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아프리카에서 열린 남아공 월드컵은 16강 토너먼트이후 독일의 족집게 문어(文魚)의 등장으로 전 세계적인 화제를 모았다.
‘오라켈 파울’이라는 이름의 이 수컷 문어는 처음엔 자국인 독일의 승부(勝負)를 맞추는 것으로 이름을 알렸다. 월드컵 예선에서 호주와 가나에게는 이기지만 세르비아에는 진다는 예언(豫言)을 해서 화제를 모은 파울은 독일이 16강과 8강에서 잉글랜드와 아르헨티나를 꺾는 것을 모두 적중시켰다.
www.wikipedia.com
독일의 4강 탈락 역시 맞췄고 스페인과 네덜란드의 결승에서도 스페인의 우승을 점쳤다. 월드컵에서 총 8번의 경기를 모두 맞췄다니 가히 신들린 솜씨가 아닐 수 없다.
파울의 예측방법은 간단하다. 문어가 좋아하는 홍합을 넣은 수족관 두 개를 준비해 각각 독일 국기와 상대팀 국기를 덮은 다음 파울이 선택하는 수족관 홍합의 국가를 승리팀으로 예언하는 것이다.
www.wikipedia.com
파울의 예언은 2008년 유로컵에서 시작됐는데 당시 독일의 6경기중 4경기를 맞춰 화제를 모았다. 2010 월드컵에선 발군의 예지력을 과시했으니 기량(技倆)이 크게 늘어난 셈이다.
파울이 유명세를 타자 ‘족집게 앵무새’, ‘족집게 돌고래’ 등 유사 동물 점쟁이들이 등장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그러나 일각에선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문어의 지능은 세 살 어린아이에 준한다’는 주장과 함께 자주보았던 독일 국기에 적응되었을 가능성, 수족관측이 독일 국기를 선택하도록 훈련시켰을 가능성 등 거론된 것이다.
또 문어의 시력이 흑백만을 감지할 수 있다는 점과, 가로선을 예민하게 받아들인다는 점 등을 들며 독일과 스페인의 국기를 선택했을 가능성을 제시하기도 했다. 파울이 월드컵에서 맞춘 경기는 8경기로 단순 확률로는 1/256이다. 복권 1등 당첨 확률인 수십만에서 수백만분의 1보다는 훨씬 높다는 점을 들며 우연에 의한 결과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도 파울은 점쟁이 문어의 명성을 자랑할 수 있을까. 안타깝게도 파울은 독일 오버하우젠의 해양생물박물관 수족관에서 지난 10월 26일 자연사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선 다른 문어가 역할을 대신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뉴욕=임지환특파원 jhlim@newsr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