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NFL에서 눈길을 모으는 두 가지 소식이 거의 동시에 전해졌다.
한 가지가 피츠버그 스틸러스의 한국계 스타플레이어 하인스 워드의 은퇴 선언으로 한인들의 관심을 모으는 소식이었다. 또 다른 한 가지는 지난 주 ‘스포츠세상’에서 소개한 NFL의 명쿼터백 페이튼 매닝이 덴버 브롱코스와 계약했다는 점이다.
우선 상황을 겉으로 나타난 그대로 전해보자.
하인스 워드는 이날 14년 경력을 끝으로 NFL을 떠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조지아주 시골마을 출신인 자신에게 NFL에서 뛸 수 있게 해준 구단에 감사한다며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또 그는 자신이 다른 팀으로 이적하지 않고 은퇴해 이제야 영원한 스틸러스가 됐다고 은퇴의 기쁨을 표현하기도 했다. 참으로 아름다움 마무리였다.
하지만 속사정도 그럴까. 당초 워드는 피츠버그와 올해까지 연봉 400만달러에 계약이 돼 있었다. 하지만 엄격한 샐러리캡을 적용하는 NFL에서 연봉 계약이 구단이 그 선수를 데리고 있을 때에만 받을 수 있는 돈이다.
메이저리그의 경우 한 번 계약을 하면 다른 팀으로 이적하든, 방출이 되든 모든 돈을 다 받을 수 있지만 NFL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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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연봉이 짐이 된다는 사실을 깨달은 워드는 구단에 새로운 제안을 했다. 자신의 연봉을 대폭 삭감하는 계약을 하자고 자세를 낮췄다. 그러나 스틸러스 생각은 달랐다. 그가 아무리 피츠버그 지역에서 인기가 있고 과거 뛰어난 플레이로 구단에 기여했다고 하지만 이미 선수로는 황혼에 접어들었고 연봉을 낮춘다 해도 스틸러스 안에 그가 설 자리는 없었다. 결국 워드에게 선택은 은퇴말고는 없었다.
페이튼 매닝이 덴버 브롱코스로 이적했다는 소식은 더욱 잔인하게 들렸다. 매닝은 NFL 역사상 유일하게 네 번이나 리그 MVP를 수상할 정도로 뛰어난 실력을 발휘했고 뛰어난 실력 못지 않은 인간미로 칭송받은 선수다. 목부상 때문에 지난 시즌 당 한 경기도 뛰지 못하고 친정팀 인디애나폴리스 콜츠로부터 방출된 그가 브롱코스와 9천만달러가 넘는 거액에 5년 계약을 했다는 소식이 처음에는 반갑기만 했다.
아무튼 그가 다시 NFL에서 주전 쿼터백으로 뛸 수 있게 됐고 그런 만큼 좋은 일도 많이 할 수 있게 됐다는 생각에서였다.
하지만 잠깐만. 그러면 지난 시즌 브롱코스 주전 쿼터백으로 뛴 팀 티보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경기 전 한쪽 무릎을 꿇고 겸허하게 기도하는 모습으로 유명하고 그 덕분에 티보잉이라는 말까지 만들어낸 그 티보말이다.
티보는 그야말로 덴버의 영웅이었다. 신실한 믿음과 그에 걸맞는 자선 활동으로 이름을 높힌 그는 경기장에서도 매번 기적 같은 패스를 성공시키며 팀을 플레이오프까지 이끌었다.
한때 그의 두드러지는 믿음은 일부 팬들과 언론의 따가운 눈총을 받기도 했지만 결국 그의 평상시 선행이 알려지면서 그는 진정한 영웅이 됐다.
그러나 매닝이 같은 팀에 온 이상. 그것도 총연봉 9천600만달러의 계약을 한 이상 그의 입지에 변화가 없을 리 만무하다.
우선 매닝이 입단 기자회견을 치르는 날 구단 사무실을 채우고 있던 티보의 대형 사진은 모두 사라지고 없었다. 매닝을 영입한 존 엘웨이 부사장은 “내 딸을 시집 보내고 싶은 첫 번째 신랑감은 티보”라고 말하며 그를 높이 평가했지만 팀 공격은 매닝 손에 쥐어주었다.
매닝은 “만약 티보가 팀에 남게 되면 나는 그의 가장 좋은 팀 동료가 될 것이고 그에게 다른 기회가 열린다면 그가 잘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물론 브롱코스는 이미 마이애미 돌핀스, 뉴욕 제츠 등에 티보에 대한 트레이드 가능성을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과는 아직까지 신통치 않다. 티보로선 하루 아침에 팀과 도시의 영웅에서 쓸모없는 잉여인간으로 전락한 느낌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
결국 스틸러스나 워드나, 브롱코스나 티보나 똑같이 말하는 게 있다. “이건 비즈니스야”라는 잔인한 상투어다. 상처를 준 사람을 그 말로 자신의 행동이 이해되기를 바라고 상처를 받은 사람들은 그 말로 애써 자신을 달랜다.
워드나 티보나 모두가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될 것이다. 선수로서는 물론이고 인간미 때문에 더욱 사랑을 받은 이들에게 항상 행운이 함께 하기를 바랄 뿐이다.
* News Korea Texas, Inc.(www.newskorea.com) 제공, ‘김홍식의 스포츠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