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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마라톤을 하는가

글쓴이 : 권이주 날짜 : 2012-03-03 (토) 01:08:01

 

지난 2월 25일 50마일 울트라 마라톤 도전은 2010년 ‘Rochester NY’ 이후 2년만이다. 처음 대회에 나간 것은 2004년 2월 센트럴 팍이었는데 이후 100마일에 도전했기 때문에 다소 등한시 했었다.

이번엔 산악 Trail이지만 Road Running으로 생각하고 대회를 불과 사흘 앞두고 등록했다. 2주전에 50마일을 훈련으로 달려 보았지만 아무래도 실전과 훈련은 차이가 있다.

특히 이번에는 뉴저지 밀알 선교단과 뉴저지 한인마라톤 클럽이 추진하는 “장애우 꿈터 마련”을 위한 캠페인 홍보 대사로 출전하는 특수 임무를 수행하기 때문에 완주를 반드시 해야 했다.

 

모든 준비를 했다고 하지만, 50 마일은 80km, 200리 길, 그것도 평지가 아니고 산길이다. 달리는동안 조금이라도 문제가 생기면 완주는 물거품이 된다. 수많은 마라톤을 달렸지만 긴장되고 두려움이 앞섰다,

일주일간 일기 예보를 주시했다. 내 몸은 일기와 밀접한 관계를 갖기 때문이다. 금요일 비가 오고 경기 당일은 25M/h (40K/h)로 강풍이 예고되고 있었다

처음 출전하는 대회라서 走路(주로) 상태가 어떤지가 가장 궁금했다. “가자! 엎질러 놓은 일이다. 나의 운명은 오늘 달리게 되어있다.”

굳게 마음을 갖고 새벽 3시에 일어나 찰밥으로 배를 채우고 5시에 출발지점인 뉴저지 Maplewood로 가기 위해 운전대를 잡았다. 초행길이라 일찍 출발했다. 마음을 차분하게 가지려고 했지만 긴장은 계속 됐다.

큰길은 잘 왔는데 산으로 들어가는 길의 팻말이 보이기 않아 헤매다 출전 동료들을 만나 출발지점을 찾을 수 있었다. 별로 예감이 좋지 않아 더 많은 조심을 해야겠다고 생각 했다, 바람은 세차게 불고 추웠다. 번호표를 찾아 팬티에 달고 등판에는 “장애인꿈터 for DISABLED”란 싸인을 붙였다, 모두들 나를 바라보며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웠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무언의 감사 표시를 했다.

정확히 7시에 출발 했다. 9시간 소요 예상을 했다,

그러나 막상 달리기를 시작하니 돌부리와 나무그루터기가 불쑥불쑥 튀어나오고 오르막, 내리막이 가파랐다. 너무 험난한 코스였다. 시간 조정이 불가피 했고 달리는 방법도 달리 생각해야 했다.

그랜드 슬램 100 마일 코스를 방불케 했다. 내리막 자갈길을 달려 내려갈 때는 정신이 흐려지고 시야가 어지러웠다. “찰라”라도 눈길을 돌리면 돌 뿌리 나무 그루터기에 발이 걸려 넘어지고, 헛디디면 낭떠러지로 떨어질 판이다. 신경을 곤두세우고 긴장 속으로 몰지 않으면 실패는 물론. 큰 부상을 당할 것 같았다.

코스는 왼쪽 산을 돌아오면 4마일, 오른쪽으로는 반환점 급수대에 가면 3마일 돌아오면 3마일로 한바퀴가 10마일이다. 총 5바퀴를 돌아야 했다

모두를 수정했다. 완주11시간 목표, 가능한 언덕도 천천히 달려서 올라간다, 넘어지지 않도록 조심할 것, 진흙탕 길은 되도록 피하고 운동화가 젖지 않도록 하자!

