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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촌의 사랑방이야기
등촌 이계선목사(6285959@hanmail.net). 광야신인문학상 단편소설로 등단. 은퇴후 뉴욕 Far Rockaway에서 ‘돌섬통신’을 쓰며 소일. 저서 ‘멀고먼 알라바마’외 다수. ‘등촌의 사랑방이야기’는 고담준론(高談浚論)이 아닙니다. 칠십 노인이 된 등촌이 젊은이들에게 들려주는 로변잡담(爐邊雜談)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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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건과 멀로니의 '대니보이'

유붕자원방래(有朋自遠訪來) 
글쓴이 : 이계선 날짜 : 2018-06-10 (일) 11:34:25

 

앉기전에 돌섬방문세리머니가 있습니다거실벽에 걸려있는 공자(孔子) 붕우가(朋友歌) 바라보며 한목소리로 읽어주십시오

 

팔십노인 경산이 훈장목소리로 선창하자 일동은 학동들처럼 외쳐댔다

 

유붕자원방래(有朋自遠訪來) 불혁락호(不弈樂乎)”

 

평양방문단이 김일성동상앞에서 만세 부르는 것처럼 기분이 묘하네요

 

누가 우스개소리로 항의하자 주인 등촌이 뜻을 풀어 인사했다

 

벗이 있어 먼곳에서 스스로 찾아오니 어찌 기쁘고 즐겁지 아니한가공자가 논어에서 말한 인생삼락(人生三樂) 일락(一樂)이지요우리가  국어책에서 배운 양주동박사의 독서의 즐거움 나오는 구절이구요평양방문단은 김일성동상을 찾아가 절하고 나서야 일정을 시작합니다돌섬방문단은 논어(論語) 공자님을 만나 고담준론을 나누고 돌섬길을 걸으니 이보다 기쁘고 즐거운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좋아요 멋져요과연 등촌다운 발상이오.”

 

홍일점으로 따라온 청란아씨의 촌평에 모두가 웃었다한달전 해외기독문학동우회의 임원들이 돔섬을 찾아왔을때 있었던 해프닝이다회장 우백황동익을 비롯 경산조의호 동월지인식 한경박문근 결제최광진 동안이종명 청란조수아등 7명이 왔다조수아집사 말고는 모두 목사님들이다식사후에 던킨집을 찾아 커피와 도너츠를 들고 바다를 걷는 보드워크로 나갔다

 

대리석을 깔아놓은듯 보드웍이 호텔길처럼 넓고 아름답군요끝까지 걸어가면 어디서 끝나나요

 

원래는 나무를 깔아만든 보드웍인데 쓰나미태풍에 망가져 콩크리트로 바꿨어요30리 보드웍인데 끝까지 걸어가면 서천서역국을 걸어간 삼장법사를 만날수 있겠지요

 

걷기만 했는데도 즐겁다돌섬이 원래 그런곳이다

 

은퇴하여 돌섬에 온후 나는 8년동안 돌섬통신을 보내왔다찾아주는 우정들이 있어 돌섬은 행복하다한국 중국 호주 남미 캐나다에서도 다녀갔다그들은 돌섬통신보다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남겨주고 간다서울대출신 김상옥목사는 하루밤을 묵고가면서 땡중같은 말을 흘렸다

 

내가 장공김재준박사님댁에서 잔적이 있습니다이목사님이 사시는 원베드룸아파트의 크기집안분위기자유인 이목사님의 인품이 장공과 비슷해요

 

그런데 한달째 돌섬통신을  쓰고 있다파킨슨이 악화되어 일필휘지(一筆揮之) 안되니 어쩔수 없다오늘 돌섬통신은 한달넘게 걸려서  장애인의 작품이다그래도  행복하다돌섬통신을 보내지 못하자 돌섬을 찾아주는 우정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요즘 신문에 돌섬통신이  보여서 불안해요병환이 깊어져 혹시

 

맨해튼소녀 정숙이는 월말이면 기다려지는 여인이다착하고 예쁜데 연인이 되면 어쩌나자주만나다보니  친척 여동생처럼 돼버렸다애정이 우정으로 변해버린것이다사실 돌섬에 오면 남녀노소 우정이  버린다젊어서는 애정이 좋지만 늙으면 우정이 좋다애정은  혼자만이라야 한다. 둘이되면 삼각관계가 되어 난리가 난다우정은 많을수록 좋으니 얼마나 멋진가! 

