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윷놀이를 하면서 왜 슝이라고 하죠?”
북한의 윷놀이엔 ‘윷’이 없다? 24일 뉴욕 플러싱의 대관음사 2층 관음전에서 특별한 시간이 마련됐다. 현역기자로는 판문점선언이후 처음 개별방북 취재(取材)를 하고 돌아온 로창현 뉴스로 대표기자의 초청강연이었다.
뉴욕대관음사의 주지 청호스님과 고우스님, 불자들은 이날 예불(禮佛)을 마치고 로창현 대표가 취재 뒷이야기와 함께 전달하는 사진과 동영상 등 북한의 생생한 모습들을 호기심어린 표정으로 지켜보았다.
이날 강연에선 평양의 명소인 모란봉 공원에서 주민들이 즐기는 독특한 윷놀이를 소개돼 시선을 끌었다. 윷놀이는 전통 민속놀이이지만 취재 결과 남과 북 사이엔 던지는 윷가락과 용어상의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로창현 대표는 “모란봉 주변을 돌고 있는데 돌탁자 위에서 중년 여성 여덟명이 앉아 체스 게임 비슷한 놀이를 하더라. 그게 윷놀이라고 해서 흥미로왔다. 그분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동영상과 사진을 촬영했다”고 들려주었다.
북한에서 주민들이 대중적으로 즐기는 윷놓이는 조그만 말판에 체스의 피스처럼 생긴 말을 놓는다. 윷가락도 나무가 아니라 ‘밤윷’ 비슷한 작은 플라스틱 윷을 던지기 때문에 테이블처럼 작은 공간에 둘러 앉아 즐길 수가 있다.
흥미로운 것은 도~개~걸~윷~모를 도~개~걸~슝~모라고 부른다는 것이다. 도~개~걸~윷~모는 각각 돼지~개~양~소~말을 의미하는데 북에서는 소의 방언이 슝이어서 윷놀이에도 정착(定着_이 됐다. 이름은 윷놀이지만 정작 윷은 없는 셈이다. 재미있는 것은 북한 윷놀이에선 ‘후퇴도’는 물론, ‘후퇴개’까지 있다는 사실이다.
로창현 대표는 “이날 모란봉에선 곳곳에서 주민들이 음악을 틀어놓고 춤판을 즐기고 있었다. 대부분 단체로 온 사람들이 함께 즐기지만 춤판이 벌어지면 모르는 사람들도 자연스럽게 어울릴만큼 흥이 넘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밖에 북한 주민들이 소개하는 옥류관 냉면을 맛있게 먹는 방법과 묘향산 계곡에서 즐긴 휘발유 조개구이의 잊지 못할 추억, 보현사 앞에서 만난 신혼부부에게 덕담을 해주고 기념사진을 촬영한 일을 소개했다.
로창현 대표는 “평양 시내에서 단고기(보신탕)집은 잘 보이지 않는 대신 애견을 데리고 산책하는 주민들이 많아 북에서도 애견문화가 자리잡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고 말하고 “평양에선 최근 차량이 급증해 2부제를 실시하고 일요일엔 자가용차 운행이 금지하는데 출퇴근 시간에 교통체증(交通滯症) 현상이 벌어지기도 한다”며 관련 사진을 보여줘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강연후 불자들은 “동영상과 사진들이 정말 생생해서 북한 여행을 다녀온 기분이다”고 입을 모았다. 자재연 보살은 “마지막에 룡문대굴 해설강사가 맑고 청아한 목소리로 ‘고향의 봄’을 불러주는 모습에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다”며 감동을 전하기도 했다.
주지 청호스님은 “현역 기자가 직접 취재한 귀한 자료들과 흥미로운 설명 덕분에 시간 가는줄 몰랐다. 알찬 강연을 해준 로창현기자에 감사한다”고 사의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