그러나 그것은 생각뿐 첫 바퀴를 2시간1분33초에 완주하고 운동화를 갈아 신었다. 두번째 바퀴 17마일을 지나서 나무 사이를 통과할 무렵 땀을 닦으려고 손을 들어 올려 시야를 가리는 순간 나무 그루터기에 걸려 넘어지고 말았다. 아찔하며 눈앞에 별이 번쩍였다, 왼쪽 종아리에서 피가 난다. 오른쪽새끼 손가락이 얼얼했고 손바닥도 아팠다,

뒤따라오던 여자 런너가 “You are OK?” 한다, 아프지만 “That’s OK!”하고 참고 달려갔다, 2번째 바퀴는 1시간58분04초 통과! 주로는 꼬불꼬불하고 표지판은 없고 오직 땅 바닥에 흰 횟가루로 표시되어 있어 힘들게 달리다 보면 다른길로 빠지기 일쑤였다.

3번째 바퀴를 돌았는데도 길눈이 어두운 나는 갈림길이 나올 때마다 땅을 보며 여긴가? 저긴가? 했다. 24마일을 돌아오니 이제는 남은 거리가 줄어간다는 생각에 힘이 실리는듯 했다. 27 마일 지점에서 작년에 100 마일 달리기 때 보았던, 일본 런너가 봉사를 하며 특별히 나를 챙겨 주며 용기를 주었다.

3바퀴는 2시간10분30초 걸렸다, 점점 스피드가 줄었다. 체력에 한계가 느껴지는 것 같았다. 콜라와 바나나, 캔디, 파워젤 등을 되도록 먹으려고 노력했다. 4바퀴째는 추위를 느껴 자켓을 입었다, 바람은 더욱 세차게 불고 눈발이 날려 視野(시야)를 가렸다.

힘이 빠졌는지 아차하는 순간 32마일 지점쯤에서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면서 언덕으로 떨어졌다. 맥이 쭉 빠진 탓에 도저히 혼자 일어나지 못하자 뒤따라오던 런너가 손을 잡아 일으켜준다. 몸을 추스르는 동안 그는 앞으로 멀리 달아났다.

운동은 냉정하다, 서바이벌이다, 내가 혼자서 해결하고 살아나야 한다, 손 잡아 준 것만으로도 감사 한 것이다. “가자” 목표를 향하여 “내 몸에 상처는 그때뿐이다. 실패는 영원하다” 힘을 내어 달려 갔다, 산속에 앞 뒤를 봐도 나 혼자 뿐이다.

그 많던 (10M, 21M, 50K) 런너들은 어디로 갔는지 홀로 남아 나무와 물, 돌, 진흙탕, 바람, 눈, 구름 등 자연을 벗 삼아 고통을 이기며, 앞으로 달리고 있을 뿐이다

4번째 바퀴 현수막을 보고 달려올 때 오수영 회장, 강원호 목사, 이덕재 총무가 나를 응원하러 왔다. 고마웠다. 매트를 밟은 시간은 2시간26분33초 소요됐다, 넘어져 가며 헤메고 달려온 나의 시간에 애착을 느꼈다, 이제 1바퀴만 돌면 완주한다. 희망이 보였다.

 

그들과 사진 촬영을 하고 돌려 보낸후 마지막 바퀴를 돌기위해 출발했다, 처음에는 힘이 솟는 듯 했다, 그러나 그것은 호기! 체력이 점점 떨어지기 시작했고 급기야 헛디뎌 넘어져 몸에 또한번 상처를 남겨 주었다.

