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의 도시 뉴욕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예술전시회가 조용히 열리고 있다.
제19회 아웃사이더 아트 풰어(Outsider Art Fair)가 화제의 전시회.
11일부터 13일까지 미드 맨해튼에서 열리는 이 전시회가 특별한 주목받는 이유는 정규 교육을 전혀 받지 못했거나, 선천적, 환경적 이유로 재능을 숨겨야 했던 작가들을 발굴(發掘)하는데 그 의미를 두고 있다.
▲ 볼펜으로 뭔가를 잔뜩 끄적인(?) 듯한 느낌으로 오는 작품. Dan Miller $5,000
오래전부터 아웃사이더 아트페어 쇼는 진지하고 좋은 취지의 전시회로 인식되었고, 무엇보다 저렴한 가격대로 출발하는 장점이 있었다.
▲색지며 금은박지를 덮어 만든 자동차 Andrei Palmer $1,800
그러나 인기가 올라가면서 ‘돈이 될 작가’를 찾는데 주력하거나 작가의 불행한 과거나 병력(病歷)을 은근히 과대포장하는 분위기가 감지되는 것도 사실이다.
▲작품 대부분이 작가 얼굴이나, 동물들이 등장하고 무척 원색이 두드러진다. 특히, 온갖 종류의 오브제를 사용한 설치, 조각, 꼴라쥬 등도 많다.
몇 년만에 전시장을 찾았다는 도널드(John Donald) 씨는 “예전과 달리 가격대가 너무 고가로 형성되고 있다. 전에는 수중의 몇백 달러로 작품을 구매하던 진정한 애호가나 수집가들이 많았는데 지금은 상업적인 갤러리와 딜러가 판을 주도한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작가의 습작노트. 얼핏 봐서는 일반인이 이해하기 힘든 그림들이 아웃사이더 작품들에서 흔히 발견되곤 한다.
아웃사이더 아트페어엔 전 세계 33 개의 딜러 및 갤러리가 선정한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으며 온갖 소재와 주제로 쟝르 구별없이 감상할 수 있다.
▲ 각양 각색의 형태에 그려진 그림들
위치는 7 West 34th Street off 5th Avenue, NYC. 관람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입장료는 $20이다. www.sandfordsmith.com
뉴욕=김진곤특파원 ckkim@newsroh.com
▲각종 전구를 이용하여 만든 작품.아웃사이더 아트 라는 쪽보다는 기발한 아이디어 아트 쪽에 더 이해가 되는 작품
<꼬리뉴스>
‘아웃사이더중의 아웃사이더도 있다’
매 해 이 전시장을 다녀가지만 과연 ‘아웃사이더 아트’가 정의하는 의미가 무엇일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전시장을 나서는데 한 사람이 뭔가를 들고 있었다. 아웃사이더 아트 페어를 반대하는 일인 시위인가 하고 다가가니 한 무명작가(無名作家)가 자신의 작품을 팔기 위해 지나는 행인들에게 보여주는 것이었다.
챨스(Charles) 라고 이름을 밝힌 그는 “20년 넘게 작가로서 살고 있다. 작품을 최소 60 달러에서 최대 8백 달러대에 판다”며 40여 점을 일일이 서둘러 펼쳐 보였다.
▲아웃사이더 페어가 열리는 건물 밖 아웃사이드(outside)에서 행인들에게 작품을 소개하는 무명화가 챨스(Charles)
“왜, 이 쇼에 직접 참여하지 않나요?”하고 물으니 아웃사이더 아트페어 역시 자신과 같은 무명 화가들에겐 ‘그림의 떡’이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갤러리나 딜러를 끼지 않으면 안되기때문에 무명의 작가인 그로선 이렇게 길거리에서 행인을 상대로 그림을 팔 수 밖에 없는 처지라고 불만을 토로(吐露)했다
아웃사이더 페어가 열리는 바깥 도로변에서 매서운 겨울 바람을 맞아가며 백달러도 채 안되는 그림들을 팔려고 애쓰는 무명의 화가를 보면서 그야말로 진정한 아웃사이더(Outsider)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웃사이더 그룹에 속하지도 못했을뿐더러 건물 밖 아웃사이드(outside)에 있었으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