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대통령이 ‘일왕 사과’ 발언을 했다고 해서, 일본 열도에 ‘혐한’(嫌韓)정서가 퍼지고 있는 등 법석을 떨고 있다. 이 대통령의 발언은, 광복절 기념식 같은 공식 석상에서 발표된것도 아니고, 일왕에게 외교 경로를 통해 정식으로 요청한 사안도 아니다. 그저 어떤 교사들의 워크숍 모임에서 한 교사의 질문에 대한 답으로 의견을 말한 것뿐이었다.
그런데도 일본인들은 그들의 국가적 자존심이 훼손 당했다고 연일 강경 모드로 한국을 공격하고 있다. 노다 총리는 이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상식에서 벗어났다. 사죄하라’라고 했고, 일본 중의원은 “지극히 무례한 발언으로 결코 용납할수 없다.’라며 이대통령의 발언에 항의하는 결의안을 채택하기도 했다.
도대체 일본인들은 세계 ‘G-7’ 그룹에 들 정도로, 국가 위상이나 경제적 면에서 선진국에 진입해 있다고 하면서, 그들의 ‘국가수반’에 대한 인식에서는, 21세기 최고의 세계 문명 사회의 일원으로 있으면서도, 여전히 ‘후진국’이나 ‘북한’같은 의식 수준에 머물고 있으니 한심하기 짝이 없다.
일본인들은 여전히, 그들의 왕을 2차 대전 이전의 신정(神政)시대 호칭인 ‘천황’(天皇)이라는 최고의 존엄 칭호로 부르고 있다. 21세기 자유 민주 사회 국가에서 ‘왕’제도를 유지하고 있는 영국 등 국가에서 그들의 왕을 옛날 왕정시대 수준으로 높이고 받들고 있는 국가가 어디 있는가?
▲ 아키히토 일왕 www.en.wikipedia.org
일본인들은 여전히 그들의 왕을 ‘신격화’하고 있다. 매해 1월 2일에는 일왕부부가 황궁 발코니에 나타난다. 그러면 추위를 무릅쓰고 밖에서 몇시간씩 기다리고 있던 수많은 일본인들은 ‘덴노헤이카 반자이’(천황폐하 만세)를 외치며 마치 ‘신’을 우러러 보듯이 하며 열광한다. 일본인들은 평소에도 왕궁 앞을 지날때면 머리를 숙이며 예를 올린다.
이대통령이 일왕 사과 발언한 것을 일인들은 그들의 ‘존엄’을 건드렸다며 반발하고 있다. 북한에서 김일성, 정일, 정은을 ‘최고존엄’이라고 높이며, 남한에서 좀 비판하기라도 하면 ‘최고존엄’을 건드렸다고 신경질 부리는것이나 마찬가지다. 북한의 그런 ‘최고존엄’ 인식이 어디에서 온것인가? 바로 일본인들의 태도를 그대로 물려받은 것이라고 말할수 있다. 왜냐면 북한은 한번도 비판이 ‘자유’로운 민주사회의 경험을 해 보지 못하고 일본 군국주의 식민지 통치에서 그대로 연결되어, 또 ‘군국주의식 조선 인민공화국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왕은, 2차대전에서 패한후, 일왕이 직접 ‘신이 아니다’라고 선언하고, 또 맥아더 사령관 앞에 90도로 큰절을 올린 이래, ‘신격’에서 하나의 평범한 ‘인간’으로 전락했다는 사실을, 왜 일본인들은 아직도 분명하게 인식 하지 못하고 있는것인가?
일왕은 물론 현재 실제 정치에 관여 안 하지만, 국내외에 일본국을 상징하는 ‘국가수반’이다. 외국 대사들의 신임장 제정도 일왕 앞에서 하지 않는가? 따라서 일왕은, 과거 한국을 강제로 침탈하고, 36년간 한국민에게 무한한 고통을 준데 대하여, 특히 일본군 강제 ‘성노예’, ‘노동 노예’로 끌고 갔던 수많은 징용자들, 그리고 독립운동가들을 투옥 살해했던 것 등에 대하여, 모든 한국민에게, 일본국 ‘국가수반’으로서 반드시 사과하며, 엎드려 사죄를 해야 한다.
일왕은 특히 한국의 교회와 ‘기독교인’들에게 ‘사죄’해야 한다. 왜냐하면 ‘신’으로 군림하던 ‘천황’의 이름으로, 한국의 교회와 기독교인들에게 그들의 ‘신’에게 절하지 않는다고 한국교회를 핏박하고 수많은 기독교인들을 체포, 구금, 고문, 살해했기 때문이다.
일제 강점기에 기독교인들은 특히 더 많은 참혹한 고통을 당하였다. 그것은 교회를 중심으로 한국 애국심이 고취되고 독립운동의 산실 역할을 많이 했기때문이기도 하다.
일왕은 스스로 살아있는 신(神)이 되어, 매일 아침마다 한국민들에게 그 신이 있는 동방을 향하여 소위 ‘동방 요배’를 하도록 강요했다. 각도시, 각지역에 ‘신사’(神祠)를 세우고, 심지어 학교, 가정에까지 소형 신사를 설치하여 절하도록 하였다. 교회당 안에 까지 일본국기를 달게하고 ‘가미다나’(일본 신을 모신 선반)를 걸어놓게 했다.
한국 교회와 교인들은 물론 이런 우상숭배를 거부하였다. 그러자 일제는 온갖 야만적인 방법을 다 동원하여 신사 참배를 하도록 강요하였다. 참배를 거부하는 목회자나 교인들은 체포, 구금, 고문당하고 죽임 당했다. 나의 5촌 아저씨 한분도(김희면 전도사) 신사참배 거부 죄로 경찰서에 잡혀가 고문당하다가 결국 싸늘한 시체가 되어 나왔다. 기독교계통 학교들이 신사 참배를 거부하자 그 학교들을 폐쇄했다. 교단 총회석상에 총칼로 무장한 경찰들, 무술 경관들 수백 명이 들어와 위협하며 강제로 신사참배 수용을 결의하게도 했다.
그러나 끝까지 항의하며 반대하는 교회들은 아예 교회를 폐쇄시켜 버렸다. 성경과 찬송가에 애국심을 고취시키거나 우상숭배를 죄로 규정한 부분들은 빼버리게 하거나 먹칠을 해서 사용 못하도록 했다. ‘제암리’에서는 교인 및 마을 사람들을 모두 교회당 건물에 모이게 하고는 불을 질러 모두 태워 죽이는 만행을 저지르기도 했다. 이런 모든 잔인하고도 야만적인 박해들이 자칭 ‘신’이라고 하는 '천황'의 이름으로 자행된 것이다. 그런데도 일왕은 이런 만행에 대하여 한국 기독교인들에게 한마디 사과를 한적이 없다.
그러므로 한국 교회 및 기독교인들은, 이제 늦었지만, 모두 단합하고 궐기하여, 일왕에게, 그의 이름으로 자행되어진 모든 악행에 대하여, ‘사과 혹은 사죄’를 공식적으로 요청해야 한다.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다 ‘용서’했다고 말하는가? 그러나 피해자가 가해자를 용서한다는 것과 가해자가 사과하고 용서를 빈다는 것과는 별개의 문제다. 일본 국의 수장으로서 일왕이 일본의 과거 악행에 대하여 진심으로 사죄할 때, 일본과 얽혀있는 ‘과거사’문제가 비로소 해결이 될수 있는 것 아니겠는가?
글=김택규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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