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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동북아에 나토 축소판을 창설할 수 없는 이유’

글쓴이 : 아르툠 날짜 : 2019-12-07 (토) 12:40:11

 

Flag_of_the_Japan_Self-Defense_Forces_svg.jpg

자위대 깃발

      

 

1122일 한국 정부는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종료를 임시적으로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이미 알려진 바대로 한국 정부는 8월에 지소미아 종료를 발표했고 한국 정부가 최종 순간에 이미 내려진 결정을 취소하지 않으면 1123일 지소미아가 효력을 중단해야 했다.

 

이 불운의 지소미아는 201611월 박근혜 전임 대통령 하에서 한일간에 군사첩보정보 교환을 위해 체결되었다. 이 협정은 우선적으로 북한의 위협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체결(締結)되었다고 여겨지지만 실제 협정의 조문은 일반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으며, 북한에 대한 특별한 언급이 없어 원칙적으로 중국이나 러시아 등 어떤 3국에 대해서도 첩보협력을 위해 사용할 수 있다.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은 이를 한미일 삼각 군사정치동맹을 구성하는 선상에서 중요한 조치로 생각하고 있는 미국이 적극 참여하는 가운데 체결되었다. 동북아에 축소판 나토를 창설하는 것은 미국 정부 전략가들의 오래된 꿈이지만 그 실현 여부는 한일 양국의 복잡한 관계에 달려있다. 한일 간에 정기적으로 발생하는 분쟁과 스캔들은 미국의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이 어느 정로라도 효과적인 군사정치적 연대를 구성하는데 방해가 되고 있다.

 

한국에서 이전 정부에 비해 훨씬 더 반일 기조가 강한 문재인 정부가 집권한 후 이러한 상황은 더욱 심화되었다. 이러한 반일 감정은 2018년 한국 대법원이 일제 강점기 강제 징용을 당한 피해자들에게 손해배상을 위해 일본 기업의 한국 내 자산을 몰수하도록 판결을 내린 후 더욱 더 증가했다.

 

이에 대한 보복으로 일본 정부는 올해 여름 한국의 전자산업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핵심 첨단 소재들에 대한 한국수출규제를 시행했다. 1960년대부터 한국 산업은 일본 경제와 긴밀한 통합을 통해 발전해왔는데 그 결과 한국 경제의 일본 기술 의존도가 심화되었다.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 조치는 한국에 큰 충격을 주었고 다수가 이를 뒤통수를 치는 배신행위로 받아들였다. 이에 대한 대응으로 한국정부는 지소미아 종료를 발표했다.

 

모든 정황을 미루어 판단하건대 한국 정부는 미국이 한일 군사정치협력을 유지하기 원하기 때문에 일본 정부에 압력을 가하여 일본이 후퇴하고 수출규제를 해제하도록 강요할 것이라고 기대했던 것 같다. 그러나 이러한 기대는 오산(誤算)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정부는 지소미아 종료에 대해 극도의 불만을 표시했지만, 그러면서도 이 분쟁 발생에서 잘못한 것은 일본이 아니라 한국이라고 여긴다는 것을 드러냈다. 결과적으로 심한 압력은 일본이 아닌 한국에 가해졌다. 한국 정부는 지소미아를 유지한다고 발표해야 했지만 언제든 이를 파기할 수 있다는 단서를 붙였다. 그런데 일본은 이전에 시행한 규제를 취소하지 않았고 아베 일본 총리는 이를 완전한 승리라고 말했다.

 

앞으로의 사태 발전은 예측하기 어렵다. 양측이 협상 용의가 있다고 밝히고 있으며 12월말 중국 칭다오에서 개최되는 한중일 삼국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총리의 한일정상회담이 개별적으로 계획되고 있지만 타협안을 찾을 것이라는 보장은 아무 것도 없다.

 

지소미아를 둘러싼 사태급변과 거의 동시에 트럼프 미대통령의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5배 증액 요구와 관련한 소동이 커지고 있다. 현재 한국은 미국에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을 매년 10억 달러 지불하고 있는데 백악관은 이를 곧 바로 50억으로 증액하기를 강요하고 있다. 이 요구는 너무나 과도함으로 인해 한국인들에 충격을 주었고 한국 정부는 분명히 이를 거절할 방침이다.

