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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와 눈물-광주 민주화 투쟁’ 전에 부쳐

뉴욕서 열린 민중미술 전시의 역사적 맥락
글쓴이 : 현수정 날짜 : 2022-09-21 (수) 14:05:38

뉴욕서 열린 민중미술 전시의 역사적 맥락

 

너희들은 반드시 살아남아라. 그리고 훗날 역사의 증인이 되어라.” 윤상원*



 


광주민주항쟁 이후 42년이 지난 지금, 전시 <피와 눈물: 광주 민주화 투쟁>은 사라져가는 진실과 역사적 왜곡(歪曲)을 계속해서 펼쳐내고 있다.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역사에 큰 획을 남긴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은 군사독재, 사회적 불평등, 신제국주의에 의한 당시 한국 사회의 전면에 가해진 무자비한 압제(壓制)에 대한 저항(抵抗)이었다. 광주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민중 미술 작가들은 그들의 작품이 사회정치적 문제에 반영하는 시대적 증언이 되고자 작업했고 사회적 억압, 부당성, 그리고 정체성에 대해 일깨우고자 시민들을 격려했다. 작가들은 다양한 공공 활동과 연계하며 사회와 예술을 통합하였고 사회 정치적 인식에 대한 그들의 영향은 한국뿐만 아니라 아시아 전역의 다른 국가에 확장되었다. 그리고 민중 작가들이 추구한 이러한 주제는 미국에서 소수자로 살면서 자신의 정체성으로 고심하는 한인 이민자 커뮤니티에도 전달되었다. 이 전시에서 보여줄 광주로부터 온 정치적 미술과 그 유산이 보여주는 인권에 대한 진지한 성찰은 세계적인 예술의 중심지인 뉴욕에도 그 울림이 퍼질 것이다.

 

이 전시의 미술사적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 이 글은 광주 민주화운동과 민중미술과 관련하여 뉴욕에서 개최되었던 전시를 요약하고자 한다. 과거에 진행되었던 전시를 살펴보는 것은 이번 전시가 있기 전에 민중미술이 미국에 소개된 맥락과 그것이 미국인, 특히 한인 동포 사회에 어떤 의미가 있었는지 추적하는 것이다. 광주의 정치적 연관성을 바탕으로 한 이번 전시는 뉴욕에서 갑자기 일어난 사건이 아니라 뉴욕에서 진행되어온 민중미술 전시들과 맥락적으로 연결되는 진화 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 한국의 정치 미술에 대한 보다 깊은 이해를 제공할 이 전시는 앞으로도 이 분야의 연구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세계에 소개된 첫 민중미술전시, <민중미술: 한국의 새로운 문화 운동>1988929일부터 115일까지 뉴욕 소호에 위치한 아티스트 스페이스에서 개최되었다. (Artists Space, 223 West Broadway, New York) 성완경과 엄혁이 기획한 전시의 목적은 한국의 군사 독재 정권의 공격적인 억압과 민중의 저항을 예술로 보여주는 것이었다. 이것은 경제적으로 급성장하는 나라라는 미화된 한국의 이미지 이면에 있는 실상, 진실 같은 것이었다. 이 전시는 1988년 서울올림픽 기간에 국립현대미술관에서 국가 지원으로 열린 국제 현대회화전(1988817~105)과 동시에 개최되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뉴욕에서 열린 민중미술전은 한국의 주류 민중 작가들을 초대해서 선진 도시 서울의 화려함이 아닌 그 사회의 모순(矛盾)을 과감하게 드러냈다. 그 전시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작품은 전시장 입구 외벽에 걸렸던 최병수 작가의 걸개 그림인 한열이를 살려내라’(1987)였다. 전시의 파급에 대해 말하자면 외국인 비평가들과 한국의 획기적인 예술에 대한 활발한 대화를 이끌어냈고 한국 현대미술의 도전적인 비전에 대한 분명한 인식을 심어주었다. 더불어, 한국계 미국인 작가들도 그들의 한국인으로서 정체성을 추구하는 미술에 관심을 갖게 하는 의미 있는 계기가 되었다.

 

두 번째 기념비적인 전시회, <태평양을 건너서: 오늘의 한국미술>19931015일부터 199419일까지 한국인, 중국인, 인도인처럼 아시아계 다문화가 공존하는 지역에 위치한 뉴욕 퀸즈 미술관에서 열렸다. 이 전시는 한국 민중 작가들의 작품과 미국, 캐나다에 거주하는 한인 이민자 작가들의 작품을 함께 보여주었다. 국내 작가와 해외 거주 작가가 공동으로 참여한 이 전시는 이들 사이에 문화적 연결 다리가 되었다는 의의가 있었다. 그리고 이 전시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태평양을 건너서 1994829일부터 917일까지 금호미술관에서 이어졌다.


이 전시는 제인 페이버(Jane Faber)와 이영철이 큐레이터로 진행되었지만, 이는 뉴욕 최초의 한인 예술가 네트워크인 서로 문화연구회의 노력으로 가능했다. 박모(국내 박이소로 알려진 작가)를 비롯하여 최성호, 마이클 주, 민영순 등 한국계 미국인 작가들은 한국의 정체성 이슈와 함께 인종차별 문제를 다루었다. 이번 전시에 소개된 한국 작가들은 1990년대 초반의 주류 민중 작가들로, 이들 작품의 완성도와 독창성은 민중미술의 전성기를 보여주었다. 이번 전시는 한국 현대미술에서 보수적 모더니즘으로부터 사회정치적 예술로 그 이해의 폭을 넓혔다.

