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맨해튼의 아파트 한 채가 2억4천만원. 생각보다 싼 가격? 그러나 이것이 전세도 아니고 월세금액이라면?
보통사람이라면 기절초풍할 월세 가격의 아파트 시장이 호황(好況)을 이루고 있다. 뉴욕타임스가 지난 7일 A섹션 27면에 보도한 바에 따르면 요즘 맨해튼에서는 다섯자리 숫자의 월세 아파트가 없어서 못들어갈만큼 인기를 누리고 있다.
대체 한달 렌트비가 어지간한 아파트 한 채 값인 곳에서 사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최근 호텔 직원 성폭행 미수로 긴급 체포된 IMF 총재 도미니크 스트라우스-칸이 사는 맨해튼의 아파트 월세는 5만 달러나 한다.
이처럼 높은 렌트비에도 불구하고 호화 임대 아파트를 찾는 수요자들은 날이 갈수록 늘고 있다. 브라운 해리스 스티븐스사의 마가렛 베이 부사장은 “만일 당신이 2천만 달러 이상 나가는 뭔가를 사서 좋은 투자가치를 기대한다면 아파트에 올인 할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베이 부사장은 월세가 1만2천 달러에서 15만 달러에 이르는 호화아파트 월도프 타워스를 취급하고 있다.
월세 1만 달러 이상의 아파트를 취급하는 스트릿이지닷컴은 올해 5월 거래규모가 지난해 동기간에 비해 훨씬 커졌다고 전했다. 부동산 중개인들은 초호화 아파트 수요자(需要者)들을 찾는 것이 값싼 아파트 수요자들보다 더 쉽다고 말한다.
시티 해비태츠의 라도 바콜라 수석부사장은 “이런 시장에선 수요자들을 찾는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런 집들이 필요한 수요자들은 크레딧과 소득이 문제가 되지 않는 사람들이기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가 갖고 있는 리스트엔 19스트릿 웨스트 456번지에 방2개 아파트 (1700스퀘어피트)가 1만2천달러이고 77가 이스트 303번지 방4개 아파트(2700스퀘어피트 )는 1만8천달러를 홋가한다.
어퍼이스트와 웨스트 사이드에는 방이 여러 개 있는 가족단위 고객들이 관심이 많고 교통이 편리한 다운타운은 디자인 등 크리에이티브 업종에 종사하는 고객들이 선호한다고 귀띔했다.
이들 아파트는 생활편의시설이 많은게 특징이다. 월가인 브로드스트릿 15번지 아파트를 췯급하는 프루덴셜 더글라스 엘리맨의 제임스 콕스 씨는 “고가 렌탈시장의 저가상품‘이라는 표현을 한다.
이곳은 방2개 아파트(1900스퀘어피트)가 1만2천달러인데 맨해튼의 전경을 한눈에 조망하는 테라스 공간이 1200 스퀘어피트다. 그밖에 볼링장, 농구코트, 수영장과 당구장, 파티룸과 뉴욕증권거래소가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7층의 공용 테라스가 있다.
뉴욕=민병옥특파원 nychrisnj@yahoo.com
<꼬리뉴스>
고객찾기 값싼 아파트보다 더 쉬워
코코란 부동산그룹의 데니스 휴스 수석부사장은 “가격이 올라갈수록 기대할 수 있는게 많다”고 말한다.
최근 한 전문직 여성이 타운하우스를 살다 이혼 후 이사온 트라이베카의 방3개 아파트(2300스퀘어피트)는 허드슨강의 조망을 자랑하는 곳으로 월세가 2만 달러다. 또 패션거리인 5번가에 도어맨과 스파 시설이 있는 방5개 아파트(4500 스퀘어피트)는 4만5천달러다.
프루덴셜 더글라스 엘리맨 사가 내놓은 본드 스트릿 25가의 아파트(7326스퀘어피트)는 월세가 8만5천달러로 침실 5개, 욕실 6개, 전용화장실 1개, 벽난로와 테라스를 갖추고 있다. 이 아파트 아래층엔 무비 스타 윌 스미스가 살고 있다.
센트럴팍 바로 옆 80가 이스트 4번지의 아파트로 월 렌트비가 무려 21만 달러다. 35피트길이의 프랑스풍 고딕양식 라임스톤이 달린 아파트는 1만8천 스퀘어피트의 공간을 자랑한다.
브라운 해리스 스티븐스사의 폴라 델 눈치오 중개사는 이런 초호화아파트의 수요자를 찾을 때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사항은 고객의 소득이 아니라 이 집을 잘 쓸 수 있는 사람들인지의 문제라고 말했다.
그야말로 성층권의 가격이라 할 아파트이지만 가격을 깎는 일은 거의 없다. 울워스 가문의 딸을 위해 지어진 집은 헬스클럽 사업자인 루실 로버츠가 소유하고 있는데 이 집의 매매가는 무려 9천만 달러에 달한다. 월세를 산다면 보험료와 세금을 빼더라도 40만880 달러를 내야 한다.
델 눈치오 씨는 “원한다면 이 집을 볼 수는 있다. 이런 집에 산다면 그것이 바로 뉴욕에 사는 만족감 아니겠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