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파리 : 서울 :   시작페이지로 설정 즐겨찾기 추가하기
 
 
 
꼬리뉴스 l 뉴욕필진 l 미국필진 l 한국필진 l 세계필진 l 사진필진 l Kor-Eng    
 
미국필진
·권이주의 美대륙을 달린다 (165)
·김동석의 워싱턴워치 (79)
·김수복의 자력갱생 북녘경제 (21)
·김중산의 LA별곡 (71)
·김창옥의 빌라레비 훨훨 (20)
·김태환의 한국현대사비화 (80)
·김현철의 세상보기 (135)
·노정훈의 세상속으로 (31)
·노천희, ‘불멸의 남자 현승효’ (110)
·로빈의 스포테인먼트 (126)
·세등스님의 세상과 등불 (5)
·신필영의 삶의 뜨락에서 (37)
·오인동의 통일 고리-Gori (50)
·장호준의 Awesome Club (157)
·피터 김의 동해탈환 이야기 (52)
·한동춘의 퍽 환한 세상 (15)
·한종우의 시사아메리카 (13)
노천희, ‘불멸의 남자 현승효’
1974년 경북대 의대 본과2년, 박정희유신독재 철폐운동 주도하다 제명후 강제징집돼 제대 4개월을 남기고 폭염에 완전군장 구보훈련중 사망한 현승효. 그에겐 뼈가 녹고 피가 말라도 식지않는 불멸의 사랑이 있었습니다. 28개월간 수첩에 빽빽이 적어놓은 그립고 애달픈 연인의 사연들, 30년만에 빛을 본 <내님 불멸의 남자, 현승효>를 뉴스로 독자들에게 소개합니다.
총 게시물 110건, 최근 0 건 안내 글쓰기
다음글  목록 글쓰기

가시나와 무시마

6.25 75년 단상
글쓴이 : 노천희 날짜 : 2025-06-30 (월) 16:12:00

6.25 75년 단상

 

 

맨날 김일성이 호시탐탐(虎視眈眈) 남침 노린다 하는 소리 듣던 시절 —- 승효 씨 엄마는 아주 미인형이셨다. 아부지는 이목구비가 반듯한게 잘 생기셨다. 그는 엄마만 보면 오매 배고파 밥 좀 묵자 그러면 엄마는 그래그래 신이 나서 차려 주셨다. 내하고 금방 먹고 와서도 그랬다. 그래야 엄마가 좋아하신다고 했다. 엄마를 번쩍 들어서는 빙빙 돌리고 아부지가 잔소리 하실 때는 저능아처럼 "불라불라불라" 하며 말도 못하시게 했다

 

73년 가을인지 겨울이었는지 한번은 학교에 따라갔다. 몇몇 교수님들

방에 가서 인사를 드리고 김중영 선생님 방엔가 있었는데 선생님들마다

저녁을 같이 하자고 연신 전화가 와서 당황했다. 결국 다함께 갔는데

식당에 가서 방을 잡아 앉아서 선생님들이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시다가

승효 씨가 깍듯이 예의를 갖추고 자세를 바로하고 앉아

"선생님, 제가 잘은 모르지만,,,,"하고 말을 하기 시작할 폼을 잡으니 모두 대화를 딱

멈추시고 한 마디도 안 놓치시려는 듯 숨소리도 내시지 않길래 나도 긴장이

팍 되었는데 엄마 아부지 앞에서는 철따구니 없는 저능아처럼 행동해서

"바보 영구같아, 왜 그래?." 물으니까 좀 슬픈 눈길로 다 큰 자식이 너무 점잖으면

부모가 소외감을 느끼시잖아 그랬다.

엄마야! 그것까지 생각하는구나 싶어 좀 놀랬다

 

하루는 내가 무심코 "자기 엄마는 우리 엄마보다 나이가 적은데

주름은 왜 더 많아" 했다가 혼이 났다. "가시나야 우리 엄마는 너거

엄마보다 고생을 더 많이 했거든." 그래서 미안해서 움찔해졌다.

사실 우리 엄마도 삯바느질 하신다고 맨날 아프셨는데

아버지 월급으로는 7남매 키우는데 택도 없어서

(무시마야 울 엄마도 고생 마이 했거든!)

