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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지옥 서울은 떠났지만..

글쓴이 : 굿데이뉴질랜드 날짜 : 2012-03-13 (화) 01:18:06

서울에서 차를 끌고 집을 나설 때마다 머리 속을 맴도는 것은 交通地獄(교통지옥)이었다. 뉴질랜드 이민을 온 후 서울에서의 교통지옥 공포는 사라졌다. 뉴질랜드와 서울은 교통을 놓고 본다면 차원이 다른 세계였다. 그렇다면 영국하고 뉴질랜드는 어떻게 비교될까. 새로운 천년이 시작되는 해 가족들과 함께 영국에서 1년반을 거주한 적이 있다.

그래서 나름 영국과 뉴질랜드의 교통문화를 비교할 수 있는 입장이다. 결론부터 이야기한다면 교통문제에 있어서 서울과 뉴질랜드의 차이가 바로 영국과 뉴질랜드의 차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이야기를 하기 전에 통계를 인용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OECD 산하에 국제교통포럼(International Transport Forum)이라는 기구가 있는데 이 기구에서 발표하는 통계 가운데 '국제 교통안전 사고 데이타와 분석 그룹(International Traffic Safety Data and Analysis Group)'이 발표하는 '교통사고 통계(Road accident statistics)'가 있다.

이 통계를 인용하면 인구 10만명당 교통사고 사망률을 국가별로 비교할 수 있다. 해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대체적으로 그 순위가 비슷하다. 우선 2005년 통계를 보자. 그리스가 15명으로 세계 1위다. 그리고 미국이 2위로 14.7명이고, 한국은 13.2명으로 4위를 차지하고 있다. 뉴질랜드는 9.9명으로 12위를 기록하고 있다. 영국은 5.5명으로 24위를 차지했다.

  

뉴질랜드 교통사고 사망률은 영국에 비해 두배나 높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2010년 통계는 뉴질랜드 교통문화가 더욱 惡化(악화)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같은 기구에서 발표한 통계를 보면 뉴질랜드는 8.7명으로 세계 8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리스가 역시 1위를 차지했는데 11.3명이었고, 미국은 3위로 10.6명, 영국은 3.1명으로 30위였다.

결국 영국과 뉴질랜드를 비교한다면 영국에서 교통사고로 죽을 확률은 뉴질랜드보다 3분의 1 수준인 것을 알 수 있다. 반대로 영국사람이 뉴질랜드로 이민을 올 경우 교통사고로 죽을 확률은 3배나 높아진다.

실제로 영국에서 뉴질랜드로 이민을 오거나 여행을 온 영국 사람들은 한결같이 뉴질랜드의 열악한 교통문화에 혀를 내두른다. 참고로 2010년 호주 교통사고 사망률은 인구 10만명당 6명으로 18위를 차지하고 있다.

영국 외무성(Foreign and Commonwealth Office)은 뉴질랜드를 방문하는 여행객들을 위한 조언으로 뉴질랜드 교통사고 사망률은 인구 10만명당 8.7명으로 영국의 3.1명과 비교할 때 매우 위험하므로 조심운전하기를 바란다고 적시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도 영국 외무성 조언에 동의한다. 영국에 입국하여 불과 한달보름만에 가족과 함께 런던에서 웨일즈까지 여행을 한 적이 있다. 초행길을 무려 8시간정도 운전하여 중부 웨일즈 한적한 시골까지 여행했는데 정말 편안하게 운전했던 기억이 아직도 새롭다.

뉴질랜드에 정착한 후 역시 3개월쯤 뒤에 가족과 함께 오클랜드에서 웰링턴까지 여행을 한 적이 있는데 좁은 국도에서도 시속 100km 고속운전을 하는 수많은 운전자들 틈에서 바짝 긴장을 해야만 했었다. 결국 우리 가족은 목적지 웰링턴까지 가지 못하고 중간에서 되돌아오고 말았다.

당시 한적한 도로에서 마음껏 달리고 싶어하는 뉴질랜드 운전자들의 심리를 이해하려고 했었다. 그러나 오랜 세월 뉴질랜드에서의 교통사고 관련 기사들을 접하면서 서서히 뉴질랜드 교통문화에 대해 다시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www.en.wikipedia.org


뉴질랜드에서의 교통문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3가지 조건을 이해해야만 할 것이다. 하나는 도로다. 뉴질랜드의 도로는 커브와 경사가 극심하다. 한국의 경우 도로의 직선화와 평지화를 위해 대부분 산을 뚫거나 깎는 방식으로 도로건설을 하지만 뉴질랜드는 그런 방식을 사용하지 않는다. 도시든 지방이든 일부 고속도로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곡선에다가 높낮이가 심한 편이다. 도로표지판도 제대로 정비되어 있지 않다. 운전자들은 이런 뉴질랜드 도로의 특성을 빨리 인식하여야만 한다.

둘째로 자동차의 노후화다. 뉴질랜드 도로에 주행하고 있는 자동차들은 대부분 10년이 넘은 중고차들이다. 특히 시골로 가면 갈수록 노후연령이 더 심해진다. 마지막으로 운전자들이다. 뉴질랜드 운전자들은 급하다. 그리고 음주운전 건수도 많은 편이다. 지방으로 가면 갈수록 이런 현상은 더욱 심하게 나타난다. 게다가 16세만 되면 차를 운전할 수 있는 청소년들의 스피드 레이싱도 골칫거리다.

이런 3가지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뉴질랜드 교통문화를 최악의 수준으로 끌어내리고 있다. 뉴질랜드는 유럽 후진국들이라고 할 수 있는 루마니아, 불가리아, 폴란드, 라트비아, 크로아티아, 리투아니아 등과 거의 비슷한 수준의 교통문화를 가지고 있다. 뉴질랜드 교통문화를 이해하지 못할 경우 자칫 이민생활을 불행으로 終止符(종지부)를 찍을 수 있다. 이따금 교통사고를 경험하는 동포 소식을 접할 때마다 조심운전을 당부하고 싶어진다.

교통지옥이라는 서울을 떠나 아름다운 나라 뉴질랜드에 와서 뉴질랜드 교통문화를 고려하지 않고 운전할 때 닥치게 되는 불의의 사고만은 피해야 할 것이다. 참고로 지난 2011년 한해 뉴질랜드 교통사고 사망자는 284명이었다. 이는 1952년 이후 가장 적은 사망자였다.

인구 4백만명을 고작 넘기고 있는 나라에서 교통사고 사망자 284명이라는 것은 인구 4천만명일 경우에는 2,840명이라는 이야기가 된다. 이는 하루에 8명이 교통사고로 사망한다는 말이 된다. 아무쪼록 동포들은 모두 조심운전하도록 하자. <소니리/sonielee09@gmail.com>

굿데이뉴질랜드(www.goodday.co.nz)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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