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서 북한사진전이 처음 열려 관심을 모으고 있다.
러시아의 사진작가 알렉세이 게르만(55)의 북한 사진전이 지난 5월 모스크바에서 열린데 이어 6월부터는 벨고라드에서 오는 9월까지 계속된다고 '글로벌웹진' 뉴스로가 8일 전했다. 벨고라드는 모스크바에서 비행기로 약 1시간 떨어진 인구 50만명 도시로 우크라이나 중심도시인 하리코프와 이웃하고 있다.
지난 5월13일부터 31일까지 모스크바 '러시아군 중앙학술극장'에서 열린 북한사진전은 모스크바 주재 북한외교관들도 자리하는 등 많은 시민들이 관람하는 등 화제를 뿌린 것으로 전해졌다.
'알렉세이 게르만의 눈에 비친 북한'이라는 제목의 사진전은 북한 당국의 적극적인 협조속에 열려 다소 껄끄러운 북중관계에 비해 한층 가까워진 양국의 기류(氣流)를 반영했다. 지금까지 모스크바에서 북한 화가들의 그림 전시회는 여러 차례 있었지만 북한의 풍물을 보여주는 사진전이 공식적으로 열린 것은 처음이어서 러시아 매체와 시민들의 관심도 적지 않았다.
최근 모스크바 근교 세르푸호프에는 북한문화원이 개설되는 북러간 교류 영역이 정치 경제적 관계 강화와 함께 문화부문으로까지 넓혀지고 있는 것으로 관측(觀測) 된다.
알렉세이 게르만은 30년 경력의 사진작가로 지난해 9월21일부터 10월5일까지 평양과 개성, 남포, 원산 등 4개 도시와 백두산 묘향산 금강산 등의 명산 등 1700km를 이동하며 사진을 촬영했다.
그는 전시 포스터를 통해 동해에서 수영을 즐겼고 백두산은 외국인으로는 10년만에 처음 비행기로 방문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사진 중에는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 참가후 개선한 북한선수단의 모습과 금메달을 차지한 여자축구선수가 카퍼레이드를 하며 열렬한 환영을 하는 평양시민들의 모습에 감격해 하는 장면이 있다. 또 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여성과 함께 찍은 사진도 있었다.
바다 긴 제방위에서 사람들이 낚시대를 드리운 원산의 풍경, 남포에서는 학의 매혹적인 모습을 포착(捕捉)했고 낮은 갈대가 무성한 벌판에 나무 한그루의 고적한 풍경은 백두산에서 촬영한 사진이다.
불타는 단풍과 폭포가 어우러진 금강산과 묘향산 등의 가을 정경, 새벽녘과 야경의 평양 시 전경, 농사짓는 사람들, 아이와 망중한(忙中閑)을 즐기는 엄마의 모습, 경축일을 즐기는 사람들, 트럭을 타고 일을 나가는 사람들, 북녘의 자연풍경과 주민들의 생활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북한사진전에 대해 러시아 매체들은 "세계에서 가장 닫혀있는 국가로 알려져 있는 북한의 아름다운 자연환경들과 일반 북한인민들이 살아가는 일상적인 모습들을 사실적으로 사진에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전시회에서 사진들을 관람한 러시아인 들은 도시와 농촌에서 살아가는 북한주민들의 모습과 경축일을 즐기는 모습 등에 큰 호기심을 보였다.
알렉세이 게르만 작가는 "북한 방문에 대한 인상은 매우 좋았다. 자연환경도 무척 아름다웠고 무엇보다도 어릴 때 겪었던 옛 소련시절로 시간여행을 해서 돌아간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본 북한사람들은 용기있고, 영웅적이고, 노동을 사랑하고, 독립적이었다. 여행이 끝날 무렵에는 그들에 대해서 존경하는 마음을 품게 되었다"고 덧붙였다.
게르만 작가의 꿈은 남북한 관련 사진전을 개최하는 것이다. 그는 "조만간 남한을 방문해 사진을 찍을 수 있으면 좋겠다. 언젠가는 남북한 사진전을 모스크바와 서울 평양에서 열고 싶다"고 말했다.
모스크바=김원일 칼럼니스트(전 모스크바한인회장) 사진=알렉세이 게르만 작가 제공
<꼬리뉴스>
또다른 사진작가 인터넷에 북한사진 올렸다가 입국금지돼
모스크바 북한대사관이 이번 사진전에 적극 협조한 것은 북한을 러시아에 새롭게 소개하는 의미와 함께 김정은 시대 들어서 새로운 외화벌이 수단으로 관광을 적극 활용하려는 북한 당국의 시도와도 맞아 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엔 에릭 라포르그라는 사진작가가 북한에서 촬영한 사진들을 인터넷에 올린 것이 문제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라포르그 작가는 6차례에 걸쳐서 북한을 방문하면서 틈틈이 찍은 사진들을 인터넷에 올렸는데 북한 당국이 문제 제기를 했다는 것이다. 2012년 9월 북한을 마지막으로 여행했던 그는 이로 인해 북한방문이 금지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