 

승효씨 엄마는 아들들이 하는 것은 무조건 다 옳다고 생각하셨다

그래서 두 분이 사이가 너무 좋은 데도 아들 잔소리 하실 때는

용감하게 아부지에게 빡빡 달라드셨다

 

어느 해 크리스마스 이브였다. 우리 둘이가 걸어가다가 집으로 오시던

엄마와 마주쳤다.

 

"오매 어디 갔다 와여?"

"성당 갔다 온다"

"뭐 했어여?"

"고해성사했다"

"신부님이 뭐 물으시던데?"

"미사 안 빠졌능가 물으시대"

"뭐라 그랬어여?"

"안 빠졌다 그캤지 뭐"

"하이고 오매, 고해성사 하러가서 거짓말하고 오면 우야능교"

"그라마 우야노 안 빠졌나 카셔서 예 캤지"

 

아하하 우리 셋은 길에서 막 웃었다

그는 정직한 척, 우아한 척, 잘난 척을 제일 싫어했다.

 

승효 씨는 날 언제나 놀려먹고 죽구재비(맨날 피곤해 하니)라고

불렀다. 농담도 진담인 줄 알고 거짓말도 잘 속고 멍청한 질문도

잘 한다고 새대가리라 했다

(박경리님은 새가 얼마나 생각이 깊은데 누가 생각이 짧은 사람을

새대가리라 했나 하셨다)

무슨 얘기를 했는지 정말 끝이 없었다. 정말 씨잘데없는 시시하고 길거리에서 자란 양아치

무시마들이나 할 만한 그런 이야기도 얼마나 재미있는지 웃느라 땅바닥에 주저앉아 넘어가고,

지도 눈을 찌그려가며 낄낄 웃었다. 그러다 한 번씩 길을 가다가 딱 서서 거의 몸을 맞닿을 듯 가까이 하고는 무시무시한 이야기도 했다. 그를 완전 믿었지만 그래도 듣는 몸과 혼이 일치가 되지 않았다. 딴나라에서 듣는 말 같았다. 그때는 맨날 김일성이 호시탐탐 남침을 노린다 했고, 자고나면 신문에 간첩 일당 타도했다며 범죄자 같이 생긴 사람들 여럿과 돈, 수류탄, 권총을 탁자에 죽 늘어놓은 시커먼 사진이 나올 때였다.




70년대 초 그 시대에는 하지 못했던 생각, 발설했다하면 쥐도 새도 모르게 끌려가 고문(拷問)을 당하고 영락없이 빨갱이 간첩으로 몰릴 하기 쉽지 않은 말들 - 김일성은 항일유격대 대장이었고 혹한의 만주 벌판에서 날감자를 먹으며 일제를 내 땅에서 몰아내려 싸우고 그의 형제같은 동지들은 얼어죽고 굶어죽고 원수의 무자비한 살륙에 이 산 저 산에 죽었다고, 이북 땅에 사는 그들은 우리와 함께 살아 갈 같은 민족이라 했다.

 

6.25 전쟁 때 미군기가 더 이상 목표물이 없다 할 정도로 융단폭격 세례. 지들 창고에 잔뜩 쌓여있던 폭탄을 마구 쏟아부어 초토화(焦土化)된 이북 땅을 사람들이 죽을 고생을 하며 다시 일으켜 놓은 경제를 김일성이 또 전쟁을 하여 모든 것을 제로로 만들 짓은 절대로 하지 않을거라 하며 김일성이 쳐내려온다는 전쟁이상심리 불안감을 끝없이 퍼뜨려 전 국민을 볼모로 삼고 종신총통 제왕이 되려하는 박정희의 사악한 음모라고 했다.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노천희, 불멸의 남자 현승효’

 

http://newsroh.com/bbs/board.php?bo_table=nbnh&wr_id=110

 

 


다음글  목록 글쓰기

뉴스로를말한다 l 뉴스로 주인되기 l뉴스로회원약관  l광고문의 기사제보 : newsroh@gmail.com l제호 : 뉴스로 l발행인 : 盧昌賢 l편집인 : 盧昌賢
청소년보호책임자 : 閔丙玉 l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기아50133 l등록일 : 2010.08.31. l창간일 : 2010.06.05.
미국 : 75 Quaker Ave Cornwall NY 12518 / 전화 : 1-914-374-9793 l한국 :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산두로 210, 607-204 / 전화 : 010-2041-1942
뉴스로 세상의 창을 연다! 칼럼을 읽으면 뉴스가 보인다!
Copyright(c) 2010 www.newsroh.com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