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의 차기 대권주자로 유력한 크리스 크리스티 주지사에게 위안부 역사의 진실을 알리는 영문 책자가 증정(贈呈)될 예정이다.
위안부피해자구술집 영역본 'Can You Hear Us' 배포사업을 전개하는 미디어조아(대표 한지수)는 3일 ‘뉴저지 부지사 킴 구아다노 국무장관이 크리스 크리스티 주지사에게 '들리나요' 영역본을 증정하는 자리를 만들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밝혔다.
구아다노 부지사는 지난 1일 뉴저지주 제랄드 카디날 상원의원의 생일파티에 참석해 위안부구술집 'Can You Hear Us'을 전달받고 주지사에게도 전달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밝혔다.
크리스 크리스티 주지사는 이미 지난 대선때부터 공화당의 잠룡(潛龍)으로 전국적인 유명세를 자랑하는 거물이라는 점에서 위안부 참상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은 영문판 증정은 큰 의미를 갖고 있다.
현재 일본은 아베 신조 총리가 4월말로 예정된 미국 방문때 하원의사당에서 상하원 합동연설을 하기위해 총력 로비를 전개하고 있다. 의회 연설에 공을 들이는 것은 일본 총리로는 사상 처음이라는 의미와 함께 위안부 역사 등을 합리화하고 평화헌법 수정, 자위대해외파병 등 전후 일본의 금기(禁忌)를 깨뜨리는 계기를 만들 수 있기때문이다.
이 때문에 시민참여센터 등 한인사회는 연방의원들을 상대로 아베정부가 위안부역사 등 과거사를 인정하고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더 이상 하지 않겠다는 약속이 전제되지 않는 한 의사당 연설을 허용해선 안된다는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그런 맥락에서 크리스티 주지사에게 위안부피해자구술집을 증정하는 것은 하나의 상징이상의 파급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외국 수반의 의회 연설은 전적으로 의원들의 권한이다. 오바마 대통령 등 백악관의 강력한 제동에도 불구하고 3일 이스라엘 네타냐후 총리의 미 의회 연설이 성사된 것도 하원을 장악한 공화당의 지지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크리스티 주지사와 같은 많은 영향력을 지닌 공화당의 거물이 위안부구술집을 공식 전달받고 이에 관한 의견표명을 할 경우, 과거사 문제를 얼렁뚱땅 넘기려는 아베정부에 타격을 줄 수 있다.
미 국무부는 최근 웬디 셔먼 정무차관이 과거사 문제와 관련, 양비론적 시각을 드러내는 등 일본의 논리를 두둔하는듯한 입장을 보여 물의(物議)를 빚은 바 있다. 이번 파문은 오바마정부와 대립각을 보이는 공화당에 대한 한인사회의 풀뿌리 로비가 더욱 중요한 상황이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킴 구아다노 뉴저지 부지사에게 위안부구술집을 전달할 때 한지수 대표와 함께 미아시안 공화당연합 이선용 의장이 함께 한 것도 이같은 전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위안부피해자 구술집 영역본 배포프로젝트는 미 주류사회에 피해자들의 생생한 증언과 역사적 사실들을 통해 일본이 숨기고 있는 역사의 죄과를 널리 알림으로써 일본이 스스로 인류앞에서 사죄하고 문제를 해결토록 하는데 목적이 있다. 이를 위해 북미 12개 도시에서 영문판 출판 기념회를 열고, 위안부 영화상영, 위안부 만화전시회, 백악관에 엽서보내기 운동 등등을 전개하고 있다.
특히 일본군성폭력 사이버역사박물관을 운영하는 미디어조아는 배포위원회를 구성해 지난 1월부터 미주요 대학 도서관과 학자들, 정치인들을 찾아가 직접 구술집 영역본을 전달하고 관심과 지지를 당부하고 있다.
뉴욕=노창현기자 newsroh@gmailo.com
<꼬리뉴스>
영역본 배포 후원프로젝트 참여 너무 저조
한가지 아쉬운 것은 2만권에 달하는 영역본의 배포를 촉진(促進)하기 위해 온라인에서 전개되는 모금운동에 대한 호응(呼應)이 거의 없다는 사실이다.
미디어조아는 미국과 한국의 펀딩사이트를 통해 지난 2월9일 두달간 3억원을 목표로 후원프로젝트를 오픈했으나 3주가 지난 현재 결과는 보기 민망한 수준이다. 영문 사이트에서는 300달러 정도 모아졌고 굿펀딩과 제휴한 한글사이트는 3일 현재 11명으로부터 총 31만원이 약정됐을 뿐이다.
한지수 대표는 3일 맨해튼에서 열린 위안부초상화가 스티브 카발로 화백의 전시회에서 200권을 전달한데 이어 6일 브로드웨이 극장에서 열리는 위안부뮤지컬 디너쇼에서 150권, 다음주 보스턴에 올라가 각 학교와 심포지엄 행사장에서 500권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지수 대표는 위안부구술집에 대한 주목도를 높이기 위해 주류 기관과 정치인등 오피니언 리더들을 직접 찾아가기 때문에 소수의 자원봉사자들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한인사회는 물론, 더 많은 국민들께서 관심을 기울여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 위안부구술집 배포 펀딩 사이트
http://www.goodfunding.net/gf/project_view&prj_code=150100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