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가 다음달 5일 영어로 출간되는 신경숙의 소설 <엄마를 부탁해>를 소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뉴욕타임스 31일 아트섹션 8면에 ‘엄마의 헌신(獻身), 가족의 눈물겨운 후회(後悔)’라는 제목으로 신 씨의 작품이 비교적 상세히 소개했다.
뉴욕타임스의 자넷 마슬린 기자는 이 기사에서 <엄마를 부탁해>가 한국에서 100만부 이상이 팔린 작품으로 한국에서 마른 손수건이 남지 않도록 했다”며 슬픈 감동을 자아낸 소설임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타임스는 “서울의 혼잡한 전철역에서 잃어버리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은 엄마, 박소녀의 이기적인 가족들-남편과 두 아들 두 딸은 엄마의 사랑과 헌신에 대해 자책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엄마를 그저 희생자로 부르는 것은 고통스런 절제(節制)로 보인다”고 묘사했다.
이어 “김치영이 번역한 이 영어버전은 4개의 섹션으로 나뉘어 각각 특정한 캐릭터의 시선으로 다루고 있다”며 “극도로 예민한 출세주의자인 딸과 신뢰감 없는 남편을 저자가 2인칭 ‘너’로 기술한 것은 각각에 대해 개인화된 책망을 가하는 효과를 노린듯 하다”고 분석했다.
신문은 “얼마의 실종상황은 ‘디킨스식(열악한 사회현실) 극치’의 사례다. 엄마는 서울 어딘가를 방황(彷徨)하는 것처럼 보인다. 고통스럽게 한 걸음 한 걸음 절룩이며 30년전 자신의 가장 사랑하는 큰아들 형철이 서울에 정착했던 곳을 향해 간다”고 서술했다.
이 책의 모티브는 엄마의 촌스럽고 허리가 휘도록 일하는 가족중심의 인생과 자녀들이 선택한 도회적이고 영혼없는 도시의 삶을 집중한다고 지적했다.
“기억의 죄의식에 사로잡힌 형철은 엄마에게 더 잘해드릴 것을 약속한다. 너무 늦지만 않았다면. 무뚝뚝한 작가인 맏딸은 엄마에게 너무 소홀했다고 깨닫는다. 딸은 너무 바빠서 엄마에게 형식적인 전화도 못걸었던 것을 기억한다, 엄마가 유일한 반지를 팔아서 등록금을 대준 것을 기억한다...”
“신 씨는 진지하게 읊조린다. ‘너는 다른 이들한테 친절하게 말하지만 정작 당신의 아내에게는 퉁명스럽게 바뀐다. 가끔 너는 그녀를 저주한다. 아내에게 친절하게 할 수 없다고 결정한 것처럼 행동한다. <엄마를 부탁해>는 그것에 대한 댓가이다...”
타임스는 “결국 이 책의 요점은 참회이다. 가족들은 엄마가 보물이었다는 것을 깨닫고 눈가에 물기가 젖는다. 자식들은 바쁘고 무심하며 스트레스 많은 도시생활을 핑계로 제사와 같은 전래의 전통을 팽개쳤다는 것을 알게 된다”고 소개했다.
타임스는 <엄마를 부탁해>가 과연 미국에서도 통할 수 있을지에 대해 “한국에서 이 책이 인기를 얻은 이유 중 하나는 충고의 힘들에서 기인한다. 그러나 다른 곳에서도 그것이 잘 통할 수 있을까?”라며 조심스럽게 여운(餘韻)을 두고 있다.
그러면서 미국 독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가능성도 열어두었다.
“신 씨는 엄마가 모성의 존재로 가장 성스럽게 비교되는 곳이 다름아닌 로마임을 들고 있다. 모성의 성스러움이 얼마나 나레이티브 장치로 이용할 수 있는지 과소평가하지 말자. 신 씨는 책의 말미(末尾)에 엄마가 자신의 엄마를 위한 눈물겨운 사랑의 고통을 느낄만큼 충분히 영리하다. 그래서 이 책의 타이틀을 좀 더 강력한 것으로 바꿨다. 기도자(a prayer)라는.”
뉴욕=민지영특파원 newsroh@gmail.com
<꼬리뉴스>
<엄마를 부탁해> 세계 24개국 출간예정
4월 5일 미국에서 첫 영문 번역본이 출간될 <엄마를 부탁해>는 2008년 한국에서 발간된 후 ‘모성 신드롬’을 불러일으키며 1백50만부 이상 팔렸다.
미국 뿐 아니라 유럽, 아시아 등 세계 24여 개국으로 판권(板權)이 판매돼, 4월 5일 미국 출판 이후 캐나다·오스트리아·프랑스·독일·스페인·네덜란드·포르투갈·노르웨이·이스라엘·일본 등에서 잇따라 번역본이 출간될 예정이다.
특히 번역 출판을 맡은 미국의 대표적인 출판사인 랜덤 하우스 계열의 크노프 출판사가 초판 10만부를 찍었으며, 책이 출간 되기전에 2판 인쇄에 들어가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