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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트럼프에 저항하는가

글쓴이 : 박동규 날짜 : 2020-05-18 (월) 09: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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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를 악마라고 불러도 되는겁니까?”

 

나의 지인분들 중에도 트럼프를 지지 하시는 분들이 꽤 있다. 그 분들로부터 위와 같은 질문을 종종 받는다. 이즈음에 이에 대한 나의 생각을 밝혀두고 가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이 글을 올린다.

 

나는 자주 트럼프를 '악마' 또는 '악의 화신' 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이것은 단지 형용사이거나 은유적 표현이 아니다. 이것은 나의 절박하고 진솔한 신앙고백 이다. 나의 전공인 정치학과 법학의 관점에서 현재의 미국을 한마디로 성격규정 하라면 한치의 망설임 없이 '트럼프 독재시대'라고 말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민주주의의 근간(根幹)인 헌법, 법치주의, 삼권분립, 만민 평등권, 적법한 절차 원칙이 철저히 고의적으로 무시 되고있다.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 스티븐 레비츠키,대니얼 지블랫 저 / 박세연 역 참조)

 

아울러 신학이 나의 전공은 아니지만 예수님의 삶과 가르침을 진리로 고백하고 그분의 말씀을 따라 살려고 하는 크리스찬의 한사람으로서 '독재의 시대' '어두운 죽음의 시대'를 어떻게 사는 것이 크리스찬답게 사는 것인지를 늘 고민하고 묵상하고 기도한다. 그리고 적은 힘이나마 나의 신앙이 죽은 신앙이 되지않게 하기위해 믿는 바를 실천 하려고 노력한다. 그래서 3년전부터 함께 활동하고 있는 이민자 보호교회 네트워크는 나에게 법률 상담소가 아니라 신분이 없다는 이유로 기존 교회에서 조차 기댈곳이 없는 '너희중에 가장 작은' 이민자들을 위한 선교지 이자 복음화의 전초기지다.

 

시대는 다르나 부패하고 절대군주화한 권력 앞에서 하나님께서 주시는 사명/소명을 온몸으로 따른 선배들도 그 시작은 우리의 고민과 같았으리라. 히틀러 시대의 본회퍼 목사, 군사독재 시절의 전태일 열사, 일제강점기의 윤동주와 안중근, 조선말기의 개혁가 '천주학 쟁이' 이벽, 정약용, 강완숙, 그리고 박해(迫害)와 수난(受難) 속에서도 진리와 신앙을 지키며 빛도 이름도 없이 칼날에 스러져간 수천명의 조선민중 신앙의 선조들도, 그리고 식민지 유대땅 척박한 갈리리에서 로마 제국과 유대권력의 이중 억압속에서 살았던 청년 예수도 같은 고민을 했으리라...

 

악마 또는 악령은 몽환적인 심리 상태나 손에 잡히지 않는 형이상학적이고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다. 악령은 '현실 권력'으로 나타난다. 지금 여기 (here and now)에 현존하는 성령과 악령을 식별하고 성령의 부르심에 'Yes!'라고 기꺼이 응답하고 악령들의 불의에 'No!'라고 단호히 대처하는것, 그래서 악령들의 이름을 부르고 악령들의 가면을 벗기고 악령들에게 저항하여 비폭력적으로 그러나 목숨을 걸고라도 투쟁 하는것이 크리스찬들의 근본적인 사명/소명이 아닐까?

 

성서에 나오는 시편의 저자들과 성모 마리아와 아모스, 호세아, 이사야, 예레미아등 선지자/예언자들이 수도없이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경고하고 하늘을 향해 울부짖었던 기도에도 악령 또는 악의 세력은 너무나 명징하게 그리고 이론의 여지없이 '현실 권력'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가톨릭에서는 '과격'하고 불순'하다는 이유로 개신교에서는 '마리아 신학' 이라는 이유로 양쪽에서 모두 버림받은 예수의 어머니 성모 마리아의 기도(마니피캇)를 귀기울여 들어보자.

 

"그분께서는 당신 팔로 권능을 떨치시어 마음속 생각이 교만한 자들을 흩으셨습니다.