 

외국인도 찾는다프란시스코는 키가 크고 늘씬한 미인형이지만 막일을 하는 흑인여성이다거실에 들어오더니 인테리겐차가 돼버렸다처음 먹어보는 된장국인데 거침없이 숟갈질이다벨사이유 궁정에서 프랑스요리를 먹듯 밥풀한알 흘리지 않는다거실벽에 붙어있는 사진과 액자를 명화 감상하듯 눈을 감고 본다진지해 보여 슬쩍 전과(?) 물어봤더니 글쎄

 

컬럼비아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작가지망생이었죠인생이 잘못 엮이는 바람에 청소부아줌마가 됐지만...”

 

식사를 하면서 그녀에게 아일랜드 민요 대니보이 틀어줬다슬프고 아름다운 멜로디 대니보이아일리쉬 쓰리테너의 대니보이가 끝나자 뒤를 이어 유명 성악가들이 연속으로 대니보이 부른다대니보이 콩쿨이다.


레이건 멀로니.jpg

레이건 대통령과 멀로니 수상 <유투브 캡처>

      

프란시스코이번에는 가장 감동적인 대니보이를 들려주지요.1985 미국 레이건대통령과 캐나다 멀로니수상이 미국과 캐나다가 만나는 나이아가라근처에서 정상회담을 했습니다이때 양국의 정상들은 손을 마주잡고 대니보이를 불렀습니다이걸 최고의 대니보이 치지요레이건대통령과 멀러니수상은 둘다 대니보이의 나라 아일리시후손들입니다유럽에서 가장 착하고 아름다운 나라 아일랜드는 영국의 끝없는 박해를 받아오면서도 굽히지 않았습니다대니보이를 부르면서 싸웠어요자유를 찾아 미국과 캐나다로 이민탈출을 합니다놀랍게도 아일리시이민자의 아들가운데 미국대통령과 캐나다수상이 같은 시기에 당선되는 기적이 일어났습니다그게 미국레이건대통령과 캐나다멀러니수상입니다그래서 고향의 노래 대니보이를 부르면서 얼싸안고 울었습니다대니보이는 우리이민자들이 불러야할 노래이지요 오바마가 미국대통령이 됐으니 흑인들의 꿈은 이뤄졌어요 훗날 우리 대한의 후손들이 미국대통령이 되고 캐나다수상이 되는날 우리는 아리랑을 부를겁니다아직은 대니보이를 들어야 하지만...

 

내가 입속으로 응얼거리자 그녀가 따라불렀다

 

Danny Boy, the pipes, the pipes are callingFrom glen to glen and down the mountainside;The summer's gone, and all the leeds are falling,It's you, it's you must go, Oh, and I must bide. 

 

목동들의 피리소리산골짝마다 울려퍼지고여름은 가고 꽃은 떨어지고너도 가고  나도 가야지

 

돌섬을 다녀가는 뒷모습을 볼적마다 마음이 쓸쓸하다망부석을 세우자그 망부석이 공자의 붕우가를 담은 액자다서예가 송영호선생이 액자에 붕우가를 담아 보내왔다평양방문단은 김일성동상에 절하지만 돌섬방문단은 액자앞에서 당당하게 공자의 붕우가를 읊는다

 

유붕자원방래(有朋自遠訪來) 불혁락호(不弈樂乎)”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등촌의 사랑방 이야기

 

http://newsroh.com/bbs/board.php?bo_table=sarang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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