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인간이 포도나무를 심다가 악마와 거래를 하게 된다.
그 나무에서 열리는 달콤한 열매로 낸 즙을 마시면 아주 행복해진다는 이야기에 악마도 자신도 나무를 키우는 일에 동참하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악마는 양, 사자, 원숭이, 돼지를 죽인 뒤 그 피를 나무에 거름으로 주었다. 그렇게 해서 태어난 포도주는 마실수록 네 가지 동물의 특성을 그대로 보여주는 마법의 물이 됐다.
처음에는 양처럼 온순하던 사람이 더 마시면 사자처럼 난폭해지고 더 마시면 원숭이처럼 까불고 떠들며 더 마시면 돼지처럼 추해진다.
이상은 유태인들의 경전이자 교육서인 탈무드에 나오는 술의 기원에 대한 이야기다.
절제할 수만 있다면 만병통치(萬病通治)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자신은 물론 집안, 사회까지 망칠 수 있는 술의 마력을 잘 말해주는 이야기로 결국 술은 악마의 선물이라는 얘기다. 늘 경계를 게을리 하지 않아야 한다는 뜻이 담겨 있다.
1776년 프랑스 메종 두도뇽에서 딱 한 병만 생산했는데 술도 술이지만 4kg의 백금과 6,500개의 다이아로 장식된 병은 그야말로 배보다 배꼽이 큰 것처럼 느껴진다. 술 자체의 가격도 그렇지만 사실 더욱 문제가 되는 건 술 때문에 빚어진 사건으로 인한 비용이 술값보다 훨씬 비쌀 때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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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면에서 볼 때 텍사스 레인저스 강타자 조시 해밀턴()은 비공식적으로 인류 역사상 가장 비싼 술을 마신 사람이 될 수도 있다. 술 몇 잔 때문에 눈 앞의 대박이 사라질 위기에 놓인 것이다.
해밀턴은 최근 한 술집에서 술을 마신 것이 문제가 돼 다음 날 기자회견까지 열고 그에 대한 정중한 사과까지 해야 했다.
성인인 메이저리그 선수가 비시즌 기간 동안 술을 마시는 건 전혀 새로운 일이 아니다. 일부 선수들은 시즌 중에도 술을 마셔 문제를 일으키고 지난 해에는 한국인 메이저리거 추신수도 음주운전을 하다가 체포되는 수모를 당했다.
그러나 해밀턴의 경우는 조금 상황이 다르다. 이미 지독한 알콜 중독과 마약 중독을 경험한 그는 종교의 힘을 빌어 약물 중독을 극복하고 메이저리그 정상급 타자가 됐다. 일주일에 세 번씩 받는 도핑테스트에서도 한 번도 걸리지 않았다.
거기에 이미 연봉도 1천만 달러가 넘는 거액을 받고 이대로라면 2013년 시즌이 끝난 뒤 자유계약선수가 되면 2억 달러가 넘는 계약도 가능하다는 평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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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 레인저스가 지난 겨울 은근히 추파(秋波)를 던지는 거포 프린스 필더를 애써 외면한 배경에도 해밀턴이 있었다. 필더와 계약할 돈을 아껴 2년 뒤 해밀턴과 장기계약을 하겠다는 계산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터져 나온 게 바로 그의 음주였다. 지난해 팀이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했을 때 클럽하우스에서 벌어진 선수들의 자축 파티에도 참가하지 않은 그였다. 샴페인이 입술에 닿는 순간 술에 대한 욕구가 되살아날 것을 우려한 때문이었다. 이후 아메리칸리그 우승 축하 파티 때에는 동료들도 그를 생각해 샴페인 대신 탄산음료를 터뜨려야 했다.
그런데 그가 술을 마셨다는 건 예사롭지 않다. 지금까지 버틴 것만으로도 보통사람이라면 대단한 일이다. 그러나 비즈니스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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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계약기간 8년에 2억 달러의 연봉 계약을 했는데 그가 다시 마약 중독에 빠진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물론 이번에 문제가 된 건 해밀턴 자신이 말한 것처럼 마약이 아닌 술이었다. 하지만 금주가 무너진다면 그 다음으로 무너질 건 마약에 대한 것이다. 게다가 계약을 해 목표를 이루고 나면 그가 다시 마약에 빠질 가능성은 더욱 높아지는 게 엄연한 사실이다.
지역신문 ‘달라스-포트워스 스타텔레그램’도 최근 음주 사건이 나온 뒤 해밀턴과의 장기계약을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한다는 칼럼을 싣기도 했다. 해밀턴은 어쩌면 그날 밤 인류역사상 가장 비싼 술을 마신 것일 수도 있다.
* News Korea Texas, Inc.(www.newskorea.com) 제공'‘김홍식의 스포츠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