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전문 케이블방송 ESPN이 뉴욕 닉스의 ‘황색돌풍’ 제레미 린의 플레이를 빗대 아시안 비하표현을 한 것과 관련, 한명을 해고하고 다른 한명에게 한달 정직(停職)의 중징계를 내렸다.
뉴욕포스트는 19일 ESPN이 지난 17일 닉스가 뉴올리언스 호네츠에 패한 후 ‘Chink in the Armor(철갑속의 중국인)’이라는 제목의 비꼬는 기사를 모바일 뉴스로 공급한 것과 관련, 이 제목을 단 기자를 파면하고 이에 앞서 방송중계에서 같은 표현을 사용한 앵커 맥스 브레토스에게 한달간 정직 처분을 내렸다.
칭크(Chink)는 흑인을 니그로라고 하는 것처럼 중국인(아시안)을 아주 경멸스럽게 부르는 것으로 일상생활에서도 터부시되는 표현이다. 정직처분을 받은 브레토스는 이날 트위터에 “내 아내도 아시안이다. 아내와 아시아계를 고의로 무시하는 표현을 한게 아니다”라고 항변했다.
그는 “내가 일으킨 모든 것에 대해 사과한다. 그러나 어떤 인종차별적 의사는 없었다. 비록 고의는 아니지만 부적절한 표현이라는 것을 인정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제레미 린은 댈라스전을 승리로 이끈 후 ESPN의 이같은 표현에 대해 “그것이 고의로 했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어쨌든 그들이 사과했으니 문제삼을 생각은 없다”고 대범한 모습을 보였다.
ESPN은 “다시 한번 미스터 린에게 사과의 뜻을 전한다. 그의 활약은 ESPN에 근무하는 아시안 직원을 포함, 아시아계에겐 커다란 자부심의 원천”이라면서 “이번 경험을 통해 편집상의 관행(慣行)에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
뉴욕=민병옥특파원 bymin@newsroh.com
<꼬리뉴스>
“아내가 아시안이라고 면죄부 안돼”
ESPN은 라디오를 통해서도 문제의 표현을 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당시 캐스터는 ESPN의 직원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브레토스 앵커는 “다시는 이런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쓰겠다”고 다짐했지만 아시안 팬들은 여전히 곱지 않은 눈길을 보내고 있다.
한 아시안 농구팬은 “아내가 아시안이라면 더더욱 그런 표현을 쓰면 안될 것”이라면서 “ESPN 앵커가 평소 아내를 무시했든가, 아니면 중국계가 아니기 때문에 그런게 아닌지 궁금하다”고 일침(一鍼)을 가했다.