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가 한때 반골프국가였던 쿠바가 대대적인 골프코스 개발로 외국관광객들을 끌어들이려 하고 있다고 최근 보도해 관심을 끌고 있다.
피델 카스트로가 권력을 잡은 후 취한 일 중 하나는 쿠바의 골프장을 없앤 것이었다. 골프는 다른 사회주의 국가들이 그렇듯 브루조아의 전형으로 낙인(烙印)찍힌 스포츠였다. 그런 쿠바가 이젠 골프코스 만들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현재 쿠바에서는 외국의 개발업자들을 통해 4개의 호화 골프리조트를 조성하고 있다. 쿠바는 앞으로 외국 관광객을 겨냥, 12개 이상의 골프 리조트를 개장할 예정이다. 현재 추진되는 4개의 골프 리조트에만 15억 달러가 투자되며 이곳은 외국인들의 매매가 허용되는 주택들이 포함돼 있다.
카스트로와 혁명동지인 체 게바라는 젊은 시절 아르헨티나에서 캐디 경험도 있지만 당시 골프애호가로 잘 알려진 미국의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에 대한 반감에서 골프를 폐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쿠바와 긴밀한 관계인 베네수엘라의 우고 차베스 대통령도 빈민들이 집이 없어 고통받는 현살에서 소수 브루조아지들을 위해 풍요로운 땅을 제공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쿠바의 쇠락(衰落)하는 경제는 골프로 숨통을 트이려 하고 있다. 마뉴엘 마로레 관광부 장관은 이달 유럽서 열린 회의에서 “가까운 장래에 16개의 골프리조트를 건설하기 위한 조인트 벤처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쿠바에는 카스트로의 혁명전만 해도 열두개 이상의 골프코스가 있었다. 이중 일부는 군사기지로 바뀌었다. 지난 3년간 쿠바의 정규 18홀 코스는 바라데로 비치 리조트에 있는 정부소유 골프코스가 유일했다.
캐나다출신 골프조경디자이너 그래함 쿡은 구아달라바카 비치에 추진되는 4억1천만달러 프로젝트를 맡았다. 이곳은 수도 아바나에서 북쪽 해변을 따라 500마일 떨어진 곳으로 캐나다와 인도 사업자들이 포함된 컨소시엄이 참여하고 있다.
스탠딩 페더 인터내셔널사는 지난 4월말 쿠바정부와 MOA를 맺었고 9월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런던에 본사를 둔 에센시아 그룹의 앤드류 맥도널드 CEO는 스폰서들을 쿠바의 3억달러 규모 바라데로 클럽에서 토너먼트에 참여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밖에 밴쿠버에 본사를 둔 레저 캐나다가 최근 프로골퍼협회와 계약을 맺고 개발에 참여하는데 이 프로젝트는 캐나다인과 유럽, 아시아 관광객들을 겨냥한 것이다. 런던의 포스터 & 파트너즈가 디자인한 리조트도 있다.
그러나 미국의 사업가들은 냉전시대 쿠바와 무역거래를 중단한 이후 재무성으로부터 허가를 받지 못해 투자가 허용되지 않고 있다.
뉴욕=임지환특파원 nychrisnj@yahoo.com
▲ 쿠바의 카스트로가 60년대 초 골프치는 모습을 소개한 NY 타임스
<꼬리뉴스>
골프리조트 주택 60만 달러, 호텔숙박료 하루 200달러
스탠딩 페더의 크리스 니콜라스 디렉터가“쿠바는 좋은 태양빛과 살사의 해변이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 투자자들의 골프 리조트 개발을 돕기 위해 쿠바의 공산당 의회는 몇가지 새로운 법안을 4월중 통과시킨 것을 들며 “쿠바는 관광의 측면에서 골프가 아주 좋은 대상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개발업자들은 골프 단지에 주거시설을 둬야 관광객과 투자자들을 좀더 많이 끌어들일 수 있다고 말한다. US-쿠바 무역경제회의의 시니어 어드바이저 존 카불리치는 좀더 자유로운 기업활동을 위한 배려(配慮)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맥도날드 CEO는 “이건 정치가 아니라 관광이다. 관광객을 끌어모으면 된다”고 강조했다.
만일 프로젝트가 계획대로 건설되면 관광객들은 골프코스와 주거시설은 물론, 쇼핑몰과 스파도 즐길 수 있다. 산과 바다가 어우러진 520에이커의 부지에 1200채의 빌라와 방갈로, 듀플렉스 콘도들이 들어서게 된다.
주택가격은 평균 60만 달러이고 170실을 갖춘 호텔은 하루 숙박료가 200 달러이다. 이 나라 국민들의 평균월급이 20 달러인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액수다. 또한 자체 쇼핑센터를 마련해 북미생산품들을 적절한 세관규정에 따라 공급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