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에 이는 긴장의 회오리’
최근 수 주간 한반도 정세는 여러 번 격화되었다. 한국과 미국이 한 편, 북한을 다른 편으로 하는 대립 당사국들은 매우 강경하게 대처(對處)하고 있다. 양쪽은 모두 자신들이 정당하고 상대편은 도발로 평화를 깨뜨리는 당사자라고 보고 있다. 이 지역에서 유사한 상황은 여러 번 발생했지만 현재는 일정 조건이 조성되면 심각한 충돌을 유발할 수 있는 부가적인 기본적 요인들이 작용함으로써 갈수록 더 복잡해지고 있다. 그리고 그런 충돌이 발생하면 그로 인해 생길 결과에 대해서는 모든 유관 당사국들이 차후 후회하게 될 것이다.
“누가 먼저 갈등을 유발했는가”를 가리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고 이 문제를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정치적 관점에 따라 많이 달라진다. 한편으로 보면 북한은 실제로 2018년 9월19일 남북군사합의에 따라 사격을 해서는 안 되는 구역에 포격을 시행했다. 또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유엔 제재로 금지되어 있다.
다른 편에서 보면 한미 동맹은 스스로 최근 한반도에 엄청난 무기를 끌어들이고 엄청난 규모의 군사훈련을 시행했다. 북한이 한미의 구축함과 항공모함, 그리고 기타 위협적인 무기들이 북한 내 여러 시설들을 타격하는 훈련을 하고 있는 것을 보면서 “아주 불편하게” 느꼈을 것은 자명하다. 한국과 미국은 북한에게 미사일 발사를 하지 말라고 요구하면서 자신들은 조금도 훈련을 제한할 생각이 없다.
게다가 한국과 미국도 자체 미사일들을 발사했다. 그러나 세계 언론들은 북한이 오래된 구식 미사일을 발사하는 것은 보도하면서 한미의 미사일 발사 사실에는 별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 한국은 사실 최초의 자국산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한국은 이런 사실을 숨기지 않았지만 기자들은 이 사실에 거의 주목하지 않았다.
북한이나 한미 양측 모두 끊임없이 “바로 자신들이 평화와 안정을 위한다”면서 상대편이 평온한 일상을 위협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대응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이런 유형의 말싸움은 누가 옳고 누가 그른 것인지 객관적으로 판단하기가 아주 어렵다.
충돌 위험을 높이는 요인들
문제는 현재 우리가 유례없는 규모의 군사훈련과 연습을 보고 있다는 것뿐 아니라 이 군사훈련과 연습들이 근본적으로 새로운 상황에서 시행되고 있다는데 있다.
첫째로 모든 것이 미국 및 서방 전체와 러중의 관계가 심하게 악화(惡化)된 가운데 일어나고 있다. 예전에는 강대국들이 남북이 서로 ‘실력 행사’에 나설 수 있는 임계선에 근접한 것을 보면 ‘싸움꾼’들을 말려서 떼어넣고 서로 다른 쪽으로 끌고 가는 일이 자주 있었다. 그러나 현재는 모든 것을 글로벌 대립을 고려하여 보고 있기 때문에 경쟁국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이를 다른 ‘전선’에서 우위력을 확보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본다. 이런 점에서 한반도는 최소한 지정학적 관점에서는 갈수록 더 충돌 위험이 커지고 있다. 한반도 문제에 관심을 끌어들일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것 자체가 글로벌 세력 다툼에서 좋은 반격 카드로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 당사국들이 이미 최대의 위험도 감수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하고 있다. 9월초 북한은 사실상 완전한 자국의 핵 독트린에 해당하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핵무력정책에 관하여”라는 법령을 승인했다. 이 법은 선제타격 가능성뿐 아니라 북한의 수뇌부가 절멸(絶滅)당해도 적을 향하여 핵미사일들이 다 발사되는 ‘죽음의 손’ 유형의 타격 가능성까지 규정하고 있다. 이는 제3국들에서 계속되는 비판을 야기했다. 물론 한국과 미국의 군사 독트린도 일정 조건에서는 가상의 적으로 여겨지는 대상에 대해, 그리고 물론 북한에 대해서는 선제 타격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을 규정하고 있다.
