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가 기차 위에 올라타는 위험천만한 공짜승객들을 퇴치(退治)하기위한 묘안을 냈다.
데일리뉴스가 17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골프공만한 콘크리트 돌멩이들을 매단 줄을 기차역 선로 위에 늘어뜨리는 것이다. 기차가 움직이면 천정에 탄 승객들은 머리를 크게 다치는 것은 물론,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다.
그간 인도네시아는 이들을 사나운 개를 이용하거나 붉은 페인트총을 쏘는 방법을 동원했지만 다 실패로 돌아가 이번 장치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인도네시아 국영철도회사의 마테타 리자훌라크 대변인은 “지금까지 우리는 가능한 모든 방법을 써봤다. 심지어 철조망을 기차 위에 둘러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먹힐 것 같다”고 득의만면(得意滿面)한 표정을 지었다.
60여년전 네덜란드 식민지시절 만들어진 인도네시아 철도는 러시아워에는 이처럼 기차위로 올라타는 공짜승객들이 많아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일부는 승객으로 가득한 객차에 들어가기 힘들어서 올라타기도 하지만 차비를 절약하려는 목적으로 타기도 한다.
매년 수십명이 기차천정에 올라탔다고 사망할만큼 위험천만하지만 젊은이들은 이를 ‘기차 서핑(Rail Surfing)’이라고 부르며 모험심을 발휘하고 있다.
콘크리트 돌멩이 장치 1호는 17일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의 기차역 입구에 설치됐다. 은색으로 칠해진 돌멩이는 거대한 축구골대 모양 프레임의 쇠줄에 매달려 보기에도 섬찟할 정도다.
당국은 이번 방법이 성공적으로 평가되면 다른 역에도 추가 설치할 예정이다. 이 장치로 인해 사람이 크게 다치거나 죽을 수도 있지 않느냐는 여론에 대해 리자훌라크 대변인은 “그러니까 기차 꼭대기에 올라타지 않으면 되는것 아니냐? 이미 우리는 승객들에게 충분히 얘기했다. 기차가 만원이라 못타면 역사무실에 가서 운임을 돌려받으라고 했다”고 대꾸했다.
가게 점원인 물리얀토 씨(27)는 “기차역에 콘크리트 돌멩이를 매달아 놓는다는 말에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집이 있는 보고르 자카르타 사이 통근열차를 애용하는 그는 “정말 위험할 것 같다”면서도 “하지만 그 방법이 오래 갈 것 같지 않다. (당국이) 갖은 방법을 다 동원했어도 항상 우리가 승리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노창현특파원 croh@newsroh.com
<꼬리뉴스>
“상습 지연발착 기차운영부터 고쳐라” 시민들 항변
기차 위에 올라타는 승객들 대부분은 일반 통근자들이 많다. 이들은 인도네시아의 구시대적 철도 운영방식에 문제가 있다면서 “승객 수요는 많은데 그걸 충족하지 못하고 상습적으로 지연발착이 많다”고 비판했다.
자카르타 증권거래소에서 트레이더로 일하는 파르토 씨는 “나는 보통 객차 안에서 타고가지만 천정에 올라타는 사람들도 할 말은 있다”면서 “그들도 직장에 늦어선 안되는데 기차가 오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타고가야 할게 아니냐?”고 항변했다.
인도네시아 철도당국은 수년전부터 기차천정 승객들을 근절하기 위해 페인트총을 발사해서 위반자를 식별, 벌금을 물리게 했지만 효용성이 없어 포기했다. 그밖에 사나운 개를 동원하기도 하고 종교지도자가 간곡히 호소하는 방법도 써봤지만 별무 소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