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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지 않은 한국 고교생의 ML 입단

글쓴이 : 뉴스코리아 날짜 : 2012-02-06 (월) 06:28:12

웃어야 할까, 울어야 할까.

응원할 한국 선수가 늘었다는 점에서는 웃고 싶지만 한 번 생각하면 한숨이 나오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최근 메이저리그 볼티모어 오리올스는 한국 아마추어 유망주 김성민이라는 투수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했다고 발표했다.

메이저리그 구단이 한국 유망주를 스카우트 하는 게 전혀 놀랍지 않은 일이 된 것은 이미 오래 전부터다. 1994년 당시 한양대 2학년에 재학 중이던 박찬호가 LA 다저스에 입단한 이후 지금까지 50명이 넘는 한국 아마추어 유망주가 메이저리그 팀에 입단했으니 말이다.

다만 문제가 그다지 가볍지 않은 것은 그가 고등학교 졸업반도 아닌 2학년이라는 점이다. 메이저리그는 미국과 캐나다, 푸에르토리코에 거주하는 선수에 관한 한 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선수는 선발하지 못한다. 졸업반이 돼야 메이저리그 드래트프에 신청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고 대신 그 밖의 다른 나라 선수에 대해선 나이 제한도 없고 학력 제한도 없이 마음대로 선수와 계약할 수 있다.

이번 계약이 더욱 놀라운 것은 볼티모어가 통상적으로 한국야구위원회에 하는 신분조회(身分照會)도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메이저리그가 한국인 유망주와 계약할 때에는 그가 다른 구단과 계약이 돼 있는지 여부를 한국야구위원회에 문의한 뒤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답변을 답은 뒤 계약을 했지만 오리올스는 그런 절차마저 건너 뛴 것이다.

 

오리올스 마스코트 www.en.wikipedia.org

이번 계약에 대해 한국 야구계는 발끈하고 일어섰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에 항의 서한을 보내고 앞으로도 같은 일이 발생하면 메이저리그 사무국을 방문해 공식적으로 항의하고 그래도 안되면 대만, 일본과 협력해 메이저리그의 무차별적인 선수 스카우트에 대항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야구위원회의 행동은 당연한 것으로 여겨진다. 가뜩이나 아마추어 야구 저변(底邊)이 좁아 선수 수급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이처럼 메이저리그가 어린 선수들을 무차별적으로 뽑아간다면 프로야구 기반(基盤) 자체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메이저리그가 한국의 항의에 귀를 기울일지는 의문이다. 이미 1997년에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가 당시 신일고 2학년이던 봉중근을 스카우트한 전례도 있고 메이저리그의 선수 스카우트를 막을 수 있는 아무런 제도적 장치도 없는 탓이다.

게다가 앞으로 발효(發效)될 한미 FTA는 한국 프로야구위원회의 반발을 더욱 초라하게 만들 수 있다. 한국과 미국은 모든 산업에 걸쳐 문호를 개방하기로 합의했다. FTA가 발효되면 메이저리그 구단도 한국 프로야구단과 국내에서 동등한 자격으로 경쟁할 수 있게 된다.

 

오리올스 홈 구장 www.en.wikipedia.org

따라서 더욱 혼란스런 상황도 벌어질 수 있다.

메이저리그는 아마추어 드래프트를 6월에 하고 한국 야구는 선수들의 학기가 끝나는 연말에 실시된다. 만약 메이저리그가 6월 드래프트에서 유망주들을 미리 지명하고 그에 대한 권리를 주장해 한국 프로야구단의 지명에 시비를 건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예전 같으면 한국 정부가 끼어들어 한국프로스포츠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갖가지 조치를 취할 수도 있다.

하지만 FTA가 발효되면 그마저도 할 수 없다. 투자자-국가제소권이라는 게 있어서 한국에 투자한 미국 기업이 정부 규제나 정책 때문에 손해를 볼 경우 국제 민간 기구에 한국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걸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한국 야구위원회가 메이저리그를 상대로 항의하고 반발(反撥)을 해봐야 왠지 계란으로 바위치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

더욱 두려운 것은 프로야구뿐만 아니라 앞으로 한국의 모든 산업이 그렇게 자기 나라에서 미국의 거대 자본들과 싸우게 된다는 점이다. 물론 한미 FTA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도 만만치 않다.

그러나 오리올스와 김성민의 계약은 그 부정적인 두려움의 실체를 보다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게 아닌가 하는게 사실이다. 그래서 결코 반갑지 않은 그의 계약이다.

* News Korea Texas, Inc.(www.newskorea.com) 제공, ‘김홍식의 스포츠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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