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작은자공동체교회 10년째 열어
기독교 불교 원불교 교직자 신자들 온오프모임
Newsroh=로창현기자 newsroh@gmail.com
올해도 뜻깊고 훈훈한 이웃종교들의 합동 성탄절(聖誕節) 행사가 13일 펼쳐졌다.
‘세계의 수도’ 뉴욕 맨하탄의 작은자공동체교회에선 해마다 크리스마스 시즌에 작은 기적(奇蹟)이 일어난다. 기독교와 불교 원불교의 교직자들과 신도들이 함께 모여 성탄절 예배와 축하행사를 하기 때문이다.
다양한 인종과 다양한 종교가 어우러진 뉴욕이지만 평소 종교간 교류가 거의 없는 한인사회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지난 2011년 성탄절을 앞두고 작은자공동체교회의 김동균 목사의 제안으로 맨하탄 조계사(주지 도암스님)와 원불교 뉴욕교당(원달마센터)이 호응하면서 종교를 초월한 행사는 성사됐다. ‘이웃종교와 함께 하는 성탄절’을 계기로 불교의 석가탄신일(釋迦誕辰日)과 원불교의 대각개교절(大覺開敎節) 등 각 종교 대축일에 상호 방문을 하고 축하를 하는 아름다운 만남이 지속됐다.
또한 교직자들간의 교류가 이뤄지고, 신도들도 호응하면서 해마다 이웃종교 여름연합수련회가 뉴욕주 클래버랙에 위치한 원달마센터에서 열리는 놀라운 일들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교직자들은 종교의 벽을 넘어 수행의 도반(제자)으로, 목회(포교, 교화, 사목)의 동역자로 느껴질 정도로 관계가 발전했다. 정기적인 만남을 통해 이웃종교의 진리를 배우고, 자기 신앙을 새로이 성찰하는 것이다.
작은자공동체교회의 김동균 목사는 “한인사회의 이웃 종교들 사이에 서로 무관심하거나, 무시하거나, 때론 서로 배척(排斥)하는 상황에서 이를 조금이라도 극복하고자 촛불 하나 드는, 겨자씨 하나 심는, 심정으로 시작했다”고 말한다.
올해 행사는 코로나팬데믹을 고려해 온라인을 통해 ‘2020 이웃종교와 함께하는 성탄 줌톡톡(Zoom Talk Talk)’의 타이틀로 진행됐다.
먼저 함께 명상을 한 후 시 한편을 같이 듣고 김동균 목사가 환영과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이어 맨하탄 조계사 도암스님과 업스테이트 원달마센터 연타원 원장이 지난 10년 동안 이어온 ‘이웃종교와 함께하는 성탄예배’에 함께 해 오시면서 느낀 소회(素懷)들을 들려주었다.
그 동안 같이 참여한 교직자들과 신도들이 자연스럽게 이웃종교와의 만남에서 가졌던 에피소드와 배움, 깨달음 등 의미 깊은 얘기들을 나누었다. 유쾌한 돌발퀴즈 형식의 ‘나눔의 퀴즈’를 통해 즐거운 시간도 가졌다.
김동균 목사는 “온라인(zoom) 만남 덕분에 2011년 첫 성탄예배를 함께 시작했다가 몇 년 전 뉴욕을 떠나 샌프란시스코 버클리교당을 담임하는 형산교무님, 덴버교당을 담임하는 법광교무님도 참석해 너무 반가웠다. 또한 보스턴 교당의 교무님과 서울에 계시는 목사님, 애틀랜타에 계시는 선생님도 참석해 주어서 참 감사했다”고 말했다.
김동균 목사는 “도암스님과 연타원교무님이 화상(Zoom) 모임의 장점을 살려 자연스런 토크형식으로 지난 10년간 ‘이웃종교와 함께하는 성탄예배’를 함께 해 오면서 느낀 것에 대해 깊은 의미를 갖는 말씀들을 해 주셨다”고 전했다.
그는 “도암스님은 히말라야 ‘작은새’ 우화를 통해, 연타원님께서는 ‘대포무외 세입무내(大包無外 細入無內)’의 불경 경구를 인용해 말씀을 하셨는데 비록 작지만 진정성을 가지고 꿋꿋이 그 뜻을 실천해 나가면 작다, 크다의 경계를 넘어서는 진실한 뜻이 되어 세상과 사람들에게 깊은 공감을 줄 수 있게 되고 언젠가는 뜻하는 바가 널리 이루어질 때가 온다는 의미로 우리 각자의 삶을 성찰(省察)해주는 말씀들이었다”고 소개했다.
김동균 목사는 “이웃종교와 함께하는 성탄예배를 시작할 때 지향했던, ‘각 종교가 구원, 해탈, 일원의 진리와 신앙, 수행의 길을 걸으면서도 동시에 이웃종교의 진리와 신앙 수행의 고유성, 위대성을 내 진리, 내 신앙처럼 귀중히 여기면서 서로 배우고 나누기 위해 함께 하고자 한다’는 뜻이 언젠가는 모든 종교인들 사이에 전해지길 바란다”고 소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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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뉴스>
이웃종교와 함께하는 뉴욕성탄예배 (2019.12.20.)
개신교 불교 원불교 성직자 함께 축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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