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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를 잇는 평화대담, 美뉴저지 개최 성황

AOK청년사학도·美활동가 3인발제, 이민1세와 허심탄회 토론
글쓴이 : 륜광 날짜 : 2026-10-18 (일) 21:32:47

AOK청년사학도·美활동가 3인발제, 이민1세와 허심탄회 토론

 

Newsroh=륜광輪光 newsroh@gmail.com

 



한국과 미주의 청년세대와 기성세대가 분단과 통일 문제를 놓고 마주 앉았다. 풀뿌리통일운동네트워크 Action One Korea(AOK)와 미주한인평화재단(KAPF)은 17일 뉴저지 한인회관에서 '분단극복의 지혜를 찾는 청년과의 평화대담'을 공동 개최했다.

 

한국에서 온 평화원정단(단장 정연진 AOK 상임대표)과 이춘범 AOK뉴욕 고문, 이윤희 민주평통뉴욕협의회 수석부회장, 정금연 뉴욕일보 발행인 등 미주 동포들이 함께 한 이번 행사는 김대중재단 재외동포위원회, 민족문제연구소 뉴욕지부, Women Cross DMZ 등 여러 시민·역사 단체가 후원했다. 행사는 한국어로 진행됐고, 이은정 서울대민주동문회 부회장의 조력으로 한영 동시자막이 제공됐다.

 



노예리 AOK 뉴욕 공동대표의 사회로 문을 연 행사는 송미숙 뉴저지한인회장의 환영사, 최애영 대표의 격려사, 청년 3인의 발표, 청중과의 대담, 정영민 목사가 인도하는 싱어롱 합창 순으로 이어졌다.


송미숙 회장은 "조국이 분단된 지 80년이 넘었다. 너무 가슴 아픈 역사이고, 전 세계에 하나뿐인 분단된 조국이지만 여러분들의 작은 시도, 노력, 작은 마음 하나하나가 모여지면 분단의 장벽도 언젠가는 무너뜨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희망어린 환영의 인사를 건넸다.

 

1940년 함흥에서 태어나 상하이, 대만, 일본을 거쳐 미국에 정착한 최애영 전 Women Cross DMZ 이사장은 평양 방문과 DMZ 도보 횡단 경험을 들려주며 "희망과 화합, 행동의 공유된 비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나의 핏줄 대신 지켜야 할 두 가지 가치"

 

첫 발제자 안광획 연구원(건국대 통일인문학 박사수료)는 '분단 81년, 역사는 어떻게 평화의 언어가 되는가'를 주제로 나섰다. 안 연구원은 북이 헌법 개정 등을 통해 남북을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한 지금, 통일운동이 지켜야 할 것은 '하나의 핏줄'이라는 표현 자체가 아니라 그 안에 담긴 두 가지 가치라고 짚었다. 피 흘림 없는 포용(包容)만이 정당한 통합이라는 것, 그리고 역사의 주인은 민중이라는 것이다.

 

안 연구원은 왕건이 경순왕과 견훤, 발해 유민 대광현을 포용한 후삼국 통일과, 이성계가 고려 왕족을 숙청한 역성혁명(易姓革命)을 대비시켰다. 이성계의 숙청은 남북이 모두 비판한다는 점에서 공통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역사 하나 운동'을 제안하며 과거의 상처를 공론의 장에서 함께 치유하는 일, 민중 중심 역사서의 보급, 시민 해설사 양성을 세 축으로 제시했다.



 

유고슬라비아 사례로 본 '적대적 두 국가'

 

두 번째 발제자 김남기 연구원(연세대 사학과 석사)는 '북한과 유고슬라비아 관계에서 반추하는 적대적 두 국가론'을 발표했다. 2018년 평화 무드가 2019년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균열됐다고 짚은 그는 합의 불이행과 제재 속 인도지원 난항 등 한국 측 책임도 적지 않다고 했다. 북의 선언은 "이해하지만 동의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핵심은 북한과 유고슬라비아의 관계사였다. 북은 1960년대 티토를 '미국의 앞잡이'로 비판했으나 1970년을 기점으로 입장을 바꿨고, 1977년 티토가 평양을 방문해 관계는 절정에 이르렀다. 김 석사는 "최대의 적이 최대의 친구가 된 사례"라며 북의 대외 노선도 정세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미국에 휘둘리지 않는 자주적 외교를 펼 때 관계 개선의 길이 열린다고 덧붙였다.

 

“핵 없는 세계, 재미 청년의 몫”

 



세 번째 발제자인 뉴욕의 김길 청년활동가는 영어로 '코리아 평화와 원폭국제민중법정'을 소개했다. 히로시마·나가사키 피폭 한국인 7만 명 중 4만 명이 숨졌고 생존자는 1,600여 명에 불과하다고 한다. 민중법정은 미국의 사과와 배상, 재발 방지 약속을 요구하며 다음 달 한국에서 열린다. 김길 활동가는 "미국이 한반도를 갈라놓았다는 모순(矛盾)을 안고 사는 한국계 미국인으로서 평화와 배상에 기여하는 것이 책임"이라며 후원과 관심을 당부했다.

