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실내에서 시끄러운 대화와 전화통화를 금하는 ‘침묵(沈黙)의 열차(列車)’가 지난 7일부터 시험 운행되기 시작했다고 뉴욕타임스가 최근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매일 운행되는 통근열차에서 일상적인 휴대폰 통화 소리가 부실한 냉방과 열차가 만드는 소음을 압도하는 요즘 뉴저지 트랜짓(철도국)이 대화가 금지된 조용한 객차들이 등장했다”고 소개했다. 객차 두량을 ‘침묵의 객차’로 지정하고 뉴저지 주도(州都) 트렌트과 맨해튼을 오가는 특급열차 29라인에 적용되는 이번 계획은 석달간 시험운행을 하면서 지속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이 객차에는 ‘전화통화 금지, 노래 금지, 낮은 목소리로 평화롭게 여행하여 고요히 도착한다’는 안내 포스터가 붙어 있다. 타임스는 객차 분위기가 “마치 선방(禪房)을 방불케 할만큼 고요와 적막에 싸여 있다”고 소개했다.
통근열차를 매일 이용하는 프린스턴대 영어과 프랭크 시오피 교수는 “공중도덕을 따르는 절차”라며 “이제 아침부터 전화로 업무 보느라 정신없는 사람들 대신 조용히 책을 읽고 있는 사람들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환영했다.
열차내 통화는 그간 승객들의 많은 불평을 자아냈다. 2004년 뉴욕타임스에 한 독자는 “전화로 고래고래 소리치는 사람들을 제압하기 위해 열차 승무원에게 총을 주라”고 비꼬는 글을 보내기도 했다.
침묵의 열차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일반철도인 암트랙에선 99년 한 승객의 제안으로 도입해 북동부 일대를 운행하는 대부분의 열차들이 이같은 서비스를 하고 있다.
통근열차로 가장 먼저 시행한 것은 2008년 필라델피아였고 현재 매릴랜드와 버지니아, 캘리포니아 일부에서도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뉴저지 통근열차는 미국에서 가장 많은 승객을 실어 나른다는 점에서 파급효과(波及效果)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
뉴욕=노창현특파원 croh@newsroh.com
<꼬리뉴스>
뉴욕 통근열차도 도입할까
이번 뉴저지 트랜짓이 도입한 ‘침묵의 열차’ 제도를 뉴욕 주에서 맨해튼을 오가는 통근(通勤)열차들도 시행할 것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뉴욕 지역의 대표적인 열차는 롱아일랜드 철도(LIRR)와 메트로노스 허드슨 노선들이다. 메트로노스의 마저리 앤더스 대변인은 ‘침묵의 객차’ 시행을 주시하고 있다면서 “통근열차는 대부분 승객들로 만원을 이루기 때문에 휴대폰 통화가 금지되는 객차를 골라 타기가 불편할 수 있다”고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40여년간 뉴저지 철도국에서 근무한 제임스 와인스타인 전무는 “이번 제도는 과거 객실내에서 흡연을 금지한 것과 비슷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객차 내 금연조치에 대해 일부 승객들이 반발했지만 완전히 정착된 것처럼 전화통화 금지도 자리를 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