이 있어 사무실을 나서려는데, 동양인(東洋人)인듯한 육십대는 족히 넘었을 한 분이 Bell을 누르고 들어서려고 하고 있었다.
얼떨결에 “누구를 찾아오셨습니까?” “Bridge Enterprises의 한태격사장님을 만나러 왔는데요.” “예 접니다만…선생께서는?” “업스테이트에 있는 Cleaners로부터 반송(返送) 된 카렌다 받으셨지요?” “예… J사장님? 어쩐 일이십니까? 이렇게 먼 곳까지 직접…” “저희 집사람이 제가 하지 말라는 일을 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사용할 수도 있는 걸 가지고… 성격이 불같아서…. 저희는 Northern Blvd에 있는 G…….자동차 정비업소 달력과 같은 것을 원했었는데 그것과 달라 성질이 다시 도졌나 봅니다.”
어떤 경우이건 이 대목에서는 자초지종(自初至終) 해명(解明)이 필요할 것같았다.
“G…업소에서 지난 몇 년동안 저희에게 매년 달력을 수 천장씩 주문하여 왔었는데 2014년도 달력은 고객이기도 한 다른 판촉물회사로 주문하였던 것 같습니다. 저는 사장님께서 지난 11월말 전화로 주문하여 주셨을때 이미 지난 9월에 배달된 2015년 달력을 보시고 그것과 같은 스타일의 달력을 주문하신 것으로 이해하였습니다.”
“저희는 2014년도 형(型)을 원했었는데~~저는 9월이후에 Flushing으로 나오지 않았습니다. 먼 곳이어서 자주 오게 되지 않는군요.”
“그럼 부인께서 반송하신 카렌다 찾아가시려고 오셨습니까?”
“아니요.”
“그럼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반송품(返送品)을 받은 후, 전화를 드릴까 했었는데, 제가 요즘 Times Square에 벌려 놓은 일이 있어서 전화를 드리지 못하고 있었던 참이었습니다.”
“돈을 지급하러 왔습니다. 얼마지요?”
“$251.00입니다만~~ 그러지 마시고 달력 가져 가시지요. 저희가 무척 신경써서 제작한 것입니다. 저희가 몇번 Proof를 카톡으로 보내어 드리지 않았습니까? Proof대로 제작한 것입니다.”
“아닙니다. 달력가지고 들어가면 제가 집에서 쫓겨납니다.”
“무슨 말씀이십니까?”
“여기 온다고 말하지 않고 왔습니다. 제가 달력을 가지고 돌아가면 ‘구라파(歐羅巴)전쟁’이 일어납니다.”
그때 두~세 번 필자에게 전화를 하였던 남도(南道) 그 억센 사투리가 몽둥이를 들고 달려드는 듯했다. 그녀의 목소리는 몇 Octave가 높아, 수화기가 깨어 부서질 정도였으니까!
“돈만 지급하고 가겠습니다. 제가 집사람으로부터 용돈을 타 쓰거든요. 현금으로 드려야 하는데 2~3백불 정도의 거액은 지갑에 없습니다. 현금을 일부라도 드렸으면 좋겠지만 돌아가기 위해선 Toll비(교량통행료)를 지급해야 합니다. 여기 크레딧 카드 번호를 적어주세요. 크레딧 카드로 지급하면 괜찮아요. 집사람은 종이를 좋아하지 않는답니다. Statement를 보지 않습니다. 신문도 읽지 않는 사람이니까요.”
“사장님, 이것은 경우가 아닐듯 싶습니다. 제가 손해(損害)보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명년(明年)에나 잊지마시고 전화주십시요.”
“제가 한사장님께 이 달력 대전(代錢)을 지급하지 않고는 올 한 해를 기분좋게 맞을 수는 없습니다!”
25년넘게 비즈니스를 하여 왔지만, J사장같은 분을 본 적이 없다!
왕왕(往往) 성직자(聖職者)들도 신도(神徒)들의 마음에 상처를 주고 있는 판국에, 남에게 폐(弊)를 끼치거나, 피해(被害)를 입히고는 견디지 못하는 사람! 이렇게 아름다운 심성(心性)을 소유한 분의 모습이 갑자기 ‘성인(聖人)’처럼 다가왔다…
크레딧 카드번호를 적지 않으면, 그 분의 본의(本意)를 저버리는 것같아 받아 적기는 적었다!
‘어쩌나? 이 번호로 대전을 변제(辨濟)받아야 하나?’
2015년을 맞는 정월초(正月初) 200여(餘)불보다 훨~~씬 값진 2백만 불($2,000,000)의 뜨거운 마음이 머리위엔 희끗희끗한 서리가 내려 앉은 60대 두 신사(紳士)사이에서 교차(交叉)되고 있었다.
각박(刻薄)한 세상에 이런 분도 우리 주변에 살고 계셨구나! 아 아름다운 세상! …아직은 살아볼 만한 가치(價値)가 있는 생각이 들었다.
한편 슬픈 사연이란 J사장이 이토록 억세고 가끔은 무경우까지 한 부인과 일생동안 살면서 얼마나 마음 고생이 심(甚)했을까 생각하니 마음이 매우 아려왔다. 아니 무척이나 아파왔다!
필자도 그쪽 남도출신 여인으로부터 10도(度) 화상(火傷)을 입었으니까!
그런 걸 두고 동병상련(同病相憐)이라고 하였던가?
逢南 韓 泰格(www.TedH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