 

세 번째 전시회는 21세기가 도래하기 직전에 열렸다. 전시 <글로벌 개념미술: 기원의 시점들 1950-1980>1999년 뉴욕 퀸즈 미술관에서 개최되었다. 이 전시회에 초대된 130여 명의 세계 작가들의 200개 이상 작품은 완전히 글로벌한 역사적 스펙터클을 보여주었다. 개념미술이란 일반적으로 사고에 대한 강조, 언어의 우월성, 예술의 비물질화를 특징으로 한다. 그러나 이러한 1960년대 미국에서 성행한 기존의 개념미술에 대한 이해에 반해 이 전시는 개념미술과 글로벌리즘을 연결하여 작가와 그들의 작품에서 그 지역성을 반영하였다. 무엇보다, 이 전시에서 보여주는 개념주의의 범주는 미술이 제도화되는 것을 비판하는 미술, 전 세계적으로 등장한 다양한 미술들 사이에서 사회적, 정치적 저항과 사회에서 미술과 작가의 새로운 역할을 강조하는 미술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한국의 민중미술은 글로벌 개념미술의 전시와 연결점이 있었다.

 

한국 섹션은 민중미술의 대표적인 평론가 성완경이 큐레이터로 작가를 선정하고 전시를 기획했다. 이 전시에서 김용민과 성능경이 70년대 한국 개념미술의 계열을 대표하는 작가로, 그리고 박불똥, 김봉준, 최병수, 문화 운동가 그룹인 노동자 뉴스 같은 80년대 민중미술 계열 작가들이 참여하였다. 전위적인 미술로 개념미술과 소셜리얼리즘 미술로 민중미술은 한국 모더니즘 미술사에 대치하는 미술 양식이었다. 큐레이터 성완경은 두 상이한 양식을 '저항'이라는 코드로 연결한 것으로 전시에서 민중미술의 사회에 대한 저항을 개념적인 전략으로 해석했다. 이 전시는 90년대 후반, 전 세계적으로 영향력을 미친 다문화주의와 관련하여 한국 민중미술이 세계적인 미술사로 편입되는 위상을 보여주었다.

 

마지막으로 2003년 퀸즈미술관에서 열린 <동풍>은 광주 민주화 운동과 관련하여 광주 미술을 직접적으로 소개한 전시였다. 이 전시는 당시 광주시립미술관 수석 큐레이터였던 장경화와 퀸즈미술관 행정 디렉터인 톰 핀커펄이 주관했다. 전시는 부제, ‘저항과 명상이 시사하듯이 두 부분으로 나뉘었다. 전시의 주요 부분은 바로 국제적인 저항미술 작가로 알려진 홍성담의 목판화, 벽화 크기의 회화, 그리고 멀티미디어 설치 작품이 차지하였다. 홍 작가의 작품은 광주 5·18 민주화운동의 역사적 순간을 생생하게 담았고 투옥에서 경험한 잔혹한 권력 아래 인권침해(人權侵害)를 고발했다. 홍성담은 이 전시로 정치적 압력에 저항하는 예술가로 주목받았고, 이번 전시에 대해 20031128일 뉴욕타임스에 리뷰가 실렸듯이, 이 전시는 광주민주화 항쟁과 그 시대를 반영한 미술을 알리는 의미 있는 기록을 남겼다. 


한편 이 전시 <동풍>은 김대원, 하철경, 김영삼의 세 화가의 작품을 노스탤지어라는 소주제 아래 한국의 전통 산수화와 서예를 현대적 시각으로 재해석했다. 광주는 한국 전통 문화의 풍부한 유산을 가지고 있다. 궁극적으로 이 전시는 한국 전통 회화의 문화적 유산과 광주의 역사성이라는 고유한 문화의 특성을 포착(捕捉)하고자 했다.



 


지난 42년 동안 광주의 역동적인 변화는 도시를 세계적인 규모의 현대 미술의 중심지로 탈바꿈시켰다. 이번 전시 <피와 눈물: 광주 민주화 투쟁>은 분명히 이전 전시들과 역사적 맥락을 가지면서 광주와 뉴욕을 연결한다. 2022년 안야 앤 앤드루 시바 갤러리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광주 민주화운동을 반영한 핵심 작품들을 선보인다. 19명의 대표작가의 작품은 1980년 민주화 운동 직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그들은 그 시대의 고통과 그것에 굴하지 않았던 인간성, 진정한 자유를 표현했다. 전시장에서 함께 한 회화, 전통 수묵화, 수채화, 목판화에서 비디오를 포함한 보다 현대적인 설치 및 퍼포먼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매체를 사용한 작가들의 강렬하고 창의적인 승화(昇華)는 뉴욕 미술계 전체에 울려 퍼질 것이다. 광주의 정신을 밝히고 있는 이들 작품은 지난 42년 전의 역사적 순간에 대한 증언이며, 이 전시는 현재와 과거를 다시 만나게 하고 있다.


*윤상원(1950-80)은 5·18 광주 민주화 운동 당시 시민군이며 사회 운동가로 활약했다윤 상원은 1980년 5월 27일 계엄군에 맞서 싸우다 총에 맞아 숨졌다.


<Blood and Tears: 광주 민주항쟁의 초상>

일정 : 96~ 1021

장소 : 존제이칼리지 애냐&앤드류쉬바 미술관(The Anya and Andrew Shiva Gallery)

        524 West 59th Street New York

 

 


전시장을 찾은 미국 대학생들에게 설명하고 있는 필자 


 

글 현수정 | <피와 눈물: 광주 민주화 투쟁> 큐레이터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열린 기자

 

http://www.newsroh.com/bbs/board.php?bo_table=repor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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