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으로 추정되는 남성이 메릴랜드 실버스프링에 위치한 디스커버리 채널 방송국 건물에서 네 시간 동안 인질극을 벌이다 경찰의 총격(銃擊)을 받고 사망했다.
메릴랜드 주 몽고메리 카운티 경찰은 이날 동부시간 오후 2시경 총기를 휴대하고 몸에 폭탄을 장착한 남성이 디스커버리 채널 방송국에 난입, 세 명의 인질을 잡고 경찰과 대치했다.
경찰은 인질협상(人質協商)전문가를 통해 이 남성과 협상을 벌이다 오후 6시 경 스왓팀 저격수가 이 남성을 사살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남성의 몸에 장착된 폭탄 일부가 터졌으나 위력이 경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용의자의 이름은 제임스 제이 리(James Jay Lee)로 ‘세이브더플래닛프로테스트닷컴(SavethePlanetProtest.com)이라는 환경보호사이트를 2008년 1월부터 운영하고 있다.
극단적인 환경보호주의자로 알려진 이 씨는 이전에도 환경보호 문제와 관련, 디스커버리 채널을 비난하고 방송국 앞에서 여러 차례 시위를 벌인 전력이 있으며 6개월간 보호감호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이 남성은 이날 손에 총을 든 채 정문을 통해 건물에 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건물에서 일하던 1900여명의 직원들은 대부분 현장을 빠져나왔으나 9층에 있던 세 사람이 인질로 잡혔다.
한편 경찰은 이 남성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요구했는지 밝히지 않았다.
뉴욕=노창현특파원 croh@newsroh.com
<꼬리뉴스>
“인구증가를 막아 자연을 보호해야” 극단적 환경보호주의자
뉴욕타임스는 이날 인터넷 속보로 이 씨가 운영하는 사이트가 지난 8월초부터 ‘공사중’으로 가동되고 있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씨는 자신의 웹을 통해 디스커버리 채널이 인구증가를 막아 지구를 구해야 한다는 취지의 프로그램을 만들 것을 요구해왔다.
그는 웹사이트에서 ‘지구를 구한다’는 의미는 인구감소를 통해 자연의 생활을 보호하는 것이라면서 “구역질나는 인구번식(繁殖)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