셋째로 한국에서는 북한의 위협에 대한 대응으로 핵무장에 대한 논쟁이 전면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갈수록 핵무장에 찬성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 정부가 핵무장에 반대하고 있지만 한국 정부는 주기적으로 이런 기조를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을 미국 측에 상기시키고 있다. 한국 국민의 70%이상이 핵무장을 지지하고 있으니 더욱 그렇다. 한국의 핵무장이 “핵 도미노” 현상을 일으켜서 일본과 대만 등 다른 국가들이 핵무기 보유를 결심하게 만들고 더 나아가 또 다른 분쟁(중국과 대만 분쟁만 보더라도)을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을 한국은 보통 무시한다.
다른 편에서 보면 한국은 자체적인 논리를 가지고 있다. 한국은 수십 발의 핵탄두와 이를 운반할 수단을 가지고 있는 사실상의 핵보유국인 북한을 옆에 두고 있다. 미국의 한국에 대한 안전보장의 신뢰성에 대한 믿음은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한 이후 심각하게 흔들렸다. 많은 한국인 전문가들이 직접적으로 “우리는 미국이 한국 편에 끼어들려하면 북한이 뉴욕이나 로스앤젤레스를 핵미사일로 타격하겠다고 위협할 때 미국이 우리를 방어할 것이라는 것을 믿지 않는다. 그러니 우리는 스스로 북한의 위협에서 자국의 안전을 보장하는데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그리고 이에 대한 최선의 대답은 자체적으로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모든 당사국이 자국 입장이 원칙적이고 확고하고 결연함을 과시하려 한다. 또한 정세를 매우 불쾌한 시나리오 쪽으로 몰아가는 인접국들 각자의 새로운 국내정세 상황도 고려해보아야 한다. 한국에서는 대북협력을 발전시키려 노력하던 민주진영이 5년간 집권한 이후 올해 5월에 윤석열 대통령을 위시한 보수진영이 집권했다. 보수 진영은 친미 성향을 띠고 있으며 북한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압박하려는 기조를 가지고 있다. 한국의 정권 교체는 한미연합군사훈련 뿐 아니라 한미일 연합군사훈련 등 각종 다양한 군사훈련이 활발해지고 규모도 커진 이유를 설명해 준다.
게다가 한국의 보수 진영은 민주진영으로 구성되었던 전 정부가 대북관계에 있어 범죄라고 부를 만큼 유약한 태도를 취했다고 보고 있으며, 바로 이 때문에 “오만한 북쪽의 주체사상 소유자들에게 현대적인 한국의 완전한 사상적 원칙성과 군사력”을 확실히 보여줄 때가 되었다고 여긴다. 한국 정부가 북한과의 대화에 대해 나름대로의 제안을 제시했지만 아예 처음부터 북한이 받아들일 수 없는 전제 조건을 달고 있기 때문에 모든 대화는 단절되었다.
미국도 끊임없이 북한에 대화를 촉구하고 있지만 한 번이라도 더 한반도에 더 많은 무기를 불러 모으고 한국 및 일본과 동맹을 강화할 각종 기회와 구실을 활용하고 있다. 미국에게 있어 한미일 동맹을 강화하는 것은 북한과의 대립 측면에서뿐만 아니라 중국을 “전략적으로 포위”한다는 관점(觀點)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북한은 한국의 모든 제안에 대해 이미 시간 낭비라거나 새로울 것도 없는 제안으로 귀찮게 하지 말라는 식으로 대응했을 뿐 아니라 더 나아가 한국 윤석열 대통령과 그 측근들에 대해 모욕적인 언사까지 퍼붓고 있다. 게다가 북한은 미국뿐 아니라 한국도 적으로 규정하고 이들을 따끔하게 가르쳐주고 싶어 “손이 근질거리는” 형국이다.