통치자들을 왕좌에서 끌어내리시고 비천한 이들을 들어 높이셨으며 굶주린 이들을 좋은 것으로 배불리시고 부유한 자들을 빈손으로 내치셨습니다." (루가 1:51-53)

 

마리아의 기도는 구약시대 시편 저자들의 울부짖는 기도와 소름돋을 만큼 정확히 일치하고 통전한다.

 

"여호와여 일어나옵소서 하나님이여 손을 드옵소서 가난한 자들을 잊지 마옵소서

어찌하여 악인이 하나님을 멸시하여 그의 마음에 이르기를 주는 감찰하지 아니하리라 하나이까...

악인의 팔을 꺾으소서 악한 자의 악을 더 이상 찾아낼 수 없을 때까지 찾으소서

여호와께서는 영원무궁하도록 왕이시니 이방 나라들이 주의 땅에서 멸망하였나이다

여호와여 주는 겸손한 자의 소원을 들으셨사오니 그들의 마음을 준비하시며 귀를 기울여 들으시고 고아와 압제 당하는 자를 위하여 심판하사 세상에 속한 자가 다시는 위협하지 못하게 하시리이다." (시편 10:12-18)

 

미가서의 권력 비판은 신랄하다못해 살벌하기까지 하다.

 

망할 것들! 권력이나 쥐었다고 자리에 들면 못된 일만 꾸몄다가 아침 밝기가 무섭게 해치우고 마는 이 악당들아, 탐나는 밭이 있으면 빼앗고 탐나는 집을 만나면 제 것으로 만들어 그 집과 함께 임자도 종으로 삼고 밭과 함께 밭 주인도 부려먹는구나.” (미가 2:1)

 

킹 목사님이 "I have a dream" 연설에서도 인용 하셨고 박근혜 탄핵 판결문에도 나오는 아모스서의 유명한 구절이다.

 

"너희가 나를 거슬러 얼마나 엄청난 죄를 지었는지, 나는 죄다 알고 있다.

죄없는 사람을 학대하며 뇌물을 받고 성문 앞에서 가난한 사람을 물리치는 자들아!

너무도 세상이 악해져서 뜻 있는 사람이 입을 다무는 시대가 되었구나.

너희의 순례절이 싫어 나는 얼굴을 돌린다. 축제 때마다 바치는 분향제 냄새가 역겹구나.

다만 정의를 강물처럼 흐르게 하여라. 서로 위하는 마음 개울같이 넘쳐 흐르게 하여라." (아모스 5:12-24)

 

악마 또는 악의 세력은 '현실권력'이다. 그렇다면 불의한 현실권력에 저항하지 않는것은 악을 방치(放置)하는 행위다. 더 나아가서 악마를 돕는 행위다. "역사는 이렇게 기록할 것이다. 이 사회적 전환기의 최대 비극은 악한 사람들의 거친 아우성이 아니라 선한 사람들의 소름끼치는 침묵이다." 라는 킹목사님의 말씀은 지금도 우리에게 "선과 악이, 참과 거짓이 싸울때에 어느 편에 설건가?"를 결단하라는 도전을 던지고 있다.

 

]20대 대학생 시절 함께 활동했던 뉴욕기독청년연합회에서 지도 목사님으로 저희에게 많은 가르침을 주셨던 한성수 목사님께서 번역하신 책이기도 하고 아울러 세계적으로 유명한 신학자이자 평화운동가인 월터 윙크 교수의 '인생작' 이기도한 <사탄의 체제와 예수의 비폭력> 원제 : Engaging the Powers: Discernment and Resistance in a World of Domination는 악의 세력과 현실권력의 문제를 다룬 가장 탁월한 신학적 성과로 꼽힌다.

 

결론에 대신하여 월터 윙크 교수님의 말씀을 인용한다.

 

"미국의 종교는 기독교가 아니라 폭력이다."

 

"'구원하는 폭력' 이라는 신화에서 벗어나 '비폭력 저항'을 실천해야 한다."

 

"악한 영들은 세계 안에서의 불의한 체제와 결코 무관하지 않고 세계 안의 불의한 체제와 싸우는 것은 실로 우리가 악한 권세(權勢)들과 싸우는 것이다."

 

* 쉽고 공감가는 서평 하나를 함께 올린다.

http://minjungtheology.kr/xe/info/57897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열린 기자

 

http://www.newsroh.com/bbs/board.php?bo_table=repor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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