피가 또 흐른다. 춥기도 했다. 참았다. 참아야 한다, 그리고 완주를 해야 한다, 그것이 나의 목표며 의무이다. 가자! 43 마일을 달려 본부에 도착했을 때, 경기 스태프가 헤드라이트가 있느냐고 물었다, 6시면 해가 넘어가 어두어진다는 것이다,

아차 싶었다. 해가 있을 때 완주할 것으로 예상해 준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재 시간이 5시! 6시20분쯤에는 골인할 수 있겠지 기대하고 출발했다. “어떻게 되겠지?” 하는 막연한 생각으로, 아니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

마지막 6 마일! 정말 힘들었다, 언덕을 오를 때 도저히 오를 수 없어 잠시 쉬기를 2번! 쉬면 안되는데! 하면서 나무에 걸터 앉았다. 몽롱해지는 나를 깨우고 채찍질 했다, 점점 어둠이 덮이고, 체력은 바닥이 나고, 오직 남은 것은 오기뿐이었다

언덕을 넘어 내려 올 때, 힘이 없는지 싱겁게 돌에 걸려 또 넘어 졌다. 4번째다.

“완주 할 수 있을까?” 의구심이 떠오르고 두려움이 생기기 시작했다. 47 마일의 급수대에서 물을 마시고 봉사자에게 헤드라이트가 있느냐 물으니 없다고 한다. 저 앞에 가는 여자 런너가 있었다. 혹시 그녀가 갖고 있다면 뒤따르려고 따라 갔다. 그녀도 없었다. 날은 점점 어두어져 땅인지, 돌인지, 진흙탕인지? 구분하기 힘들어졌다, 그러나 그녀 뒤를 따라가면 길은 잃어 버리지 않을 것 같아 열심히 따라 갔다.

48.5마일 지점에 왔을 때 응원단 6명이 그녀를 반기며 헤드라이트를 넘겨주었다, 그녀는 그것을 받아 머리에 달고 달리기 시작했다, 나도 열심히 뒤 따랐다, 길을 잃으면 안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바로 내 앞은 캄캄해, 바닥을 분별하기 힘들었다, 시신경을 곤두세우고 온 정신력을 집중하여 뒤따랐다.

언덕을 오를 때는 그녀도 걸어 나를 편하게 했으나 평지나 내리막길은 나를 괴롭혔다, 어려움속에서도 드디어 마지막 움막이 보인다. 그것을 끼고 돌아 오면 마침내 결승점이 있는 것이다.

와! 다 왔다, 나는 해 냈다. 속으로 소리 지르고 또 질렀다. 결승점 통과 ! 총 11시간25분04초! 주최측이 주는 60대 1위! 상품인 模型(모형)사과를 받아 들었지만 온 몸에 힘이 빠져 옷도 갈아입지 못하고 차에 올랐다. 발이 시려워 운동화를 벗고 맨발로 운전하며 아내가 기다리는 집으로 향했다,

왜 나는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이 긴 거리를 달리는가? 나와의 싸움? 지독한 고통을 이기는 내 인내력 시험대? 목표를 향한 나의 집념의 척도 측량? 그러나 이번에는 장애우들이 편히 쉴 수 있는 꿈터를 마련하기 위해서 온몸을 바쳤다. 달리기를 하는동안 그들의 얼굴이 내 눈 앞을 스쳐갔다,

이번 완주는 온전히 그들 덕분이었다. 함께 힘을 합쳐 보자! 성공할 것이다!

* 60대 철각으로 유명한 권이주 씨(66)는 2010년 아시안 최초로 3500마일의 미대륙횡단 마라톤을 95일만에 주파한 주인공입니다. 50대 중반까지 심한 당뇨로 고생하다가 건강을 위해 마라톤에 입문, 뉴욕한인마라톤클럽을 창설했습니다. 100 마일 마라톤을 3회 완주했고 2009년 4월엔 필라델피아에서 뉴욕까지 33시간을 쉬지 않고 달려 150마일을 주파하는 ‘서재필 선양 마라톤’을 완주하기도 했습니다. 한인으로는 최다인 공식마라톤대회 122회 완주기록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장애우 꿈터마련을 위한 후원금은 1마일에 1달러 씩 권이주씨가 달리는 거리에 따라 할 수 있습니다.

보내실곳: 1225 River Rd Teaneck NJ 07666

Pay To: America Wheat Mission in NJ

전화: 201-530-0355, ©: 201-638-5148

대표: 강 원 호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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