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주지사 등 유력정치인들과 교감

김동연 지사가 캐시 호컬 뉴욕주지사와 대화하고 있다
5박7일간 대미 세일즈외교를 벌인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미국 출장길에 유력 정치인들과 나눈 스몰토크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김 지사의 대화 소재는 주로 스포츠였다.
◇ 캐시 호컬 뉴욕주지사 회담(방미 사흘째)에 등장한 '야구'
"어제 뉴욕에서 (야구 메이저리그) 챔피언십 시리즈를 즐겁게 지켜봤습니다. 메츠(뉴욕 메츠)가 져서 조금 안타깝습니다."
뉴욕을 방문한 김 지사는 자연스럽게 '뉴욕메츠'라는 단어를 꺼냈다. 뉴욕을 기반으로 하는 메츠가 미국 프로야구(MLB)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NLCS·7전 4승제)에 올라와 있는 것을 염두에 둔 스몰토크였다. 메츠 뿐 아니라 뉴욕 양키스 또한 챔피언십 시리즈에 진출해 야구 얘기를 연결고리로 자연스러운 대화를 유도한 것이다.
김 지사의 말에 여성 최초의 뉴욕주지사인 캐시 호컬 지사가 유머러스한 대답으로 회담장에 웃음이 나왔다. "어제 (메츠경기에) 갈 뻔했는데 못 가게 됐다. 만약에 갔으면 내가 가서 졌다고 욕먹었을 뻔했는데 안 가기를 잘한 것 같다." 이에 김 지사가 다시 "메츠는 졌지만, 양키스는 이기고 있다"면서 화제를 이어갔다.
민주당 유력 정치인인 캐시 호컬 지사는 "정치 이야기 전 스포츠 이야기를... 딱 우리 스타일(In our language)로 말씀을 하시네요"라고 하면서 눈을 동그랗게 떴다.

케시호컬 지사는 이후 대화 도중 김 지사가 '어니 데이비스'라는 이름을 떠올리자 한번 더 놀랐다. '어니 데이비스'는 전설적인 흑인 미식축구 선수이다. 인종차별을 딛고 최고의 선수로 도약했으나 불행히도 백혈병(白血病)에 걸려 23세에 사망했다.
캐시 호컬 지사는 시라큐스 대학을 다닐 때 '어니'의 이름을 학교 축구장 이름으로 하고자 추진했지만 아쉽게 실패했다는 이야기를 들려주며 "(당시가) 나의 정치인생 시작점"이었다고 술회(述懷)하기도 했다.
◇ 글렌 영킨 버지니아 주지사 회담(방미 이틀째)에 등장한 '농구'

김동연 지사가 앞서 만난 공화당 소속 글렌영킨 주지사는 독특한 이력(履歷)을 갖고 있다. 그는 주지사가 되기 전 세계 3대 사모펀드 칼라일의 최고경영자(CEO)를 지낸 비지니스맨 출신이다. 공화당 차세대 주자로 꼽힌다.
그런 글렌 영킨 도지사는 고교 때까지는 농구선수였다. 201cm의 신장에 고교 졸업 무렵 평균 득점이 경기 당 25점을 넘을 만큼 잘해 텍사스의 명문 라이스대에 농구장학생으로 입학했다.
회담 말미(末尾)에 김동연 지사가 그의 농구선수 경력을 언급하자 그걸 어떻게 알았느냐는 듯 눈이 휘둥그레졌다. 김 지사와 글렌 영킨 주지사는 회담을 마친 뒤에도 계속 농구를 포함해 스포츠 얘기를 나눴다.
방미 전 김 지사는 도담소에서 제임스 콕스 유타주지사를 만났을 땐 유타주가 자랑하는 추억의 NBA농구스타, 칼 말론과 존 스탁턴 콤비의 이름을 테이블에 올린 적도 있다.
김 지사가 "90년대에 제가 유학했던 미시간대는 (프로농구) 디트로이트 피스톤스의 홈이기는 했지만, 저는 NBA 역사상 최고의 픽앤롤 듀오인 유타 재즈의 '칼 말론'과 '존 스탁턴'의 열렬한 팬이었다"고 하자 유타주 순방단은 박수와 함께 환호를 보냈다.
◇ 방미 첫날 등장한 '축구 황제'

미국 방문 첫날에도 김동연 지사는 '축구 황제 펠레'를 즉석에서 언급하며 대화를 풀어나갔다.
고우드파잉 IDB(미주개발은행) 총재의 집무실에서 펠레의 사인이 담긴 티셔츠를 발견한 김 지사는 “진짜 펠레의 사인이 맞느냐”면서 회담을 시작했다. 브라질 출신인 고우드파잉 총재는 “펠레가 IDB를 방문해 강연을 한 뒤 남기고 간 역사적인 선물”이라고 화답했다.
김 지사의 스몰토크는 회담 상대방에 대한 사전 준비에 따른 것도 있지만 즉석에서 순발력을 발휘한 것이 많다. 김 지사의 스몰토크가 '외교적 성의'로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많아 회담장 분위기를 부드럽게 띄우는 것 이상의 효과가 있다는 후문(後聞)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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