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댈라스에서 한인이 운영하는 주유소에서 불거진 흑인고객과의 다툼이 인종간 문제로 확산(擴散)되고 있다.
댈라스의 한인미디어 뉴스코리아는 27일 사우스 댈라스에 위치한 주유소에서 주인과 흑인 손님과의 말싸움이 인종간 문제로 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한인이 운영하는 주유소에 흑인 고객이 찾아온 건 한달 전이다. 이들의 말싸움은 격한 욕설로 번졌고 흑인비하발언과 한인을 비하하는 발언을 서로 주고 받았다. 급기야 이 싸움이 한인 커뮤니티를 포함한 아시안 전체에 대한 배척으로 번질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흑인 고객은 “한인 주인이 욕설과 함께 무례하게 응대했다. 아프리카로 돌아가라고 하는 등 흑인을 비하했다”고 주장했다. 일부 흑인들은 현재 “사과는 필요없다. 아시안 비즈니스 전부 사우스 댈라스에서 나가라”고 주장하며 가게 앞에서 연일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들은 주유소에서 운영하는 가게로 들어가는 고객들을 향해 “이곳에서 물건을 사지 말라”며 영업을 방해하고 있다. 또한 주류언론사에 “인종차별을 당했다”는 내용을 제보하는가 하면 워싱턴에 소재한 인권단체에도 ‘인종차별로 인한 무당한 대우’을 받았다고 신고하는 파문(波紋)이 확산되고 있다.
한인 업주는 변호사를 선임하고 경찰에 도움을 요청하는 등의 대응책을 마련했으나 역부족인 것으로 보인다. 한인업주가 고용한 변호사 릭 베렛(Rick Barrett)씨에 따르면 “흑인 변호사인 동료의 도움을 받아 대화를 시도했으나 어떠한 답변도 듣지 못했다”고 한다.
또 베렛 씨는 “당사자들은 아시안들이 사우스 댈라스에서 떠나라고 주장하며 대화를 거부하고 있다. 결국 한인사회가 나서서 단계적 해결책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문제의 흑인 고객은 전미 유색인종 촉진동맹 또는 전미 유색인종 지위향상협회라 불리는 NAACP (National Association for the Advancement of Colored People) 회원인 것으로 드러났다. NAACP는 미국 전 지역에 지부를 둔 전국조직으로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흑인 인권단체다.
이들이 한인업주를 상대로 조직적 움직임을 보임에 따라 개인의 사소한 갈등이 인종간 심각한 분규로 치닫는 것은 아닐까 하는 우려를 낳고 있다.
▲ 사진은 기사안의 특정 사실과 관계없음
댈라스 한인들은 이구동성(異口同聲)으로 “흑인들을 향해 화해의 손길을 먼저 내밀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LA에서 일어났던 4.29흑인 폭동을 기억하는 이들은 “흑인과 백인과의 갈등이 한·흑 갈등으로 번졌던 일을 기억하고 이번 사건이 한인과 흑인간 인종문제로 까지 번지는 일을 미연에 방지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지난 24일(화) 영동회관에 모인 한인들도 이번 사태에 대해 한인사회와 한인사회의 명망있는 리더들이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최정희 변호사는 “흑인 커뮤니티에 감정적 대응보다는 대화가 필요하며, 그들이 정확히 어떤 상황이 벌어진 것인지 안 뒤 사과할 일에 대해서는 분명한 사과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달라스 한인회 테드김 부회장도 “한인사회의 리더들이 나서서 대화를 시도하고, 한인 커뮤니티와 흑인 커뮤니티가 반목하지 않도록 앞장서야 한다”며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대 사회의 문제로 인식해서 해결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우스 댈라스 지역에는 많은 한인 비즈니스가 산재해 있다. 도넛샵을 비롯해, 뷰티서플라이, 편의점 등 흑인고객을 상대로 영업하는 곳이 많다. 주 고객인 흑인커뮤니티가 흑인 인권단체(NACCP)의 힘을 얻어 “아시안 비즈니스 전부 나가라”는 선동에 동조(同調)된다면 한인비즈니스의 타격은 불보듯 뻔해 현명한 대처가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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