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모작가 ‘지구의 마지막 연필’전을 보고

40년이 넘는 작품 활동…. 조성모 작가의 화두는 언제나 문명과 자연, 인간 그리고 사랑이었다.
어떠한 문제도 사랑으로 안으면 해결된다는 그의 믿음처럼 그는 문명을 떠나 사랑 마운틴에서 사랑의 길을 따라 걷고 둥근 달을 쳐다보며 문명속에서 사라져가는 연필의 존재를 아쉬워 했다.
캔버스 작품과 입체 작품을 발표해온 그는 궁극적으로 그의 예술작품을 통해 모든 인간과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는 평화롭게 살며 공존과 배려 속에서 서로를 사랑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큰 화랑을 가득 채운 열정의 작품들…. 디테일한 작품속 구석구석에 그의 애정이 숨쉬고 있었다. 3D 에서 평면으로 끌어올린 작품들…. 사랑이 그의 영혼이며 자연이 그의 캔버스여서 더 마음이 가는 작가요 작품이다.
아름다워야 할 인생과 미술계가 오해와 시기와 반목과 질투와 욕심과 자격지심(自激之心)으로 점철 되지 않고, 서로 세우고 격려하고 존중하고 사랑하고 함께 기뻐하는 관계와 문화로 존재하기 바라는 작가의 바램이 여실히 드러나는 작품앞에서 현실의 안타까운 마음들을 소망으로 가다듬었다.

목공일을 하던 중 연필이 필요했던 작가는 작업실로 가 두개의 통에 꽂혀있는 많은 필기구를 뒤졌지만 그 흔한 HB연필이 보이지 않았다. 연필은 있을 만한 곳을 다 뒤져도 없었고 전문가용 연필이 아닌 단순 필기용의 연필이 이미 필요치 않은 시대에 와 있구나를 감지하는 순간 연필이 갖는 여러 의미를 생각하며 많은 의미를 내포한 연필작품을 만들기 시작했다.
작가는 문명의 발달로 인한 전자화, 인공지능, 로봇화로 대체되고 있는 상황의 시대적 상징으로 연필을 조형물화 한 작품들을 보여준다. 구부러진 연필, 몸통이 드러난 연필, 다 깎이여 남겨진 몽땅 연필… 연필의 모습에서 나의 모습을 보았고 보잘것 없어 보이는 주위에 시선을 나눠줘야 함도 배웠다.

풍요로움으로 모든 것을 품는 둥근달에서 사랑이 느껴지고 정치적 욕망으로 일그러져 네모가 된 트럼프의 달도 해학적이라 마음에 남는다. 나를 따라오는 달…

보는 이의 마음에 따라 매일 달라지는 저 달의 이미지처럼 느낌이 달라질 것이고, 지금 보고 있는 저 달을 우리 딸도 함께 보고 있겠지? 하셨던 아버지 말씀처럼 세상 어느 곳에 있던 함께 느끼고 바라볼 수 있는 마음으로 묶어주는 사랑의 매체라 더 따뜻하고 푸근해 보였다.
작품속 등장하는 교통 싸인판이 시사하는 바도 크다. 나는 삶에서 언제 어디서 절제하며 멈춰야 하는가…. 자신을 또 한번 돌아보게 되었다.

중앙대학교와 홍대 대학원을 졸업한 작가는 Pratt 대학원을 졸업한후 대학에서 가르쳤고 사랑 마운틴을 가꾸어 가며 뉴욕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글 그레이스 지
이대미대,교육대학원, Pratt 대학원, LA County Museum 렌탈 갤러리, Eden 갤러리 디렉터 역임, 한국일보외 잡지 컬럼연재, 현 One Art Space NY, NJ KCC 갤러리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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