 

이어진 1세대와의 대담은 정연진 AOK 한국 상임대표가 이끌었다. 정 대표는 "부모와 자식이 카톡으로 대화하는 시대에 이민 사회는 언어가 달라 정서까지 달라졌다"며 "자녀와 분단 문제를 5분 이상 이야기할 수 있는 분 손 들어 보라. 저도 못 한다"고 말해 장내에 웃음이 번졌다.

 



정 대표는 분단 100년이 지나면 3~4세대가 서로 함께 할 이유를 잃고 입맛과 정체성도 변한다며, 100년이 되기전에 통일을 이뤄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 '통일'이라는 말이 위계적 의미를 담고 있다며, 두 개의 조국이 아닌 '하나의 조국 갖기 운동'으로 재정의하자고 제안했다.

 

김형구 AOK 뉴욕 공동대표는 “2세들에게 북한은 갈라진 우리나라가 아니라 여러 나라 중 하나일 수 있다”며 청년들의 솔직한 생각을 물으며 통일 담론이 독일 사례와 흡수통일 비용에 치우쳐 젊은 세대를 설득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김갑송 미주평화재단 국장은 한인 청년이 한국과 유대감을 갖기 어려운 이유로 언어와 문화, 북한을 악마화하는 미국 미디어를 꼽았다. 김길 청년활동가의 아버지이기도 한 김 국장은 "딸과 이런 이야기를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며 감회를 보였다.

 



그는 1980년대 이후 재미 통일운동의 역사를 소개하고, 지금은 2세들이 재정을 맡고 있으며 이들이 반이민 정책과 싸우느라 아직 앞장서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팔레스타인 학살 반대 운동 등 평화운동의 큰 틀에서 2세들과 함께 하자고 당부했다.

 

청중석에서는 "독립, 생존, 민주화, 통일의 네 과제가 아직 풀리지 않았다"며 서두르지 말고 서로 부여잡고 가자는 발언이 나왔다. 정영민 목사는 한 탈북민의 사연을 전하며 "이념보다 한(恨)을 함께 울어주는 공감이 통일의 시작"이라고 했다. 안광획 연구원도 아픈 역사를 함께 꺼내 치유하는 것이 평화의 출발이라고 공감했다.



 


SUNY 알바니에서 박사과정중인 최승엽씨는 "일자리와 젠더 문제가 먼저인 젊은 세대에게는 아무래도 민족이라는 거대한 테마가 마음속에 많이 와닿지 못했던 것 같"고 말했다. 80년대 대학을 다닌 뉴저지의 최로사 씨는 "민주주의 운동을 하고 민중을 부르짖으며 통일을 당연히 원하는 세대였다. 지금 통일의 결은 너무나 다양하지만 한가지는 분명하다. 통일이 되어야 완전체의 코리아가 된다. 남북통일과 더불어 민주 진영의 통일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세대간 대화에서 1세들의 “분단을 물려주어 미안하다”는 얘기에 2세 청년들은 “미안해하지 말고 희망과 신뢰를 달라”고 화답하는 등 이날 대담은 공감과 치유, 통일개념의 재정립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소통의 시간이 되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행사는 정영민 목사의 인도로 참석자 모두가 노래를 부르며 성료되었다. 이어 인근 식당에서 열린 뒷풀이 모임에서 못다한 얘기를 이어나갔다.

 

정연진 대표는 “두 세대간의 소통불능도 해결하지 못한다면, 분단 81년 세 세대간의 불통(不通)을 과연 어떻게 해결할 수 있겠나, 하는 절박한 마음이 우리들을 한 자리에 모이게 했다. 분단극복의 지혜를 위한 ‘세대간의 대화’ 라는 새로운 시도를 뉴욕뉴저지에서 성공적으로 개최해 정말 기쁘다”고 소회(素懷)를 나타냈다.





평화원정단은 19일 워싱턴 DC로 옮겨 20일 동포간담회, 21일 조지워싱턴대 한반도평화 청년포럼에 참여한다. 이후 서부로 이동해 10월 23일부터 24일까지 UCLA에서 열리는 국제학술회의(주제: 탈식민·탈냉전 평화구축 시민사회 국제연대)에 참석한다. 25일에는 오렌지카운티 한인회관에서 민족문제연구소, 정의기억연대, YMCA, 평화네트워크 등과 함께 LA 동포사회 평화간담회를 갖고 27일 AOK 로스앤젤레스 회원들과의 간담회로 이어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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