 

한국과 일본, 한국과 미국이 차후 수개월 내에 타협안을 찾을 가능성이 충분하기는 하지만 어쨌든 일어나고 있는 사태를 보면 한국과 미일 간의 장기적 전략적 협력 전망에 대해서는 의심할 수밖에 없다. 이 유대가 견고함을 의심하게 되는 것은 일본 정부가 한국 국민에 대해 일제의 죄악상을 진심으로 참회하기를 거부하는 거만하고 민족주의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로 동맹국이라면서 강도처럼 돈을 갈취(喝取)하는 행태를 보이는 트럼프 정부의 탐욕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여기에는 좀 더 근본적인 다른 이유가 있다. 미국과의 동맹을 유지하고 미일과 함께 군사정치적 블록을 형성하는 것이 한국의 국익에 갈수록 더 부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1951년 협정에 기초한 한미동맹은 처음에는 북한의 한국에 대한 위협을 격퇴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북한이 1950년의 시나리오를 반복하여 한국을 점령하려고 시도할 수 있다고 주장하려면 엄청난 상상력이 필요하다. 혹시 정말 기적이 일어나서 만의 하나 북한이 한국을 이긴다고 하더라도 무슨 수로 북한보다 인구가 두 배나 많고 경제규모는 어마어마하게 큰 한국을 통치할 수 있단 말인가? 북한이 혹시 한국을 합병하는 일이 일어난다고 가정해도 이는 북한 정치 체제의 안정을 유지하는데 도저히 예측할 수 없는 효과를 가져다 줄 것이다.

 

현재 미국과 일본은 점점 더 자주 한국과의 정치군사적 협력이 중국을 억제하는데 필수적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는 한국을 극단적으로 어려운 처지에 놓이게 만든다. 한국인들은 중국을 위협으로 인식하지 않는다. 일본과 인도, 베트남이나 필리핀 같은 다른 중국의 인접국들과는 달리 한국은 중국과 심각한 분쟁이나 갈등이 없다.

 

미중의 대립이 증가하는 상태에서 그 대립의 최 일선에 나서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은 한국에 있어서는 수많은 리스크를 떠안게 되는 것이다. 특히 엄청난 대국인 중국에 대한 한국의 무역 의존성을 고려할 때 더욱 그렇다. 한국은 2017년 자국에 사드를 배치한 이후 중국의 한국에 대한 분노를 이미 경험한 바 있다. 사실 당시 중국은 중국이 보유한 경제적 압력 수단의 극히 일부만을 한국에 적용했을 뿐이었다.

 

또 하나 한국이 중국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이유는 중국의 동의가 없이는 남북 통일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한국이 미국의 동맹으로 남아있는 한 남북통일을 두고 보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그 경우 한반도 전체가 미국의 영향력 아래 들어갈 리스크가 크기 때문이다. 그런데 러시아도 중국과 유사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한국이 미국과 가까운 동맹국으로 남아있는 경우에 서울을 수도로 남북통일을 하는 것은 러시아 정부에게도 수용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미중 대립이 격화(激化)할수록 한국은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될 것이다. 미일동맹과의 유대를 강화하여 중국 견제에 참가하거나 점점 미일과 거리를 두고 중립적인 방향으로 나가거나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세 번째 이론적으로 가능한 방안은 중국의 동맹 및 고객이 되는 것이지만 한국인들이 이를 심각하게 고려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감히 추측해 보건대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가 한미동맹이 확고하다고 계속 말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립적인 방안으로 기울고 있다고 본다. 미국 내 다수 인사들은 문재인 대통령과 그 지지자들이 미국에 대한 충성도가 부족하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런 의심이 근거가 없지는 않을 확률이 높다.

 

문재인대통령이 속한 좌파 진보 민족주의 진영은 한국의 미래를 미국에 의존하는 동맹국으로서가 아니라 완전히 주권적이고 독립적인 국가로 보고 있다. 이는 문재인 정부에서 국방비 지출이 고속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도 입증이 된다. 이는 자주적인 결정권을 확보해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물론 한미동맹이 존속해온 거의 70년간 한국 내에는 강력한 친미 성향을 가진 집단이 형성되어 있고 이들은 주로 군인, 외교관, 전문가 학자 층에 집중되어 있다. 한미동맹에 대한 심리적 의존성이 뿌리 깊은 문제도 있다. 수세대에 걸쳐 한국 국민은 국가의 안보가 주한미군의 주둔을 통해서만 확고히 보장될 수 있다고 세뇌(洗腦)되어 왔다.

 

따라서 중립 방향으로의 행보는 매우 조심스럽고 단계적인 것이 될 것이다. 한국이 공식적으로는 미국의 동맹국이지만 동시에 중국과 우호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태국과 같은 노선을 밟아나갈 가능성이 충분하다.

 

또한 이와 동시에 한국 정부는 좀 더 독자적이고 자주적인 국방력을 갖추는 방향으로 군사력을 계속 증강할 것이다. 또한 한국이 일본처럼 국내적으로 핵무기를 가지고 있지만 결정을 내릴 경우 최단 시일 내에 핵보유국이 될 수 있는 모든 필수 요소들과 기술을 갖춘 가상 핵보유국위상을 갖기로 결정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글 아르툠 루킨 극동연방대 교수 | 발다이클럽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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