강대국들의 기조를 보면 미러 관계와 미중 관계에서 갈등의 정도가 너무 커져서 한반도를 둘러싸고 그 어떤 국가도 “전략적 적국”의 구상을 지지하려하지 않을 뿐 아니라 그 반대로 불편한 적국을 더 괴롭히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든지 하려고 하는 상황이다.
또 다시 “훈련공습경보”인가, 아니면 실제 충돌인가?
물론 상당히 오래 전부터 한반도 문제를 연구하고 있는 전문가들은 이 지역에 이런 긴장의 회오리가 몰아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며 결국은 모든 것이 혹은 평화적으로 혹은 “약간의 유혈 충돌”로 그럭저럭 해결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리고 이번에도 충분히 그럴 가능성도 많다.
그러나 과거 전쟁이 지난 후에도 우리는 최소한 두 번, 즉 1994년과 2017년에 남북이 실제로 군사적 충돌 직전에 있었음을 알고 있다. 적어도 미국 정부는 북한을 타격할 가능성에 대해 매우 심각하게 논의했다. 한반도 정세를 좀 더 군사충돌이 유발할 수 있도록 이끄는 이런 모든 제반 요인들을 고려할 때 현재 우리가 그런 ‘3회전’에 가까이 근접하고 있을 가능성을 배제(排除)할 수 없다. 일부 국가들이 가진 “자국의 원칙적 불타협성을 과시”하려는 욕망과 세계적으로 전체적인 불안 상태가 한반도가 새로운 지구상의 ‘분쟁지대’로 변모할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이런 면에서 북한의 7차 핵실험은 주요한 사건이 될 수 있다. 미국과 한국의 전문가들의 말을 믿는다면 북한은 이미 올해 4월부터 핵실험을 시행할 만반의 준비가 완료되었다. 북한은 이번에는 전술 핵무기 시험을 시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일 동맹국들은 이미 북한이 7차 핵실험을 시행할 경우 한반도에 미국 핵항모, 전략폭격기의 귀환과 새로운 대규모 군사훈련, 기타 군사적 위협을 주는 행위와 새로운 대북 제재를 포함한 “유례없이 강력한 대응”을 당하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러시아와 중국이 유엔을 통해 대북제재를 시행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한미일은 대북제재를 독자적으로 시행할 방침이다. 한국에게 있어 이는 자국의 핵무기를 개발할 강력한 동기 부여가 될 것이다. 북한도 이런 경고에 대해 자신들도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며 대북압박을 가하는 모든 당사국들에게 가장 강력한 보복을 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그리고 흔히 하는 말로 ‘산토끼’ 때문에 충돌이 일어날 수도 있다. 이것은 양측이 서로서로 누가 먼저 도발(挑發)을 하고 전쟁을 일으키는지 긴장된 가운데 경계하며 대기하고 있는데 어떤 의심스러운 상황이 발생하면 당사국들이 부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는 상황이다. 쉽게 말해서 숲속에서 갑자기 튀어나오는 산토끼 소리를 적이 가까이 오는 소리로 오인하고 사격을 시작하여 이것이 결국은 전면적인 충돌에 이르게 되는 상황이다. 본질적으로 아무런 악의없는 사건이 모든 사람의 신경이 극도로 예민한 시점에서 일어날 경우 완전히 다른 결과로 내닫을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점을 볼 때 현재 한반도에 일어나고 있는 긴장의 회오리가 그냥 또 한 번 박치기를 해보고 “결단력을 과시”하는 것으로 그치고 그 이후에는 실제로 긴장완화와 협상이 시작되고 현재의 적대국들 사이에 어느 정도 화해가 이루어지게 되기를 기대하고 싶다. 역사를 보면 그런 상황도 실제로 있었다. 물론 유감스럽게도 그런 화해의 순간이 그렇게 오래 가지는 않았다.
글 올렉 키리야노프 한국특파원 | 로시스카야가제타
글로벌웹진 NEWSROH www.newsroh.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