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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김의 동해탈환 이야기
2014년 3월 미역사상 처음 다른 나라의 영토 영해의 명칭과 관련된 법안이 통과됐다. 버지니아주 의회에서 통과된 동해병기 법안이다. 1929년 식민시기에 일제가 국제수로기구(IHO)에 일본해를 등록시키면서 잃어버린 우리의 바다 ‘동해’를 되찾는 선봉에 선 ‘미주한인의목소리(VoKA)’ 피터 김 회장으로부터 ‘동해 탈환’을 하기까지 9전9승의 생생한 비화와 향후 우리 2세, 3세 한인자녀들을 위한 풀뿌리시민운동의 전범을 제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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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의회에 모인 한인들

동해탈환 이야기(30) 
글쓴이 : 피터 김 날짜 : 2018-02-03 (토) 05:02:53

 

주 의회 하원 교육위 소위원회 동해 병기 법안 재심의 및 재표결(2014 130) 한숨도 못자고 뜬눈으로 밤을 꼬박 새운 필자는 아침부터 여기저기 연락해 다시 한번 인력 동원에 힘써달라고 부탁했다. 그리고 초조한 마음으로 미주 한인의 목소리임원들과 함께 버지니아 주 의회로 향했다. 이날은 상상조차 할 수 없던 많은 일들이 일어난 역사적인 날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무려 400여 명의 한인들이 버지니아 주 의회로 몰려들었다. 하루 전 있었던 일로 많은 한인들이 화가 나서 들고 일어난 것이다. 북버지니아 등 워싱턴 일원은 물론 리치먼드를 비롯한 남부 지역에서도 한인들이 대거 몰려왔다.

전날과 달리 작은 회의실에서 법안 심의 및 표결이 진행됐다. 30~40명만 들어가면 꽉차는 작은 회의실인데 한인들 400명이 모였으니 어떻게 됐겠는가? 두시간 전부터 기다리고 있던 한국과 일본 특파원들이 회의실에 여러대의 카메라를 설치해 놓았고 필자와 일부 한인들 30~40명 정도가 들어가 앉지 못하고 서 있는 상태에서 꽉 차버렸다. 미처 회의실에 들어오지 못한 한인들은 회의실 밖 복도에 진을 치고 있었다. 복도 전체를 한인들이 장악한 듯한 모습이었다. 일본인들도 10여명이 와서 회의실 안을 들여다봤지만 이미 한인들로 가득찬 회의실에 이들이 발 들일 자리는 없었다.

소위원회 의원들이 한명씩 회의실에 나타났다. 의원들은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마자 복도에 가득한 한인들 사이를 비집고 회의실로 향했다. 회의실도 한인들로 가득차 있긴 마찬가지였다. 의원들 모두 자리에 앉기까지 한인들로부터 엄청난 압박감을 느꼈을 것이다. 전날 회의에서 먼저 자리를 떴던 스캇 링검펠터 의원이 마지막으로 들어오며 필자와 한인들에게 활짝 웃어보였다. 좋은 징조(徵兆)였다. 마침내 9명의 의원들이 모두 자리를 잡고 앉자 교육 상임위원회 위원장인 스티븐 랜데스 의원이 버지니아 주 의회 절차를 관리하는 의회 변호사와 함께 회의실로 들어왔다. 드디어 심의 및 표결이 시작됐다

먼저 민주당 모리시 의원은 전날 이미 4 4 로 표결 결과가 나왔고 리처드 벨 위원장이 반대를 했기 때문에 이 법안은 이미 부결됐다며, 다시 심의와 표결을 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스티브 랜데스 위원장은 그런 문제를 확실히 해소하기 위해 주 의회 변호사가 이 자리에 참석했으니 의회 규정을 들어봅시다하고 변호사를 소개했다. 이 변호사는 스캇 링검펠터 의원은 이 법안을 공동 상정한 사람으로서 법안에 반대할 수 없기 때문에 링검펠터 의원이 동석한 자리에서 재표결을 해야 한다는 공화당 의원들의 주장은 주 의회 규정에 위배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오늘 동해 법안 재심의 및 재표결은 주 의회 규정상 지극히 합법적이며 문제가 없습니다라고 선언했다. 그러자 그동안 악착같이 결사 반대를 하던 민주당 의원들이 갑자기 입을 다물었다. 한동안 회의실 전체에 고요한 침묵이 흘렀다. 의원들도 조용했지만 이 상황을 코앞에서 지켜보던 필자와 한인들도 숨을 죽이고 있었다. 아니 어쩌면 조용히 한 것이 아니고 숨이 꽉 막혀 아무 소리도 낼 수 없었던 것 같다. 두근두근 뛰는 한인들의 심장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벨 위원장은 동해 법안에 대한 추가 발언을 할 사람이 있는지 물은 후 재표결에 부쳤다. 벨 위원장이 찬성 의견을 먼저 물었다. 전날 찬성표를 던진 4명의 공화당 의원과 스캇 링검펠터 의원이 손을 들었다. 5명이었다. 벨 위원장은 그 다음으로 반대하는 의원들에게 손을 들 것을 요청했다. 그러자 민주당 의원 3명이 손을 들었다. 벨 위원장은 본인은 손도 들지 않고 찬성 5, 반대 4표로 동해 법안이 교육위 소위원회를 통과했습니다라고 공표했다

