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철각’ 권이주(64) 뉴욕한인마라톤클럽 회장이 아시안으로는 최초의 미 대륙횡단(美大陸橫斷) 마라톤 완주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지난 3월 23일 로스앤젤레스를 떠난 권이주 회장은 하루 평균 34마일(55km)을 달린 끝에 25일 뉴욕 유엔본부에 92일간의 대장정(大壯政)을 끝내게 된다.
권이주 회장이 마라톤과 인연을 맺은 것은 96년 당뇨병으로 사형선고를 받은 것이 계기가 됐다. 그는 매주 센트럴 파크를 달리며 건강을 찾기 시작했고 이때부터 크고 작은 마라톤 대회에 출전했다. 100회 마라톤을 완주하기까지 14년의 세월이 걸린 셈이다.
권 회장은 100마일 그랜드슬램 마라톤에 두차례나 도전한 바 있고 지난해 4월에는 필라델피아부터 뉴욕까지 150마일을 33시간동안 쉬지 않고 달리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이번 대륙회단 마라톤 코스는 LA를 출발해 플랙스탭~오클라호마~스프링필드~세인트루이스~워싱턴D.C.를 거쳐 뉴욕 유엔본부에 골인하는 코스다.
총구간 3500마일(약4600km)이라는 거리도 엄청나지만 매일 쉬지 않고 30마일 이상을 100일이 넘게 달린다는 것은 사실상 인간의 한계를 넘는 일이다.
그러나 권이주 회장은 “달리는 동안 많은 어려움을 만날 것이다. 하지만 성원해주신 분들의 얼굴을 떠올리며 극복해 나가겠다”고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울트라 마라톤을 위해 두 대의 차량이 동원됐다. 한 대에는 부식과 필요한 물품을 싣고 다른 차량은 선도 차량과 이동잠자리 역할도 겸했다.
그러나 빠듯한 예산으로 권이주 씨의 부인이 마사지사와 요리사를 겸하고 헨리 차 씨와 제시카 차 씨 부부가 선도 차량 운전 및 행정을 맡았다. 또 칠순을 눈앞에 둔 사진작가 김종호 전 한국사진작가협회장이 24시간 동행하며 생생한 사진을 송고했다.
권 회장은 대륙횡단을 하는 동안 당뇨병퇴치 홍보와 동해표기 및 독도는 우리땅 알리기, 한국의 남아공월드컵 8강 기원 등을 전 세계에 알렸다. 그는 23일 전화인터뷰에서 “화씨 100도가 넘는 폭염과 세찬 비바람을 뚫고 골인 지점에 다다르니 감개무량하다. 유엔본부에 골인해 자랑스러운 한인의 명예를 빛내겠다”고 약속했다.
뉴욕=노창현특파원 croh@newsroh.com
<꼬리뉴스>
한국의 포레스트 검프 대륙을 횡단하다
권이주 회장이 대륙횡단 마라톤에 도전한다는 1보를 낸 것은 지난해 5월 19일입니다.
링크기사 참조 http://www.newsis.com/article/view.htm?cID=&ar_id=NISX20090519_0002213689
인간한계에 도전한 권이주 회장의 레이스는 주류 언론들도 주목의 대상이었습니다. 레이스 도중 세 차례나 기사화했던 뉴욕의 데일리 뉴스는 22일에도 ‘대륙횡단 골인직전의 권이주’라는 제목으로 “출발전보다 몸무게가 13파운드나 줄어든 권이주 씨가 계획보다 무려 3주나 일찍 뉴욕에 도착, 대단원의 막을 내리게 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신문은 권이주 회장을 영화 ‘포레스트 검프’의 주인공에 비유하면서 당초 독립 기념일인 7월 4일에 워싱턴의 백악관 앞에 도착할 예정이었으나 이보다 3주나 빠른 지난 13일 백악관을 통과했다. 데일리 뉴스는 퀸즈 플러싱 출신인 권이주 마라토너가 하루 34마일의 강행군에도 불구하고 강한 체력과 정신력으로 건재를 자랑하고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말이 쉽지 대륙횡단 마라톤은 인간한계에 도전하는 엄청난 일입니다. 더구나 육십대 중반의 몸으로 이런 일에 도전한다는 것 자체가 대단하지요. 매일 새벽 3시부터 평균 10시간을 달리면서 수십개의 주를 통과하는 동안 높은 기온과 예기치 못한 악천후를 겪은게 한두번이 아닙니다.
특히 새벽부터 거대한 화물트럭들이 질주하는 도로 갓길을 달리는 것도 만만치 않은 위험이었다. 레이스에 나서 수년전에는 70세 남성이 대륙횡단 마라톤에 도전했다가 사망하는 사고도 있었다고 합니다.
비록 월드컵에 조금 묻힌 감이 없지 않지만 권이주 회장의 위대한 대장정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