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총리 뉴욕동포간담회를 마치고

나는 고교 졸업 직후 이민와서 한국 정치인들을 잘 모른다. 개인적으로 식사를 같이 한 정치인을 다 세어보아도 다섯명이 안되는 것 같다. 그 중 한분이 김민석 총리다. 그를 처음 본 것은 88년 즈음에 출옥후 뉴욕을 방문했을 때였다. 컬럼비아대 앞 뉴욕한인교회였다. 미 동부 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한인 교회로 사적지(史蹟地)로 지정된 곳이다. 일제 강점기 때부터 민족운동의 산실이자 독립운동의 거점이었던 곳이다. 80년대에는 고국의 민주, 인권, 평화, 통일을 위해 기도하던 '목요기도회'가 열렸던 장소다.
그곳에서 김민석 총리가 강연을 했고 주제는 아마도 '민족, 민주, 민중 삼민주의에 대하여' 였던 것 같다. 故 이승만 목사님께서 연설후 "모국어를 이렇게 아름답게 말하는 사람을 보게되어 기쁘다" 는 취지로 칭찬을 해주셨던 기억이 있다. 반갑게도 김총리도 정확히 그 때를 기억하고 있었다. (형님되시는 김민웅 교수님/ 목사님과의 더 깊고 긴 인연은 다음 기회에 나누기로 하자)

간담회 중에 감사히도 발언 기회가 주어졌다. 나는 현재 미의회에 계류중인 '한반도평화법안' 의 '절대적인' 중요성에 대해 짧지만 혼신(渾身)을 다해 설명했다. 그리고 내가 법률위원장으로 섬기는 '미주민주포럼'(KAPAC 대표 최광철)에서 주최하는 6월의 '한반도 평화 컨퍼런스'에 대해서도 적극 설명했다. 500여 한인동포들이 주체가 되고 법안을 지지하는 한미 의원들이 초당적으로 20여명 이상 참석하게될 행사에 정부의 협조를 간곡히 당부했다. 구체적으로는 정동영 통일부 장관을 참석하실 수 있게 해달라는 요청을 드렸다.
그러면서 일종의 '필살기' 한 방을 꺼냈다. 80년대 당시 목요기도회 목사님들께 들었던 말씀들 중에서 당시 20대 어린 나이였던 나에게도 큰 울림을 주었던 말씀이었다. 지금은 모두 고인이 되셨지만 그 분들의 그 말씀은 지금도 생각할 때마다 울컥 할 만큼 나의 뇌리에 각인되어 있다.

"노동자 전태일이 "나에게 노동법을 설명해 줄수 있는 대학생 친구 한명만 있다면" 했듯이 우리에게도 한반도 평화 통일 염원을 대변해 줄 수 있는 단 한명의 미 의회 의원이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하시며 탄식하듯 하셨던 말씀들이었다. 그런데 자, 보시라! 이제 한명도 아니고 46명의 미의회 의원 친구들이 생겼다. 그냥 친구들이 아니라 한반도 평화 염원을 대변해 줄 수 있는 친구들이다. 그냥 대변이 아니라 '한반도평화법안' 까지 만들어서 대변해주는 친구들이다. 내용도 종전선언, 평화협정, 평양과 워싱턴에 연락사무소 설치, 북한 여행 자유화등 목사님들께서 70년대부터 백악관 앞에서 목놓아 눈물로 외치셨던 핵심적인 내용들이 모두 들어있다.
바라건대 올 봄에 미중 정상회담을 전후로 북미회담이 가시화(可視化) 된다면 공화, 민주 양당의원들의 지지가 대폭 늘어날 것이라는 희망도 전해드렸다. 열심히 적어 가셨으니 귀국해서 국회와 청와대에 잘 전해주시리라 믿는다. 밴스 부통령과의 회담 일부를 살짝 소개해 주셨다. 밴스 부통령이 "북한과 대화를 여는 방법을 알려달라" 고 요청해서 '특사(特使)' 제안을 했다는 희망적인 소식이었다. 그 순간 나는 총리께서 쿠팡, 손현보, 통일교 문제 때문에만 온 것이 아니였구나 라는 '촉'이 왔다. 그 다음은 독자분들의 상상에 맡기겠다.

6월 23일부터 3일간 워싱턴 디씨에서 열리는 '한반도 평화 컨퍼런스'는 한반도 평화를 염원하는 미주동포나 단체 누구나 참여 할 수 있는 열린 행사다. 단체로 참여해도 되고 개인으로 참여해도 된다. 김경협 신임 동포청장을 비롯하여 한미 의원 10여명의 참여는 이미 확정되었고 더 늘어날 예정이다. K- 팝 가수의 공연과 평화 대행진 등 다채로운 문화 행사도 기획 중이다. 한반도 평화의 대잔치가 되길 바란다. 올해는 휴전과 분단이 된지 73년이 되는 해다. 73년은 너무 길다. 이 지긋지긋한 전쟁을 끝내고 평화, 상생, 공동번영의 길로 가자! K-문화, K-민주, K-경제에 이어 K-평화를 만들어내자!

글 박동규 변호사 |시민참여센터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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