 

동해2.jpg

그 순간 한인들의 함성소리가 터져 나왔다. 한인들은 찬성표를 던져준 5명의 의원에게 다가가 일일이 손을 잡으며 고맙다고 인사했다. 반면 반대표를 던진 의원들에게는 인사도 하지 않고 냉랭한 눈길을 보냈다. 나이 든 어르신들은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고, 서로 얼싸안으며 우리가 일본 정부를 또 이겼다고 기뻐했다. 찬성표를 던진 의원들은 한인들과 악수도 하고 껴안기도 하고 함께 사진을 찍기도 하며 자축했다. 그러나 반대표를 던진 의원들은 당황하고 겁먹은 듯한 얼굴로 회의실을 빠져 나갔다

필자와 한인들은 기쁜 표정으로 회의실을 나와 팀 휴고 의원 사무실로 향했다. 그곳에서 기자 회견을 마친 후 휴고 의원은 심각한 표정으로 놀라지 말라며 이날 워싱턴포스트에 실린 기사 내용을 알려줬다. 워싱턴포스트 기사에 의하면 지난 20131226일 주미 일본 대사가 테리 매컬리프 당시 주지사 당선인에게 동해 병기 법안이 버지니아 주 의회에서 통과돼선 안된다는 취지의 협박 편지를 보냈다. 일본 대사가 보낸 공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일본 기업은 버지니아주에 10억 달러를 투자해 13000 개의 일자리를 창출했습니다. 또한 버지니아주에서 외국으로 수출하는 농수산물 중 두번째로 많은 양이 일본으로 보내지고 있습니다. 만약 버지니아 주 의회에서 동해 병기 법안이 통과된다면 이는 일본 국민들에게 매우 충격적인 일이고 일본 정부로서는 모든 투자 및 사업 관계를 철수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야말로 노골적인 협박 편지였던 것이다.

워싱턴포스트는 미국 버지니아 주 의회의 입법 절차에 직접적인 내정 간섭을 한 일본 정부와 주미 일본 대사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포스트는 테리 매컬리프 주지사는 일본 정부의 협박에 굴복해 선거 운동 기간 한인들의 표를 얻기 위해 한인 사회를 찾아가 동해 병기 법안을 지지한다고 서면으로 공약한 것을 취임한지 한 달도 안돼 저버렸다. 동해 법안을 죽이기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였다. 상원에서는 매키친 의원을 통해 수정안을 제출해 법안 저지를 시도했고, 실패하자 하원에서는 교육위 소위원회 9 명의 의원들에게 주지사 참모들이 접근해 동해 법안 저지를 종용했다. 버지니아 주민들은 이처럼 부도덕하고 신뢰를 상실한 주지사를 어떻게 믿고 버지니아주를 맡길 수 있겠는가?“라며 심각한 문제점들을 지적했다. 충격적이고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본의 로비 활동이 미 주류신문에 의해 상세히 폭로된 것이다.

원래 워싱턴포스트 신문은 민주당을 선호하는 성향이기 때문에 민주당 정치인을 비난하는 것은 극히 드문 일이었다. 그런데 이번만큼은 주류 언론인들도 일본 정부의 내정간섭(內政干涉)에 화가 나고, 또 일본 정부에 굴복한 주지사의 비겁함에 자존심이 상했던 것 같았다. 필자는 워싱턴포스트의 로라 기자와 여러 번 대화를 하면서 이러한 분위기를 형성하고 주류사회의 자존심을 자극시키려 노력해왔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버지니아주의 한인들은 경악(驚愕)을 금치 못했다. 주지사가 어떻게 그럴 수 있는가? 지난 주지사 선거 때 76%가 넘는 한인들이 민주당의 테리 매컬리프 주지사를 찍어 주었건만 이렇게 빨리 변심을 할 수 있는가? 한인들의 분노가 폭발해 하늘을 찌를 듯 했다

보수주의인 공화당 중앙당 차원에서도 깜짝 놀랄 일이었다. 일본 정부의 내정간섭에 심기가 불편하기도 하고 자존심이 상해 있는데 주지사란 사람이 하찮은 협박에 놀아나고 있었기 때문이다. 또 항상 한인들의 표를 끌어오기 위해 노력해온 공화당 지도부는 때마침 잘됐다는 태도로 동해 병기 법안을 전폭적으로 지지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으게 된 것이다.

점점 시간이 갈수록 하늘은 버지니아주 한인들 편에 있는 듯 했다. 결국 이날 필자와 한인들은 일본 정부와 맞대결을 펼쳐 44 승을 거두게 되지 않았는가. 게다가 미국의 3 대 신문사인 워싱턴포스트지가 한인들의 편을 들어 일본 정부와 변심한 주지사를 강력하게 비판하고 나섰으니 더욱더 든든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 지옥과 천당을 오간 듯한 기분이었다. 필자와 임원들은 안도의 숨을 내쉬며 워싱턴으로 돌아왔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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